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우리 식당은 직접 김치를 담구어 사용합니다."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신이 깊은 요즘 반가운 음식점 광고다. 그런데 '담구어'라는 표현이 거슬린다. '담그다'는 '담가' '담그니'로 활용한다. '담구어'는 '담가'로 써야 한다.
어간이 모음 'ㅡ'로 끝나는 일부 용언은 뒤에 어미 아/어가 결합하면 'ㅡ'가 줄어든다. 이 같은 단어로는 따르다(따라, 따랐다) 잠그다(잠가, 잠갔다) 아프다(아파, 아팠다) 끄다(꺼, 껐다) 뜨다(떠, 떴다) 기쁘다(기뻐, 기뻤다) 치르다(치러, 치렀다) 크다(커, 컸다) 트다(터, 텄다) 등이 있다.
2) '첫발을 내딛었다.'
맞는 것 같지만 틀렸다. 일부 준말에서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가 연결될 때 제한이 따름을 염두에 둬야겠다. '내딛다'는 '내디디다'의 준말로 모음어미가 연결될 때에는 활용형을 인정하지 않는다. 본말인 '내디디다'에서 활용해야 하므로 '첫발을 내디뎠다'가 맞는 표현이다. 내딛으며→내디디며, 내딛어라→내디뎌라, 내딛은→내디딘으로 써야 한다. 디디다, 헛디디다도 마찬가지다.
건들다(건드리다)는 건들어→건드려, 건들인→건드린, 건들으며→건드리며로 쓴다. 건들이다는 단어는 없다. 갖다(가지다), 서툴다(서투르다), 머물다(머무르다), 서둘다(서두르다) 등도 갖아→가져, 서툴어→서툴러, 머물어→머물러, 서둘어→서둘러로 본말에서만 모음어미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씌다(쓰이다) 뺏다(빼앗다) 걷다(거두다) 외다(외우다) 괴다(고이다) 꾀다(꼬이다) 죄다(조이다) 쬐다(쪼이다) 등은 모음어미가 자연스럽게 붙는다. 모든 준말 용언이 모음어미 활용에서 제한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매일경제 교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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