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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4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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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 '마라' 맞는 표현은?

"BTS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정치권에서 방탄소년단(BTS)의 한 멤버를 거론한 일을 두고 아미(BTS 팬클럽)들이 한때 들썩거렸다. 그런데 이 문장에서 '말라'의 사용이 올바른 것인지 의문이 든다. 동사 '말다'는 글의 상황에 따라 활용형이 달라지기 때문에 기사나 글을 읽다 보면 '말라' '마라' '말아라' 중에서 무엇이 맞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음식을 먹지 마라' '음식을 먹지 말아라' '음식을 먹지 말라' 세 가지 표현 중 어떤 것이 맞는 걸까. '말다'에 명령형 어미 '-아(라)'가 결합해 쓰일 때에는 '말아, 말아라'가 아닌 '마, 마라'로 써야 한다. 따라서 '말아라'는 표현 자체를 쓸 수 없는 것이다. '가지 말아'는 '가지 마'로, '떠들지 말아라'는 '떠들지 마라'로 활용해야 한다. 그러므로 '-지 말아라' '-지 마라'를 모두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 마라' 형태만 인정된다.


한편 간접 명령을 나타낼 때에는 '말-'과 같이 받침이 'ㄹ'인 동사 어간 뒤에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청자나 독자에게 책 따위의 매체를 통해 명령의 뜻을 의미하는 종결 어미 '-(으)라'를 직접 붙여 쓸 수 있으므로 '말라'가 된다. "늦게 다니지 말라고 말했다"의 '말라고'는 '말-+-으라고'의 구조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말라'와 '마라' 형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매체를 통해 청자나 독자에게 간접적으로 명령할 때에는 '-지 말라'를, 일상적인 대화에서 상대방에게 직접적으로 명령할 때에는 '-지 마라'를 써야 한다.

다시 첫 번째 문장 "BTS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로 돌아가면 이 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치권과 사회에 전반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기 때문에 '말라'가 올바르게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교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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