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한국원자력연구원 가속기동위원소개발실장
입력 2022-11-11 10:09teen.mk.co.kr
2026년 04월 16일 목요일
붉은 노을·푸른 바다 … 모두 빛의 일이죠

박정훈 한국원자력연구원 가속기동위원소개발실장
입력 2022-11-11 10:09
푸른 하늘, 흰 구름, 붉은 일몰 등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 모습들을 우리 눈으로 감상할 수 있는 건 사물에서 눈까지 빛의 파동이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간에는 다양한 색깔과 그 원천인 빛에 대해 알아보자.
Q. 빛 속에 색이 있다고.
A. 빛은 시각 신경을 자극해 물체를 볼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전자기파다. 태양이나 고온의 물질에서 발생하는데 이처럼 눈에 보이는 빛은 '가시광선'에 해당한다. 가시광선은 에너지 세기에 따라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순의 색상으로 표현된다. 에너지 세기는 파동의 길이로 표현하고 나노미터(㎚) 단위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파동은 무엇일까? 반대쪽이 고정된 줄을 잡았다고 가정해보자. 이 줄을 위아래로 흔들면 물결처럼 굴곡이 그려진다. 가하는 힘과 시간이 일정하면 그 모습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데 이것이 파동이다. 파동 중 가장 높은 지점(마루)이 반복되는 거리, 혹은 가장 낮은 지점(골)이 반복되는 거리는 '파장'이라고 부른다. 줄을 늘이고 약하게 흔들면 긴 파장이, 빠르고 세게 흔들면 짧은 파장이 생기는 셈이다. 이제 가시광선 색상만 봐도 빛의 세기를 비교할 수 있다. 붉은 계열 빛은 760~800㎚로 파장이 길고, 푸른 계열 빛은 380~400㎚ 정도로 파장이 짧다.
Q. 가시광선 말고 다른 종류의 빛도 있나.
A. 빛의 종류로는 가시광선 외에도 적외선과 자외선이 있다. 적외선은 빨간색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빛(800~1000㎚)이다. 열을 지닌 물질에서 적외선이 발생하므로 적외선 치료기·온열기 등 의료기기에 자주 보인다. 자외선은 보라색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빛(1~400㎚)이다. 에너지가 센 편이어서 소독기·살균기에 활용된다. 이들은 가시광선과 달리 육안으로 볼 수 없지만 태양광 속에 들어 있다.
가시광선 속에는 다양한 색상이 있는데 물체마다 고유한 색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태양광이나 조명의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원리 때문이다. 우리가 식물을 초록빛으로 인식하는 건 식물이 초록색 빛은 반사하고 나머지 색의 빛은 흡수해서다.
Q. 왜 하늘은 때로는 푸르고, 때로는 붉게 보일까.
A. 공기는 투명하지만 그 안에 있는 질소, 산소, 수증기 등의 분자는 태양빛을 미세하게 산란시킨다. 산란이란 태양빛이 공기입자와 부딪치면서 사방으로 흩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앞서 예시로 든 흔들리는 줄과 어떤 물체를 같이 넣는다고 상상해보자. 줄을 세게 흔들면 그만큼 물체와 많이 충돌할 것이다. 그래서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파란색 빛이 더 쉽게 산란한다. 보라색은 파란색보다 파장이 더 짧다. 하지만 하늘이 보라색이 아닌 파란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몸의 시각세포는 보라색보다 파란색을 더욱 잘 인지한다고 한다.
하늘이 붉게 물들어 보일 때도 있다. 이 역시 빛의 산란으로 인한 것이나 태양빛을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다. 낮에는 태양이 정중앙에 놓여서 우리 눈에 도달하는 이동거리가 짧은 반면 해 질 녘 태양빛은 그보다 멀다. 파장이 짧은 푸른 계열의 빛은 금방 산란되지만 붉은 계열의 빛은 파장이 길어 조금씩 산란된다. 긴 거리를 지나고도 대기 중에 오래 남아 있기 때문에 붉은 하늘로 인지하는 것이다.
특히 태양이 수평선에 가까워지면 불타는 것 같은 광경이 펼쳐진다. 이는 파동이 장애물을 만나 휘어지거나 퍼지는 '회절현상' 때문이다. 태양이 수평선 뒤로 넘어가더라도 붉은색 파동은 파장이 길어 수평선을 넘어 우리 눈에 담기기에 충분하다.
Q. 푸른 하늘 속 구름이 하얀 이유는 무엇인가.
A. 빛의 산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태양빛 파장의 10분의 1보다 작은 질소, 산소 입자가 빛을 산란하는 '레일리(Rayleigh) 산란'과 물방울, 먼지 등 태양빛 파장의 10분의 1보다 훨씬 큰 입자에 의한 '미(Mie) 산란'이다.
하늘이 파란 이유에 대한 답이 레일리 산란이라면, 구름이 하얗게 보이는 이유는 미 산란 때문이다. 구름 안에는 여러 크기의 물방울이 있다. 큰 물방울은 파장이 긴 붉은색 계열을, 작은 물방울은 파장이 짧은 파란색 계열 빛을 산란한다. 모든 빛이 산란돼 그 색이 합쳐져 구름이 하얗게 보이는 것이다. 안개나 미세먼지에 의해 하늘이 뿌옇게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비가 오기 전에는 구름이 어두운 색을 띠는데 이것은 구름 두께에 의한 것이다. 구름 안에 물방울 크기가 커지고 양이 많아지면서 두꺼운 구름이 생성된다. 이들이 빛을 많이 흡수하고 통과하기 어려울수록 어두운 색으로 보인다.
Q. 바다는 파란데 막상 떠보면 왜 투명할까.
A. 물은 파장이 긴 붉은색 계열을 흡수하고 파장이 짧은 파란색 계열 빛을 산란시킨다. 바닷물이 깊으면 파란빛을 많이 산란시켜 푸른빛으로 보인다. 반면 얕으면 빛이 통과하는 길이가 짧아져 파란빛이 충분히 반사되지 않고 흡수되는 파장별 빛의 양이 비슷하기 때문에 투명하게 보인다. 바닷물 파도가 흰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변이나 암석에 부딪쳐 크기가 다양해진 물방울들이 모든 파장의 빛을 산란하기 때문이다. 구름과 비슷한 원리에서다.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