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기발한 인터넷 줄임말이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이런 줄임말은 대부분 맞춤법에 맞지 않는다. 특히 어간의 끝음절 '-하'가 줄어드는 경우 책이나 논문, 신문 기사 등에서도 잘못된 줄임말이 종종 사용되곤 한다. 한글 맞춤법 제40항은 "어간의 끝음절 '-하'의 'ㅏ'가 줄고 'ㅎ'이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적에는 거센소리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어간의 끝음절 '-하'가 줄어든 표현을 쓸 땐 먼저 '-하'의 앞말 받침이 유성음으로 끝나는지, 무성음으로 끝나는지를 살펴야 한다. 유성음(울림소리)과 무성음(안울림소리)에 따라 뒤에 따라오는 준말 형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유성음은 'ㄴ' 'ㄹ' 'ㅁ' 'ㅇ'과 모음이며, 그 외 자음이 무성음이다.
'-하' 앞이 유성음일 때에는 'ㅏ'만 떨어진다. 예를 들어 '간편하게'를 줄이면 '간편+하+게'에서 '-하'의 'ㅏ'가 떨어져 '간편+ㅎ+게'가 되고, 'ㅎ'과 '게'의 'ㄱ'이 만나 거센소리인 'ㅋ'이 되므로 '간편케'로 적으면 된다. '-하' 앞이 무성음일 경우 '-하' 전체가 떨어진다. 따라서 "녹록지 않은 환경" 등과 같이 쓰이는 '녹록하지'는 '녹록+하+지'에서 '-하'가 줄어든 '녹록지'가 되는 것이다. 사례를 몇 가지 더 보면 유성음 아래에서는 △연구하도록→연구토록 △무심하지→무심치 △개의하지→개의치 등과 같이 'ㅏ'가 줄어든 걸 알 수 있다. 무성음 아래에서는 △생각하건대→생각건대 △넉넉하지 않다→넉넉지 않다→넉넉잖다 등과 같이 '-하' 전체가 줄어든 걸 볼 수 있다. 한편 유성음 'ㅁ'이 쓰인 것으로 간주하고 '서슴치 않다'고 쓴 표기를 간혹 볼 수 있는데 '서슴지 않다'가 맞는다. 본말이 '서슴다'이므로 주의해 써야 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