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mk.co.kr

2024년 10월 03일 목요일

틴머니 젤리페이지 말랑한 책읽기

[즐거운 책읽기8]

미생물과의 전쟁이 인류를 진화시켰다

미생물 전쟁 그레고리 크로세티 저, 반니 펴냄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협적인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사자, 호랑이 같은 맹수나 십자군전쟁 같은 전쟁이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이들보다 더 위협적인 아주 작은 존재가 있다. 바로 미생물이다. 미생물은 지구 어디에나 존재하며 우리 몸속에도 살고 있다. 발효식품이나 약품을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하고, 우리 몸속에서 살며 비타민을 만들거나 소화를 돕는 등 유익한 일을 한다. 결핵, 페스트, 탄저, 콜레라, 장티푸스처럼 이름만 들어도 무서운 질병은 미생물 중 하나인 세균 때문에 발생한다.



'미생물 전쟁'은 우리 몸을 지키기도, 위협하기도 하는 미생물에 대한 학습만화다. 이 책은 두 가지 전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하나는 인간들의 전쟁인 제1차 세계대전이고, 다른 하나는 야전병원 간호사의 몸속에서 벌어지는 미생물들의 전쟁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서부전선은 가장 치열한 전투 현장이었다. 이곳의 사상자 구호소에서 의료진은 부상과 감염병으로 신음하는 병사들을 돌봐야 했다. 전선에서 아군과 적군의 전투가 벌어지듯이 사람 몸속에서도 장내 박테리아들이 침략군인 이질균에 맞서 싸운다. 이 두 가지 전쟁을 넘나들며 정교한 그림으로 미생물의 역할을 알려주는 방식이 무척 흥미롭다.

"40억년에 걸쳐 미생물이 활동한 결과로 지구는 생물학적·지질학적 다양성이 넘치는 행성이 되었다." 이 책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공생'에 대한 설명이다. 미생물이 때로는 해를 끼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지구의 모든 생물과 협력해 다양하고 역동적인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인류도 종종 '미생물 전쟁' 속에 나온 세계대전이 그랬듯 서로 갈등하고 싸우지만 미생물과의 관계가 그렇듯 협력과 공생으로 지금의 세계를 만들어냈을 것이다.

[박주영 젤리페이지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