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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6일 목요일

백신부터 수명연장까지…숨은 영웅 '실험쥐'

김시균 기자

입력 2020-09-23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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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무수히 많은 실험쥐가 헌신하고 있다. 약 20g에 불과한 조그마한 짐승이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데 일등공신이 돼준 것이다.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신약을 투여하기 전 단계인 동물실험(전임상)에서 쥐는 매우 필수적이다. 국내에서 희생되는 실험용 쥐는 한 해 약 400만마리.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그보다 훨씬 많은 쥐들이 인간 실험실에서 희생되고 있다.

Q. 실험용 형질전환생쥐란 무엇인가요?

A. 미국 소도시 바하버에 위치한 생쥐 사육시설 잭슨연구소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분주해진 곳으로 꼽힌다. 이곳은 이미 지난 2월 세계 50여 개 연구소에서 3000마리 이상의 형질전환생쥐 생산 주문을 받는 등 전 세계 연구진의 연락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형질전환생쥐란 실험 목적으로 인간이나 다른 동물 유전자를 신체에 이식시킨 생쥐를 말한다. 일명 인간화된 생쥐(hACE2)로,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체중이 줄고 폐렴 징후 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탠리 펄먼 아이오와대 바이러스학 박사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주요 바이러스 연구소마다 생쥐를 원한다"며 "hACE2 생쥐들이 태어나는 대로 연구자에게 꾸준히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생쥐를 미리 확보한 중국 베이징 셰허의학원 바이러스 박사인 진촨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생쥐들의 면역 반응을 확인해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Q. 실험 동물들이 코로나19 연구에 어떻게 사용되나요?

A. 최근 워싱턴의과대학 연구팀은 아예 실험쥐 모델에 유전자 조작을 가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시키는 데 성공했다. 실험쥐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복제한 것이기 때문에 실험쥐가 얼마나 버티는지 생존력을 잘 관찰하면서 신약 개발 플랫폼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를 진행한 마이클 다이아몬드 교수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백신과 치료법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쥐가 가장 고마운 동물"이라며 "원숭이나 여타 동물 모델로는 속도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쥐야말로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인 유용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유전자 조작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쥐들은 인간처럼 호흡기 증상을 나타냈다. 실험쥐 코에 코로나19를 주입하니 바이러스가 실험쥐 호흡관에서 매우 빠르게 확산된 것이다. 코로나19 환자와 유사한 염증을 동반한 폐렴 증상도 보였는데, 감염 기간 체중이 10~15% 줄었음에도 서서히 회복했다. 학계에서는 임상 전 실험에서 약물 후보군 개발 속도를 높이는 데 이들 쥐가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Q. 실험쥐를 활용해 인간 장기를 만든다는데?

A. 코로나19 이전에도 실험쥐는 인류 미래를 위한 첨병이었다. 이제는 인간 장기를 대체할 장기를 쥐에게 배양하는 연구까지 현실화됐다. 일본 도쿄대 줄기세포연구소의 나카우치 히로미쓰 교수는 생쥐와 시궁창쥐 배아에서 인간 세포를 배양하는 조직을 만들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나카우치 교수의 실험을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과학 이슈로 꼽았다.

이 연구가 주목받게 된 것은 일본 문부과학성이 동물 체내에서 심장 등 인간 장기를 생산하는 연구를 허용한 새 법을 제정하면서다. 인간 역분화줄기세포(iPS)를 쥐 배아에 넣어 인간 췌장 세포를 만드는 실험을 승인해준 것이다. '휴먼(human)'과 복수의 쥐를 지칭하는 '마이스(mice)'를 합친 이른바 '휴마이스(Humice)' 실험이다.

그동안 인간과 동물 세포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연구는 주로 돼지가 대상이었다. 돼지 장기가 인간 장기와 크기가 비슷해 이식에 걸맞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험 결과 검증에 시간이 오래 걸려 효율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쥐는 생김새와 달리 인간 유전자와 99% 같다. 체내 구조와 면역 체계도 인간과 매우 흡사하다. 체온마저 36.5도로 같고, 수명도 한 세대에 2~3년에 불과해 빨리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Q. 실험쥐를 활용한 다른 연구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진시황이 애타게 찾던 불로장생 비기도 실험쥐가 곧 찾아줄지 모른다. 수많은 실험쥐를 통해 인류 노화의 비밀을 풀기 위한 연구가 속속 진행 중이다. 구글의 생명공학 계열사 칼리코는 미국 벅 노화연구소에 있는 3000여 마리의 '벌거숭이두더지쥐' 사육 기록을 조사했다. 이 벌거숭이두더지쥐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암이나 알츠하이머병에 거의 걸리지 않았다. 수명도 무려 30년가량으로, 일반 쥐보다 10배 더 길다. 칼리코는 이 두더지쥐를 잘 연구하면 인간 수명을 연장할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운동을 많이 시킨 쥐의 혈액을 뽑아 수혈하니 고령쥐의 뇌가 젊어졌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최근 주목받았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 노화 연구자인 사울 빌레다 박사 연구팀이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일정 기간 강제로 운동시킨 생쥐의 혈액을 게으른 고령쥐에게 주입하니 뇌 기능이 주입 전보다 훨씬 개선됐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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