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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6일 목요일

틴머니 젤리페이지 말랑한 책읽기

[즐거운 책읽기14]

과연 문명이 자연보다 우월할까?

 

야성의 부름 잭 런던 지음, 문예출판사 펴냄

 

문명의 도시에서 편리한 생활을 누리면서도 사람들이 종종 자연을 그리워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근대 이후 사람들은 자연보다 문명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다. 심지어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거나 문명 세계와 대립되는 것으로 취급하기도 했다. 이러한 생각에 문제를 제기한 작품이 잭 런던의 '야성의 부름'이다.

책의 주인공 '벅'은 늑대개로, 밀러 판사의 저택에서 안락한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일꾼 마누엘이 몰래 벅을 팔아넘긴다. 이후 벅은 우편물을 나르는 썰매를 끌게 된다. 그곳에서 개들은 사람들의 곤봉과 채찍, 다른 개들과 야생동물들의 위협 속에서 굶주림과 추위를 극복하며 생존해야 했다.

밀러 판사의 집이 평화로운 문명 세계였다면 썰매를 끄는 개들의 세계는 거친 야생의 세계였다. 야생의 세계에서 도태될 것만 같던 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지혜와 용기로 썰매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된다.

그것도 잠시, 벅은 헐값에 팔려 황금을 찾기 위해 북극을 향해 가는 골드러시 무리 속에서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된다. 골드러시 행렬의 탐욕과 무지는 썰매개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이때 벅을 구해준 이가 손턴이다.

손턴은 벅의 고통에 공감하며 벅을 자신의 편리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았다. 벅은 손턴에게서 강렬한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벅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억누르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그것은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야성의 부름이었다. 문명과 야생의 세계를 모두 경험한 벅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작가는 야생의 세계에서 용기와 지혜를 발휘하며 성장해 가는 벅의 모습과 문명의 세계에서 무자비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대비해 보여준다. 이를 통해 문명 세계가 자연의 세계보다 우월하다는 사람들의 생각에 반론을 제기한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 우리 사회에도 문명이라는 그럴듯한 이름 속에 감추어진 탐욕스럽고 무자비한 모습은 없는지 돌아보자.

[박주영 젤리페이지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