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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03일 목요일

틴머니 젤리페이지 말랑한 책읽기

[즐거운 책읽기10]

당신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입니까? 

가족입니다 김해원·김혜연·김혜진·임어진 공저 바람의아이들 펴냄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인구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간 혼인 건수는 2013년 32만3000건에서 2022년 19만2000건으로 떨어졌다. 연간 이혼 건수는 조금 줄어드는 추세이나 2022년 기준으로 연간 약 9만3000건이나 된다. 이러한 사회에서 가족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새겨볼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가족입니다'는 김해원, 김혜연, 김혜진, 임어진 등 작가 네 명이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편씩 쓴 단편을 묶어 낸 책이다. 네 작가는 가족 여행이라는 소재로 가족의 의미를 풀어냈다. '빗방울' 속 가족은 재혼 가정이다. 연간 이혼 건수가 9만건을 넘는 나라에서 재혼 가정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만 자녀에게 부모의 재혼은 적응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어색함과 불편함을 애써 감춰오던 '빗방울' 속 가족은 갑작스러운 제주도 여행을 기회로 미처 알지 못했던 서로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한층 단단한 가족이 되어간다.

 

'기온 거리의 찻집' '크로아티아 괴담 투어' '비바 라 비다' 속 가족은 '빗방울' 속 가족보다 좀 더 위태로운 모습이다. 가족들은 서로 솔직하지 못하고 답답해한다. 자녀의 진로 문제, 부모의 건강 문제 등 갈등을 안은 채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낯설고 새로운 공간에서 돌발적인 사건을 겪으며 이들은 각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서로가 든든한 울타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가족은 사랑과 보살핌을 제공하는 울타리다. 그러나 때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구성원들에게 답답한 벽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벽이 아닌 울타리가 되기 위해서는 각자의 삶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가족과 갈등이 있을 때, 또는 가족의 의미를 보다 깊이 느끼고 싶을 때 '가족입니다' 속 인물들처럼 함께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박주영 젤리페이지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