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 교육실천이음연구소 연구위원
입력 2026-03-09 09:13teen.mk.co.kr
2026년 05월 11일 월요일
좋은 질문 하나가 글 한 편을 만든다

이상수 교육실천이음연구소 연구위원
입력 2026-03-09 09:13(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글이 막히는 순간, 우리는 보통 이렇게 말합니다. "생각이 안 나요."
하지만 그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생각이 안 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이 없는 상태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질문이 없으면 생각은 움직이지 않고, 답은 갑자기 떠오르지 않습니다. 언제나 질문이 먼저 있고, 그 질문이 생각을 흔들며 답을 불러옵니다.
좋은 글은 재능이나 요령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멈춰 선 자리에서 질문은 생각의 방향을 잡고, 생각은 문장을 데려옵니다. 그래서 글쓰기에서 가장 먼저 길러야 할 힘은 문장력이 아니라 질문력입니다. 시즌2 네 번째 이야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좋은 질문 하나가 어떻게 글 한 편을 만들어내는지를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지후 : 삼촌, 나 또 글 막혔어. 진짜 아무 생각도 안 나.
삼촌 : 그럴 때 딱 한 가지만 점검해 봐. 지금 네 머릿속에 질문이 있는지.
지후 : 질문? 그냥 주제가 어려워서 그런 거 아니야?
삼촌 : 주제는 있는데 질문이 없으면 생각은 안 움직여. 예를 들어, '학교 생활'이라는 주제는 있는데 질문이 없으면 뭘 써야 할
지 모르잖아.
지후 : 맞아. 그래서 맨날 "학교 생활은 즐겁다" 같은 말로 시작하게 돼.
삼촌 : 그게 바로 질문이 약하다는 신호야. 그건 생각을 부르는 질문이 아니거든.
지후 : 그럼 질문을 어떻게 바꿔야 해?
삼촌 : 이렇게 바꿔볼까. "이번 주에 학교에서 제일 집에 가고 싶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지후 : 어…. 바로 떠오르네. 수학 시간에 문제 못 풀었을 때.
삼촌 : 그렇지. 질문이 구체적이니까 기억도 같이 따라 나오는 거야.
지후 : 근데 그건 좀 부정적인 질문 아니야?
삼촌 : 질문이 꼭 긍정적일 필요는 없어. 대신 솔직해야 해.
지후 : 그럼 이런 건 어때. "왜 나는 친구 앞에서는 말이 많은데, 발표할 때는 말이 안 나올까?"
삼촌 : 아주 좋아. 그 질문엔 네 성격, 상황, 감정이 다 들어 있어.
지후 : 질문 하나에 이렇게 많이 들어갈 수 있다고?
삼촌 : 그래서 질문이 글의 씨앗이라고 하는 거야.
지후 : 근데 학교에서는 보통 "이 활동을 한 후 느낀 점을 쓰세요" 이렇게 나오잖아.
삼촌 : 그 말이 제일 위험해. 너무 커서 아무 생각도 안 나거든.
지후 : 맞아. 그래서 "재미있었다"로 끝나.
삼촌 : 대신 이렇게 물어보는 거야. "이 활동 중에 내가 가장 하기 싫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그때 나는 왜 억지로 웃었을까?"
지후 : 와…. 그럼 쓸 말이 많아질 것 같아.
삼촌 : 그게 좋은 질문의 특징이야. '예' '아니요'로 끝나지 않고, 나를 들여다보게 하지.
지후 : 시험 끝나고 쓰는 글도 마찬가지야?
삼촌 : 물론이지. "시험을 망쳤다" 말고 "나는 왜 항상 틀리는 문제 유형을 알면서도 시험 때 같은 실수를 할까?"
지후 : 그건 좀 아프다.
삼촌 : 아픈 질문일수록 생각은 깊어져.
지후 : SNS도 글 주제가 될 수 있어?
삼촌 : 아주 좋은 재료지. "왜 나는 남의 게시물을 보면서 괜히 기분이 나빠질까?" "'좋아요'를 누르기 전에 나는 뭘 기대하고 있
을까?"
지후 : 와, 그건 진짜 내 얘기다.
삼촌 : 좋은 질문은 항상 '나'로 돌아와. 남을 평가하는 질문이 아니라, 나를 묻는 질문이지.
지후 : 그럼 글 잘 쓰는 사람은 질문을 많이 아는 사람이네.
삼촌 : 정확히는, 질문을 잘 고르는 사람이야.
지후 : 이제 알겠어. 글이 안 써질 때는 문장을 고민할 게 아니라 질문부터 다시 써야 하는 거구나.
삼촌 : 맞아. 오늘 하루를 떠올리면서 이런 질문 하나 골라 봐.
지후 : "오늘 내가 가장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 말은 뭐였을까?"
삼촌 : 좋아. 그 질문으로 바로 써봐. 질문이 글을 만들어 줄 거야. 교육실천이음연구소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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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없으면 왜 글쓰기는 멈추는가?
1. 질문이 없으면 생각도, 글도 시작되지 않습니다.
2. 좋은 질문은 쉽게 끝나지 않고 생각을 흔듭니다.
3. '예' '아니요'로 답할 수 없는 질문이 글을 엽니다.
4. 감정과 경험이 담긴 질문이 살아 있는 글을 만듭니다.
5. 글쓰기는 답을 잘 쓰는 기술이 아니라, 질문을 세우는 태도입니다.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