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 교육실천이음연구소 연구위원
입력 2026-02-23 09:13teen.mk.co.kr
2026년 05월 11일 월요일
글이 막힐 땐 '생각의 지도'로 상상하라

이상수 교육실천이음연구소 연구위원
입력 2026-02-23 09:13
(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생각은 분명히 있는데, 글을 막상 쓰려고 하면 생각이 엉켜버리는 순간이 있습니다. 머릿속에서는 수십 개의 생각이 동시에 떠오르지만, 첫 문장은 좀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합니다. "생각이 정리가 안 돼요." 하지만 생각은 원래 정리된 상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생각은 흩어져 있고, 겹쳐 있으며, 때로는 서로 충돌합니다. 글쓰기의 문제는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생각을 한눈에 볼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마인드맵입니다. 마인드맵은 머릿속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생각을 눈앞에 펼쳐 보이게 하는 지도입니다. 무엇이 중심 생각이고, 무엇이 주변 생각인지, 어떤 감정과 질문이 서로 연결돼 있는지를 한 장에 드러내줍니다. 글쓰기 연구실에서 마인드맵은 설계도에 가깝습니다. 완성된 글이 아니라 생각이 어떻게 움직이고 자라나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이번 화에서는 지후와 삼촌이 마인드맵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발견하는 경험'을 해봅니다.
지후 : 삼촌, 나 글 쓰기 전에 항상 막히는 이유를 알 것 같아.
삼촌 : 오, 뭔데?
지후 : 생각은 많은데 뭐부터 써야 할지 모르겠어.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
삼촌 : 그건 네 생각이 문제라기보다 아직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야.
지후 : 생각을… 본다고?
삼촌 : 응. 생각은 눈으로 보기 전까지 계속 부딪히고 섞여. 그래서 글로 옮기기 어려운 거지.
지후 : 그럼 어떻게 봐?
삼촌 : 오늘은 글 대신 지도를 하나 그려 보자. 마인드맵이라고 들어봤어?
지후 : 마인드맵이요? 학교에서 여러 번 해봤는데, 솔직히 귀찮았어.
삼촌 : 그럴 수 있어. 그런데 그때는 '예쁘게 정리하라'는 숙제였을 거야. 오늘은 달라.
지후 : 뭐가 다른데?
삼촌 : 정리하지 말고, 그냥 펼치는 거야.
지후 : 펼친다고?
삼촌 : 종이 가운데에 오늘 쓰고 싶은 주제를 하나 적어 봐. 예를 들면 "체육 시간에 기분 상했던 일" 같은 거.
지후 : (적으며) 오케이.
삼촌 : 이제 그 주변에 떠오르는 걸 아무 순서 없이 적어 봐. 감정, 장면, 말, 질문 다 좋아.
지후 : "창피함" "괜히 웃음" "왜 항상 늦게 불릴까"… 이런 것도?
삼촌 : 맞아. 지금 네 생각이 그대로 보이기 시작했어.
지후 : 그런데 이게 글이랑 무슨 상관이야?
삼촌 : 잘 봐. 여기서 이미 중요한 게 드러났어.
지후 : 뭐가?
삼촌 : 네가 가장 많이 적은 게 뭐야?
지후 : 사건보다 감정이네.
삼촌 : 그렇지. 그럼 이 글의 중심은 '사건'이 아니라 '느낌'이 되는 거야.
지후 : 아… 그래서 내가 사건부터 쓰면 재미가 없었구나.
삼촌 : 맞아. 마인드맵은 "무엇부터 써야 하는지"를 알려 줘.
지후 : 그런데 꼭 이렇게 해야 해? 그냥 써보면 안 돼?
삼촌 : 써도 돼. 하지만 자꾸 길을 잃는다면 지도를 먼저 펼쳐 보는 게 좋아.
지후 : 생각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드러내는 느낌이네.
삼촌 : 정확해. 마인드맵은 생각을 줄 세우는 도구가 아니야. 생각을 보이게 만드는 도구지.
지후 : 그럼 마인드맵에서 뭘 골라서 글로 써?
삼촌 : 네가 가장 오래 바라보게 되는 가지. 혹은 계속 질문으로 이어지는 부분.
지후 : 질문으로 이어지는 부분?
삼촌 : "왜 그랬을까?" "나는 왜 그때 아무 말도 못 했을까?" 같은 질문 말이야.
지후 : 와…그러면 글 주제가 저절로 정해지겠다.
삼촌 : 그렇지. 주제를 찾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 이미 네 생각이 알려주고 있으니까.
지후 : 이제 알겠어. 머릿속이 복잡한 게 아니라 그냥 안 보였던 거네.
삼촌 : 그래서 연구실에서는 머릿속 생각을 먼저 시각적으로 펼쳐. 그러고 나서 선택하지.
지후 : 오늘은 글 안 써도 될 것 같은데?
삼촌 : 오늘은 아주 중요한 글을 쓴 거야. 눈에 보이지 않던 생각을 기록했으니까.
지후 : 마인드맵… 이거 자주 써먹어야겠다.
삼촌 : 그래. 글이 막힐수록 더 큰 종이를 꺼내면 돼.
교육실천이음연구소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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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떠도는 생각을 어떻게 눈앞에 펼칠 수 있을까.
1. 마인드맵은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가 아니라 펼쳐 보이는 도구입니다.
2. 글이 막힐 때는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을 뿐입니다.
3. 중심어 하나에서 감정, 장면, 질문을 자유롭게 연결해 보세요.
4. 마인드맵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지점이 글의 출발점이 됩니다.
5. 글쓰기 연구실에서는 먼저 펼치고, 그다음에 문장을 선택합니다.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