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 교육실천이음연구소 연구위원
입력 2025-09-29 09:13teen.mk.co.kr
2026년 01월 13일 화요일
SNS 글쓰기, 자극보다 진심 담으세요

이상수 교육실천이음연구소 연구위원
입력 2025-09-29 09:13"이 글은 1초 안에 읽히고, 평생 욕먹을 수도 있습니다."
(AI로 생성한 그림)
요즘 청소년들이 SNS에 글을 올릴 때, 무심코 지나치는 경고 문장입니다. 그들은 짧고, 강하고, 공감받는 글이어야 '좋아요'와 '공유'를 받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는 짧고 자극적인 한 줄을 만드는 게 '글쓰기 기술'처럼 여겨집니다.
그 짧은 문장이 누군가를 찌르고, 나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자주 잊힙니다. SNS에 글을 올리는 것은 순간이지만, 그 기록은 종종 영원합니다. 글을 내리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캡처된 글이 계속 돌아다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타임라인은 기억보다 오래 남고, 감정은 스크롤보다 더 빨리 번집니다.
"SNS는 내 일기장이 아니다"라는 말을 우리는 다시 새겨야 합니다. 오늘은 "SNS 글쓰기를 어떻게 해야 덜 후회할까"라는 질문을 두고 지후와 삼촌이 나눈 대화를 따라가 봅니다. 과연 자극을 넘어서 진심이 닿는 글쓰기가 가능할까요. 그 실마리를 찾아봅시다.
지후 : 요즘 숙제보다 인스타에 글 쓰는 게 더 고민돼요.
삼촌 : 어라, 그런 거 잘하잖아. 짧고 임팩트 있게.
지후 : 그게 문제예요. 짧고 임팩트 있게 쓰면 친구들 반응은 바로 와요. 그런데 그 반응이 꼭 내가 원했던 반응은 아니에요. "쟤 왜 이렇게 삐딱하냐?" "누구 욕하는 거야?" 이런 댓글이 달리면, 진짜 황당해요.
삼촌 : 너도 한 줄 글이 얼마나 강력한지 실감했구나! 짧은 문장은 문맥을 잘라버려. 누가 읽든 자기 맥락으로 해석하니까 오해도 많아지고.
지후 : 예전에 그냥 "이거 완전 별로"라고만 썼는데, 어떤 친구가 자기가 올린 사진 보고 한 말인 줄 알고 카톡 왔어요.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냐"고요. 난 그 친구 사진도 못 봤는데.
삼촌 : SNS에서 모호한 표현은 칼날처럼 날카로워져. 누군가에겐 그게 자기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거든. 특히 감정을 담은 말일수록 더 그래. '별로' '최악' '역시 실망' 같은 단어는 누구든 자기한테 던진 돌처럼 느껴질 수 있어.
지후 : 그래서 요즘은 웬만하면 중립적인 말만 쓰려고 해요. 근데 너무 재미없고 밋밋해져요. 조회 수도 안 나오고 댓글도 없고….
삼촌 : SNS 글쓰기에 중독되면 '반응'이 글의 기준이 되지. 근데 그 반응은 일시적인 거야. 진짜 중요한 건 그 글이 '기록할 가치가 있었나', 그리고 '읽은 사람과 더 가까워졌나' 하는 거지.
지후 : 삼촌은 SNS에 글 안 올리잖아요. 부럽기도 해요. 근데 우리 세대는 SNS가 거의 자기소개서예요. 뭐 먹었는지도 스토리로 공유해야 하고, 기분도 글로 남겨야 하니까요. 글을 안 쓰면 소외되는 느낌이에요.
삼촌 : 맞아. 그래서 너희는 글쓰기를 더 조심해야 해. 누군가와 나를 연결해주는 통로가 될 수도 있지만, 오해와 분노를 퍼뜨리는 통로가 될 수도 있으니까. 특히 감정이 격할 때 쓰는 글, 누군가를 은근히 비꼬는 글, 확인 안 된 정보를 올리는 글, 이 셋은 위험하다.
지후 : 그게 가장 흔한 글인걸요. 'OO 찐따 같음' '이딴 걸 왜 하지?' 같은 말. 애들은 웃자고 쓰지만 누군가는 울 수 있잖아요.
삼촌 : 그게 바로 SNS에서 감정이 폭력으로 바뀌는 순간이야. 더 슬픈 건 그걸 쓴 사람은 다음 날 다 잊었는데, 읽은 사람은 오랫동안 기억해.
지후 : 맞아요. 저도 작년에 친구한테 대놓고 욕 안 하고 돌려 말했는데, 그 친구 아직도 그 글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그때 "기억 안 나?" 하는데 진짜 무서웠어요.
삼촌 : 그래서 SNS 글은 생각과 함께 책임을 담아야 해. 내가 쓴 글이 누구에게 어떤 감정을 줄 수 있을지까지 고민해야 진짜 글이 되는 거야.
지후 : 근데 요즘은 '사이다 발언'이 인기잖아요. 강하게 말해야 정의로운 것처럼 보이고, 미지근하면 소심하다고 하니까.
삼촌 : 사이다 발언은 한 모금이면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위장은 상할 수 있어. 게다가 사람들은 그 사이다를 너한테 영원히 기대하게 돼. 언제나 세고 재밌는 글만 쓰길 바라는 거지.
지후 : 아, 진짜요! 한 번 웃긴 글 올리면 다음엔 아무리 진지하게 써도 '쟤 또 뭔가 하려나 보다' 하고 보는 분위기예요. 저도 피곤해요.
삼촌 : 너 지금 좋은 길 가고 있어. 재미와 진심 사이에서 고민하는 그 순간부터 글쓰기의 수준이 달라져. SNS에서도 진짜 글을 쓰는 사람은 흔치 않거든. 그만큼 네 글은 오래 기억될 가능성이 커.
지후 : 그러면 삼촌, 진짜 SNS 글은 어떻게 써야 해요? 짧게 정리해주세요. 나중에 스토리 올릴 때 써먹게.
삼촌 : 좋지. 이건 외워도 좋아. 첫째, 짧은 글일수록 더 책임감 있게 쓸 것. 둘째, 감정이 격할 땐 '작성' 말고 '임시 저장'을 누를 것. 셋째, 공감보다 공존을 생각할 것. 넷째, 자극보다 진심을 담을 것. 다섯째, '좋아요'보다 나중에 "네 글 좋았어"라는 말을 듣는 걸 목표로 할 것.
지후 : 오케이. 그럼 오늘 SNS 글은 이걸로 해야겠다. "사이다 대신 따뜻한 차 한 잔 같은 글을 쓰겠습니다."
삼촌 : 그거다. 좋아요보다 따뜻함이 남는 글. 그게 진짜 너다운 글이지. 교육실천이음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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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NS 글쓰기도 '책임감'이라는 필터를 거치자.
2. SNS 글은 감정 해소가 아닌 관계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3. 당신의 글이 누군가의 하루를 망칠 수도, 위로할 수도 있다.
4. '좋아요'보다 중요한 건 글이 누군가에게 오래 기억되는 것.
5. 진짜 글쓰기는 지우고 싶지 않은 글을 쓰는 것에서 시작된다.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