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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5일 수요일

교양·진학

교양·진학 인문

평생토록, 오래도록…명사가 앞에 붙으면 '거센소리'

'평생토록 든든한 당신의 동반자'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소중한 가치'. 길을 걷다 우연히 두 광고 문구를 보고 궁금증이 생겼다. 왜 '평생토록'은 '토'록이고, '오래도록'은 '도'록일까.

'토록'은 일부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 뒤에 붙어 앞말이 나타내는 정도나 수량에 다 차기까지라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이다. '평생'이라는 명사에 보조사 '토록'이 붙어 '살아서 목숨이 다할 때까지'를 뜻하는 부사인 '평생토록'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예로 일생토록, 종신토록, 종일토록, 진일토록, 이토록, 저토록, 그토록 등이 있다.

'도록'은 동사 어간이나 일부 형용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붙어 앞의 내용이 뒤에서 가리키는 사태의 목적이나 결과, 방식, 정도 따위가 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이다. 뒤에 '은' '도' '까지' 따위의 보조사가 올 수 있다. 형용사 '오래다'의 어간에 '도록'이라는 어미가 붙어 '시간이 길게 지나도록'을 뜻하는 부사가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예로 이슥도록, 되도록, 저물도록 등이 있다. '-으시-'는 매개모음 '-으-'의 의미를 나타내는데 앞말에 받침이 있으면 '-으시-', 받침이 없으면 '-시-'가 결합한다. 이와 같은 예로 '읽으시도록' '찾으시도록'' 오시도록' '드시도록' 등이 있다. 이와 별개로 '도록'은 동사 어간 뒤에 바로 붙어 명령의 뜻을 나타내는 종결어미로 쓰기도 한다. '-어라'보다는 덜 단호한 느낌을 준다. 이를테면 '5분 후에 다시 모이도록'처럼 쓸 수 있다. 또한 '연구하도록'을 줄여 '연구토록'이라고 쓸 수도 있다. 한글 맞춤법 제40항에 따르면 어간의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적에는 거센소리로 적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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