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한국원자력연구원 가속기동위원소개발실 책임연구원
입력 2022-09-30 10:04teen.mk.co.kr
2026년 04월 16일 목요일
CT·MRI…노벨상 받은 의료기술의 원리는?

박정훈 한국원자력연구원 가속기동위원소개발실 책임연구원
입력 2022-09-30 10:0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https://file.mk.co.kr/meet/neds/2022/09/image_readtop_2022_863962_16644924635181417.jpg)
병원에서 자세한 검진이 필요할 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단층촬영(PET) 등과 같은 첨단 의료장비들을 접하게 된다. 이들의 공통점을 꼽자면 몸속의 질환을 영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고, 해당 장치를 개발한 연구자들에게 노벨 물리학상과 노벨 생리의학상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첨단 영상 장비에는 어떤 원리가 숨겨졌기에 노벨상에 이를 수 있었는지 살펴보자.
Q. 컴퓨터단층촬영(CT)은 무엇인가.
A. 이 장치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X선(X-ray)에 대해 알아야 한다. CT는 쉽게 말해 X선을 이용해 인체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는 방법이다. X선은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이 실험 중에 우연히 발견했다. 뢴트겐은 X선으로 아내의 손을 찍어 피부에 가려진 뼈의 형상을 파악했다. 이 발견으로 그는 1901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골절, 결핵, 폐렴 진단뿐 아니라, 전쟁에서 군인들의 몸속에 박힌 총알을 제거하기도 수월했다. 다만 한 방향으로 평면적인 영상만 찍을 수 있어 겹쳐 있는 부분들은 구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1960년대 중반 미국의 물리학자 앨런 매클라우드 코맥은 밀도가 서로 다른 조직의 X선 영상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CT 관련 수학적·물리학적 기초를 세워 영상이 구성되는 원리를 발표했다. 영국의 전기공학자 고드프리 하운스필드는 그 원리를 바탕으로 CT 장치를 최초로 개발했다. 환자가 CT 영상기기 안에 들어가면 X선 발생장치가 사람 몸 주위로 360도 회전하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몸속 단면을 촬영한다. 각각의 단면 영상을 합치면 환자의 전신 영상이 완성되는데 이로써 몸속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이 두 명의 과학자도 1979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Q. 자기공명영상(MRI) 원리는 무엇인가.
A. CT는 방사선의 일종인 X선을 이용하는 반면 MRI는 자석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사용한다. 원자핵에 자기장을 가하고 고주파를 쪼였을 때 발생하는 물리적 변화에서 착안한 것이다. MRI는 몸속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는 물 분자 중 수소 원자핵을 이용한다. 평소 원자핵들은 무질서하게 각각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MRI의 자석으로 강한 자기장을 가하면 원자핵들 모두 같은 방향으로 정렬된다. 나침반 여러 개가 모여 있는 곳에 자석을 가까이 대면 나침반 바늘 모두 한 방향으로 배열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후 신체에 고주파를 쪼인다. 몸속 원자핵들이 고주파를 흡수하며 발생시키는 신호의 변화를 측정하는 것이다. 조직 내 세포가 정상인지 아닌지에 따라 신호 변화에 차이가 있다. 정리하면 MRI는 자기장과 고주파로 발생한 신호들을 모아 인체의 단면 및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해 질병을 진단하는 검사다. MRI 원리를 찾아낸 펠릭스 블로흐와 에드워드 퍼셀은 195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MRI 개발에 성공한 폴 라우터버와 피터 맨스필드는 200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거머쥐었다.
Q. 양전자방출촬영(PET)의 원리는.
A. PET는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영상법이다. 양전자는 전자와 반대되는 성질이 갖는 기본 입자 중 하나다. 양전자는 전자와 결합하면 소멸되면서 180도 방향으로 방사선을 내뿜는데 이 현상을 감지해 3차원으로 영상화하면 몸속 질병을 찾아낼 수 있다. PET를 이용해 암을 찾는 원리는 다음과 같다. 먼저 암이 주 영양분으로 삼는 포도당에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여 약물을 만든다. 환자에게 투여한 약물은 결국 몸속 암이 섭취하게 된다. 이후 환자를 원형 검출기로 스캔하면 몸속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을 3차원으로 영상화할 수 있다. 암의 위치와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암으로의 전이 여부, 치매 같은 뇌 질환, 심장 활동의 정상 여부도 알 수 있다. PET 개발에 대한 노벨상 수상자는 아직 없다.
Q. 위 세 가지 영상장치 중에서 무엇이 가장 뛰어난가.
A. 각각 다른 원리를 지니므로 우위를 정할 수 없다. X선을 이용한 CT는 조직의 투과 차이가 큰 뼈의 미세 골절 및 폐, 간, 신장 등 내부 장기 촬영에 효과적이다. 촬영 시간이 짧아 응급환자나 신속한 진단이 필요할 때 적절하다. 하지만 X선에 의해 환자가 방사선에 노출되고 혈관 내부를 확인하기가 어려워 혈관 막힘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다. MRI는 CT에 비해 근육과 인대, 뇌 신경계, 종양 등의 부드러운 조직 촬영에 최적화돼 있다. 특히 급성 뇌경색 등 신경계를 촬영할 때 그 성능이 우수하다. 하지만 촬영에 오랜 시간이 소요돼 응급환자에게는 적용이 힘들고 환자가 인공 치아, 척추 보형물 등의 금속 물질 또는 심장박동기를 달고 있다면 진단에 방해가 된다. PET는 종양, 알츠하이머병(치매), 심장 질환 등을 진단할 때 쓰인다. 그러나 방사선이 나오는 위치만 알기 때문에 MRI, CT처럼 정확한 해부학적 정보를 제공하기는 어렵다.
Q. 국내에서 이러한 영상 장비를 만들 수 있나.
A. 가능하다. 영상 장비의 원리는 물리학에서 시작하지만 장치를 실제로 설계·제작하려면 전기, 전자, 컴퓨터 등의 공학 기술이 필요하다. 또 활용도를 극대화하려면 장비를 사용하는 화학, 생물, 의학 등의 분야 간 융합이 관건이다. 국내 대학,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 병원에서는 협업 연구를 통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