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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1일 월요일

틴머니

틴머니 인문 글쓰기 교실

  왜 이 문장을 선택했나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이상수 교육실천이음연구소 연구위원

입력 2026-02-0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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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뱅크)

 

생각이 태어나는 자리를 발견했다면, 이제 다음 질문이 남습니다. 우리는 왜 그 많은 말 중에서 하필 그 문장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시즌1에서 우리는 글쓰기의 기본기를 익혔습니다. 이제 질문은 '어떻게 쓰는가'에서 '왜 이 문장을 선택했는가'로 이동합니다. 좋은 문장은 기술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이는 분노의 문장을 쓰고, 어떤 이는 침묵의 문장을 씁니다. 문장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그 사람이 세계를 바라보는 생각과 태도를 드러냅니다. 그래서 시즌2의 글쓰기는 더 이상 '정답'을 찾지 않습니다. 대신 묻습니다. "왜 하필 이 말이었을까?" 이 질문 앞에서 지후는 더 잘 쓰는 학생이 아니라 자기 언어를 선택해야 하는 자리에 섭니다. 삼촌 역시 가르치는 사람에서 함께 질문하는 사람으로 위치를 옮깁니다. 시즌2의 두 번째 이야기는 바로 이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문장을 고르는 순간, 글은 기술을 넘어 선택이 되고, 그 선택은 곧 나의 생각이 됩니다.

 

지후 : 삼촌, 나 요즘 글 쓰면서 이상한 느낌이 들어.

 

삼촌 : 이상한 느낌? 대충 감은 오는데, 말해봐.

 

지후 : 예전엔 "이렇게 쓰면 잘 쓴 거겠지?"만 생각했거든. 그런데 요즘은 문장을 하나 쓰고 나면 자꾸 이런 생각이 들어. '내가 왜 이 말을 골랐지?'

 

삼촌 : , 그 질문이 나오면 한 단계 올라선 거다.

 

지후 : 뭐야, 글쓰기에도 단계가 있어?

 

삼촌 : 있지. 시즌1'쓸 수 있게 되는 단계'였다면, 시즌2'자기 언어를 선택하기 시작하는 단계'.

 

지후 : 선택?

 

삼촌 : 같은 상황에서도 문장은 여러 개가 나오잖아. 예를 들어볼까? "오늘 시험을 망쳤다." "오늘 시험이 끝났다." "오늘, 나 자신에게 조금 실망했다." 다 같은 하루인데, 문장은 완전히 다르지.

 

지후 : 진짜네…느낌이 다 다르다.

 

삼촌 : 그 차이를 만드는 건 기술이 아니라 선택이야.

 

지후 : 학교에서는 그런 건 배운 적이 없어. "주제에 맞는가, 문장이 매끄러운가"만 중요하다고 했거든.

 

삼촌 : 맞아. 그래서 많은 학생이 글을 쓸 때, '상황에 맞는 정답이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진짜 글쓰기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야. "나는 왜 이 말이 더 좋게 느껴졌을까?"

 

지후 : 그럼 잘 쓴 문장이란 건 뭐야?

 

삼촌 : 좋은 질문이다. 잘 쓴 문장은 '틀리지 않은 문장'이 아니야. 왜 다른 말 대신 이 단어를 선택했는지, 왜 이 문장이 나에게 더 필요했는지, 나는 어떤 관점에 서 있는지,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문장이야.

 

지후 : 어떤 관점에 서 있는가….

 

삼촌 : 예를 들어 화가 난 상황에서 일부러 차분한 문장을 쓸 수도 있잖아. 그건 감정을 못 느낀 게 아니라 어떤 태도를 선택한 거야.

 

지후 : 아…그러면 글쓰기는 성격 같은 거야?

 

삼촌 : 성격이라기보다는 세계관에 가까워. 사람은 문장을 통해 자기 세계를 드러내거든.

 

지후 : 그래서 어떤 글은 맞는 말인데도 싫고, 어떤 글은 서툴러도 끌리는 거구나.

 

삼촌 : 정확해. 끌리는 글에는 늘 이런 이유가 숨어 있어. "이 사람은 이 문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겠구나."

 

지후 : 그럼 나도 이제 그런 이유를 만들어야 하는 거야?

 

삼촌 : 아니. 이미 가지고 있어. 다만 그걸 의식하기 시작한 거지.

 

지후 : 솔직히 말하면 좀 무섭기도 해. 기술로 쓰면 틀릴 걱정은 없잖아. 그런데 선택은 책임지는 느낌이야.

 

삼촌 : 맞아. 그래서 글쓰기는 항상 조금 무서워. 그 문장은 결국 "이게 내 생각입니다"라고 말하는 거니까.

 

지후 : 삼촌은 언제 그런 순간이 왔어?

 

삼촌 : 나도 한참 쓰고 난 뒤였어. 어느 날 편집자가 이렇게 묻더라. "이 문장, 왜 이렇게 썼어요?" 그때 처음 알았지. , 이제 도망칠 수 없겠구나.

 

지후 : 도망?

 

삼촌 : 기술 뒤로 숨는 도망. 남들이 다 쓰는 말, 안전한 표현, 똑똑해 보이는 문장들 말이야.

 

지후 : 나도 맨날 그런 걸 골라. 비난받고 싶지 않거든.

 

삼촌 : 괜찮아. 누구나 거기서 시작해. 시즌2는 그다음이야. "그래도 나는 이 말을 쓰겠다"고 결정하는 연습.

 

지후 : 그럼 이번 글의 숙제는 뭐야?

 

삼촌 : 간단해. 문장을 하나 쓰고, 그 아래 이렇게 적어봐. '내가 이 문장을 고른 이유.'

 

지후 : 와…그게 더 어렵다.

 

삼촌 : 그래서 의미 있어. 그 순간부터 그 문장은 네 거야.

 

지후 : 알겠다. 이번엔 잘 쓴 문장 말고, 내가 선택한 문장으로 써볼게.

 

삼촌 : 좋아. 시즌2는 그렇게 시작하는 거야.

 

교육실천이음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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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리지 않기 위해, 매끄럽기 위해 쓰는 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세요.

조금 서툴더라도 완벽하지 않더라도 "이 문장은 이 사람이 아니면 못 쓰겠다"는 느낌이 드는 글을 써보는 겁니다.

 

나는 왜 이 문장을 선택했을까?

 

1. 좋은 문장은 '맞는 문장'이 아니라 그 사람이 선택한 문장입니다.

 

2. 같은 상황에서도 문장이 달라지는 이유는 관점과 태도 때문입니다.

 

3. 문장 아래에 "왜 이 문장을 선택했는가"를 적는 순간, 글은 내 것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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