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mk.co.kr

2024년 06월 24일 월요일

교양·진학

교양·진학 인문

동물도 인간도 …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157

조지 오웰 동물농장

 

사진설명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1945)은 최초 사회주의 혁명인 '러시아혁명'(1917)의 한계를 비판한 우화이다. 매너농장에서 존경받는 늙은 수퇘지 메이저는 주인 존스가 잠든 밤에 동물들을 모아놓고 어제 꾼 꿈 이야기를 한다. 인간이 사라진 다음 동물들의 평화로운 삶에 대한 꿈이었다. 동물들은 흥분하며 메이저를 따라 '영국의 짐승들' 노래를 우렁차게 부른다.

 

사흘 후 메이저는 잠자다 고이 숨을 거두었다. 농장의 동물들은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된다. 가장 똑똑한 동물인 돼지들 중 뛰어난 지도자는 스노볼과 나폴레옹이었고, 스퀼러라는 언변이 뛰어난 돼지도 있었다. 이들은 메이저의 가르침을 '동물주의' 사상으로 발전시킨다.

 

메이저가 예언한 '반란'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돈을 잃고 술에 의존하던 존스가 먹이도 주지 않아 잔뜩 굶주렸던 동물들은 곳간 문을 박살내고 배를 채웠다. 잠에서 깬 존스는 일꾼들을 데리고 회초리를 휘두른다. 순간 동물들은 일제히 달려들었고 인간들을 큰길까지 내쫓고 농장 문을 닫아걸었다.

 

동물들은 처음으로 편안한 잠을 자고 일어나 자신들이 해낸 영광스러운 일을 떠올리며 기뻐한다. 스노볼과 나폴레옹은 동물들과 함께 '매너농장'을 '동물농장'이라고 고치고 일곱 계명을 만든다. 인간은 적이고, 인간의 행동을 따라하지 말고, 어떤 동물도 서로를 죽여서는 안 되며,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내용이었다.

 

동물농장에 관한 소식이 퍼져나갔고 존스는 동물들의 반란에 겁을 먹고 있던 이웃 농장주 필킹턴, 프레더릭과 함께 동물농장을 치기로 한다. 초반에는 인간들이 우세했지만 머리 좋은 스노볼과 힘센 말 복서의 활약으로 동물들이 승리한다. 스노볼과 복서는 무공훈장을 받았고, 이 '외양간 전투'는 기념일이 된다.

 

스노볼과 나폴레옹은 사사건건 충돌했다. 풍차를 세우면 편리한 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는 스노볼의 발언에 동물들은 귀 기울였고, 나폴레옹은 다른 일이 더 중요하다며 반대했다. 나폴레옹은 무력으로 개들을 풀어 스노볼을 쫓아낸다. 토론 기회는 사라졌고 지배계급이 생겨났다. 얼마 후 나폴레옹은 풍차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스퀼러는 요리조리 돌아다니며 상황을 그럴듯하게 포장한다. 동물들은 이해는 안 되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사진설명
조지 오웰 동물농장


동물들은 노예처럼 일했다. 그래도 주인이 아닌 후손과 스스로를 위한 일이라 뿌듯해하며 고된 작업을 해냈다. 온통 땀투성이가 되어 누구보다 더 많이 일하는 복서는 늘 경탄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일곱 계명을 어기는 행위를 이어 나간다. 세찬 남서풍이 불던 11월, 풍차가 산산이 무너졌다. 슬퍼하는 동물들 사이로 나폴레옹이 킁킁 냄새를 맡더니 이게 다 스노볼의 소행이라며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그리고 보란 듯이 다시 풍차를 세우자고 재촉한다. 혹독한 겨울이 오고 식량이 바닥나자 동물농장에는 분열이 생겨났고, 나폴레옹은 자신의 명령에 반대하는 동물들을 모두 처형한다. 이건 메이저가 이야기했던 평화로운 세상이 아니었다.

 

동물들의 피땀 어린 노력 끝에 풍차 공사가 끝나지만 기쁨도 잠깐 인간들이 쳐들어와 풍차를 폭파한다. 또 동물들은 한 몸이 되어 승리했지만, 많은 동물들이 죽었고, 복서는 큰 부상을 당하고 뒷다리에는 총알이 박혔다. 복서는 다시 풍차를 세우기 위해 우직하게 일하다가 입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돼지들이 병원에 보낸다며 복서를 태운 마차에는 '말 도살업 및 아교 제조업'이라는 글자가 써 있었다. 친구들은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마차를 따라갔지만 소용없었다. 이후 복서가 모든 치료를 받았지만 숨을 거두었다는 발표가 전부였다. 여러 해가 흘렀다. 반란 이전의 옛날을 기억하는 동물은 거의 없었다. 풍차가 완성되고 농장은 부유해졌지만, 돼지들 외에 잘사는 동물은 없었다. 돼지들은 술을 마시고 두 발로 걷기까지 하고 카드놀이도 한다. 예전 군림하던 인간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돼지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었다.

 

소설 속 동물들은 이상적인 사회주의를 꿈꿨지만 결국 실패한, '러시아혁명'을 주도했던 이들과 자연스레 연결된다. 이를테면, 메이저는 마르크스, 나폴레옹은 스탈린, 스노볼은 트로츠키, 돼지들은 당 지도층, 복서는 노동자, 스퀼러는 언론이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시도한 온갖 투쟁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처음 비판했던 그 문제를 답습하는 권력의 모순이 한눈에 그려진다. 역사적 사건을 넘어 독재권력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이상과는 다르게 어떻게 타락하는지, 연민 가득한 시선으로 우화라는 효과적인 방식을 통해 보여주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