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윤 인턴기자
입력 2025-04-07 09:06teen.mk.co.kr
2025년 05월 09일 금요일
팝콘 먹으며 소리지르고, “야구장에 온 것 같아요”
하소윤 인턴기자
입력 2025-04-07 09:06응원가를 부르며 경기 관람 중인 관객들.
여러분, 축구나 야구 관람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경기는 주로 어디서 관람하시나요? 가족 또는 친구들과 편하게 응원하고 싶어서 TV나 유튜브로 볼 수도 있고, 아니면 현장감을 느끼기 위해 경기장에 직접 찾아가기도 할 거예요. 그런데 저는 특별한 곳에서 야구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바로 영화관에서요.
'2025 KBO 리그'가 시작되며 영화관 또한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코로나19로 하락한 매출을 회복하기 위해 아이돌 콘서트, 스포츠 경기 생중계, 이전 영화 재개봉 등 신작 영화 이외의 다양한 영상물을 상영하는 것에도 집중하고 있어요. 올해 3월에는 CGV가 KBO 리그(대한민국 프로 야구 리그)의 단독 극장 생중계로 야구 팬들을 찾아갔습니다. 영화관에서의 야구 관람은 어땠는지 생생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야구 중계를 위한 특별한 영화관
지난 3월 30일 오후 2시에 진행된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를 보기 위해 CGV용산아이파크몰을 찾았습니다. 같은 시각에 KBO의 다른 경기도 생중계됐기 때문에 영화관은 입구부터 야구 팬들로 가득했어요. 야구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을 보며 야구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물씬 들었습니다.
친구, 연인과 함께 혹은 가족 다 같이 온 사람도 있었고 혼자 응원하러 온 팬도 적지 않았어요. 특히 제가 봤던 경기는 대전에 위치한 경기장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팬들이 영화관에 많이 모였어요.
영화관에 들어가니 더 야구장 같았습니다. 관객들은 로비에서 보이지 않던 응원도구를 장착하고 있었어요. 목에 응원 타월을 두르거나 머리띠를 하기도 했고, 두 손에 응원봉을 꽉 쥐는 등 만반의 준비가 돼 있었습니다.
스크린은 한 방송사의 생중계 화면을 보여줬고 그렇게 오후 2시에 경기가 시작됐어요. 그런데 일반 영화관과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불이 꺼지지 않았다는 것이에요. 보통 영화 상영의 경우 관객들이 영상에 집중하도록 모두 소등하지만, 이번 상영의 경우 경기 시작 후에도 불이 계속 켜져 있었어요. 덕분에 마치 실제 야구장을 찾은 관람객처럼 야외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떠들기도 가능
분위기 또한 기존의 영화관과 정반대였습니다. 3회 말에 첫 득점이 나오고 팬들의 본격적인 응원이 시작되면서 영화관은 야구장으로 변해 갔습니다.
관객들은 화면 너머의 응원가에 맞춰 다 함께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의자에 앉아 응원 동작도 힘차게 했습니다. 응원 타월을 머리 위로 흔들며 본인이 응원하는 구단과 선수의 이름을 외치기도 하고, 특히 팀이 득점을 하면 소리를 지르며 기립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영화 관람 시에는 다른 사람의 관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대화를 지양했지만 야구 중계 때는 옆사람과의 대화는 물론이고 저마다 큰 목소리를 내며 응원을 이어 나갔어요. 분명 똑같은 영화관에 앉아 있는데 시끌벅적하니 낯설기도 했습니다.
출입도 자유롭게 이뤄졌는데 특히 이닝이 끝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몸을 풀기도 하고 밖에 나가 음식을 사오는 사람도 있었어요.
영화관이더라도 놓칠 수 없는 간식
야구장의 묘미 중 하나는 바로 음식이죠. 영화관도 이를 알았는지 CGV는 KBO 생중계와 함께 ‘홈런 시리즈'를 새롭게 출시했어요. 3월 20일부터 판매되는 특별 스낵은 콜팝 3종과 만루홈런 세트로 크게 두 종류가 있고, 가격은 1만5500원부터 시작합니다. 달콤팝콘 대자가 7500원으로 2배가 넘는 가격인데도 야구를 보러 온 많은 관객이 해당 스낵을 한 손에 들고 있었습니다.
‘2025 KBO 리그' 생중계와 함께 CGV가 출시한 콜팝.
저는 떡볶이와 닭강정 콜팝을 먹었는데 일반 분식집에서 파는 것만큼 맛있었고 주문 이후에 조리가 시작돼서 따뜻하기까지 했어요. 공복이었는데도 먹고 나니 배가 찰 만큼 양도 많았습니다. 특히 기존의 탄산음료 컵 위에 음식 받침대를 결합하는 방식은 어린 시절 콜팝의 추억까지 되살아나게 해줬어요.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