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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 13일 목요일
'맞는다'는 왜 맞을까
40자. 자음 14개, 쌍자음 5개, 모음 10개, 이중모음 11개. 세상의 거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합친 숫자다. 한글은 사람이 말하는 소리를 독창적이고 과학적으로 형상화해 만든 문자로, 40자만 알고 있으면 무수한 단어를 조합할 수 있다. 수많은 문자의 모양과 의미를 외워야만 소통할 수 있는 다른 문자에 비해 한글의 우수성은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뛰어나다.
2005년 유엔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 현존하는 언어는 6000여 개에 달하지만 2500여 개 언어는 사용 인구가 1000명 이하로 줄어들어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한글은 사용 인구가 세계 10위권으로 영향력 또한 크다. 이처럼 한글은 대단한 유산이다. 한글의 올바른 사용에 도움이 될 내용을 격주로 싣는다.
"그래, 생각해 보니 네 말이 맞다."
평소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고 접하는 이 표현은 문법상으로 맞지 않는다.
"그래, 생각해 보니 네 말이 맞는다"가 맞는다.
△문제에 대한 답이 틀리지 아니하다 △'그렇다' 또는 '옳다'의 뜻을 나타내는 말 △외부로부터 어떤 힘이 가해져 해를 입다 등 여러 의미를 지닌 '맞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형용사가 아니라 동사로만 규정하고 있다.
동사는 '먹었다' '먹는다' '먹겠다'처럼 과거, 현재, 미래형 시제와 결합해 사용한다. 현재 상황이나 진행형을 표현할 때는 '~ㄴ다' 형식을 취한다.
형용사는 현재 진행형을 표현할 때 '~ㄴ다' 형태가 아니라 기본형으로 쓴다. 형용사 '예쁘다'를 예로 들면 "넌, 참 예쁜다"가 아니라 "넌, 참 예쁘다"고 쓰는 것처럼.
침이나 주사 따위로 치료를 받는 상황에서 쓰는 동사 '맞다'를 예를 들어보자. "난 코로나19 백신을 오늘 보건소에서 맞다"는 표현보다 "보건소에서 맞는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고 훨씬 자연스럽다. 이 경우는 '맞다'의 쓰임이 명확해 논란의 소지가 없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맞는(옳은) 말이다'처럼 '맞다'가 형용사 형태로 쓰일 경우 혼란이 생긴다. 그래서 '맞다'를 동사로만 규정하지 말고 형용사로도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하기도 하다. 그러나 명확한 규정이 정해지기까지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동사로 규정한 대로 현행 맞춤법에 따라 '맞는다'고 써야 바르다.
[매일경제신문 교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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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