틴매일경제

▷ 경도법

1714년 7월 8일 앤 여왕(Queen Anne·1665∼1714, 재위 기간 1702∼1714) 치하에서 발포된 법으로 어떤 개인과 단체든, 국적 및 과학·기술 분야를 막론하고 경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이나 유망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포상해야 한다고 명시한 법이다.

’대권(great circle·大圈: 지구 중심을 통과하는 평면이 지표면과 마주치는 선으로 지표면 상 두 지점 간 최단 거리가 되며 이로 인해 대권 항법에 사용됨)의 2분의 1도(0.5도) 이내로 정확하게 경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2만파운드(현재 화폐가치는 몇백만 파운드에 달함), 3분의 2도 이내 정확한 방법에 대해서는 1만5000파운드, 1도 이내 정확한 방법에 대해서는 1만파운드를 지급한다’고 정해놓았다.

경도법에 따라 과학자, 해군 장교, 정부 관료 등으로 구성된 최고 수준의 심사위원단(경도심사국)이 결성됐고 경도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수많은 이론을 검증하고 격려금을 지급하는 권한을 가지고 유망한 해결책 발명을 독려했다. 당대 최고의 과학자인 뉴턴(Isaac Newton)과 애드먼드 핼리(Edmund Halley)도 경도심사국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 해상시계

대항해시대(지리적 발견) 쇠퇴기에 해당하는 18세기 초엽 항해에 있어 최대 화두는 정밀한 시간 측정이었다. 이에 따라 당대에 시계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수요도 항해에서 발생했다. 해상에서 선박의 위치를 파악할 때 상하 방향인 위도는 북극성의 위치를 통해 어렵지 않게 측정할 수 있었지만, 동서 방향인 경도는 출발지와 현재 위치에서 태양이 자오선을 지나는 시간의 차이를 측정해야 알 수 있었다. 지구가 24시간마다 1회 자전하므로 출발지와의 시차가 1시간이라면 경도는 360도의 24분의 1, 즉 15도가 달라지는 셈이다. 경도 1도와 0.5도를 측정하기 위해서(각각 1만파운드와 2만파운드 상금)는 각각 하루의 오차가 6초와 3초를 넘지 않는 시계가 필요했다. 경도법 발표 이후 소위 경도인(longitudinarian)으로 불린 많은 사람이 수많은 방법을 제시했으나 대부분은 하루 오차 6초 이하라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당대 사람들에게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해상시계는 천재 시계공인 해리슨에 의해 개발됐고 특히 1761년 제작된 크로노미터 제4호는 81일의 항해에서 5초의 오차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해상시계 시대가 열렸고 우여곡절 끝에 1773년 소정의 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