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mk.co.kr

2024년 05월 17일 금요일

교양·진학

교양·진학 입시·취업

워라밸 열풍, 임금 오르게 하는 영향이 있네

127

#유보임금 #한계생산물체감 #노동부가적 기술 진보
임금은 노동의 가격으로
수요·공급 조절하는 역할
얼마나 일하고 얼마나 쉴지
노동자 선택 따라 공급 결정
수요와 일치될 때 '균형임금'

사진설명

게티이미지뱅크

1.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

노동은 토지·자본과 함께 기업의 재화·서비스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생산요소로 노동시장에서 거래됩니다. 노동시장에서 기업은 수요자, 노동자(가계)는 공급자가 되고 기업은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며 이는 노동자의 소비 활동을 위한 경제적 토대가 됩니다.

노동시장에서 임금은 노동에 대한 가격으로 노동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합니다. 노동 공급은 노동자가 주어진 시간을 여가와 노동에 각각 어떻게 배분하는가 하는 선택의 결과로 정해집니다. 노동자가 주어진 시간을 여가에 많이 할애할수록 여가에서 얻는 효용의 총합은 증가하지만 임금 소득이 감소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여가를 무한정 늘리는 것은 최선이 될 수 없습니다. 반면 노동에 할애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임금 소득이 증가해 소비에서 얻는 효용의 총합이 커집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여가를 줄일 수밖에 없으므로 노동시간을 무한정 늘리는 일도 최선이 아닙니다. 따라서 노동자는 얼마나 일하고 얼마나 쉬는 것이 적정한지 하는 시간 배분 문제에 직면하고, 그 선택의 결과로 각 노동자의 노동 공급이 결정됩니다. 노동시장에서 관찰되는 노동 공급은 이러한 개별 노동자의 수많은 선택의 총합과 다름없습니다.

시간당 임금이 상승하면 여가를 누릴 때 포기해야 하는 대가가 커집니다. 이는 여가시간이 소비재보다 상대적으로 비싸진다는 의미로, 이때 노동자는 여가시간을 줄이고 노동시간을 늘리게 됩니다. 따라서 가로축을 노동시간, 세로축을 시간당 임금으로 하고 노동공급곡선을 그리면 우상향하는 형태가 나타납니다.

노동공급곡선 높이는 노동자가 노동시간을 1시간 늘릴 때 받고자 하는 시간당 임금의 하한, 즉 유보임금(reservation wage)을 의미합니다. 유보임금은 어떤 노동자가 여가를 포기한 대가로 보상받기를 원하는 최소 임금으로, 여가시간에 대한 심리적 가치에 해당합니다. 가령 시급이 9900원인 일자리 제안에 대해 유보임금이 시간당 9800원인 사람은 흔쾌히 수락할 것입니다. 하지만 유보임금이 시간당 1만원인 사람은 이 제안에 응하지 않을 것입니다. 공급곡선이 우상향하는 형태를 띤다는 것은 유보임금이 낮은 노동자부터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해 점차 유보임금이 높은 노동자가 뒤이어 노동시장에 참여하게 됨을 뜻합니다. 즉 유보임금이 높은 사람일수록 여가시간에 대한 심리적 가치가 크므로 이들을 노동시장으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시간당 임금을 더 많이 지급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는 노동과 여가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 변화가 노동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노동수요곡선 높이는 노동자 1명을 추가로 고용할 때 늘어나는 매출 증가액, 즉 노동의 한계생산물가치를 나타냅니다. 통상 고용인원이 늘어날수록 추가 인력이 매출액 증가에 기여하는 크기가 줄어드는데, 이를 한계생산물체감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나중에 고용된 인력일수록 생산성이 낮은 업무에 투입되는 경향이 높다는 점과 자본재를 공유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데서 오는 작업 혼잡도 증가 같은 비효율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는 노동수요곡선이 우하향하는 형태를 띤다는 것을 뜻합니다.

2. 노동시장 균형

노동시장 균형(노동시장 청산)은 노동 공급과 수요를 일치시키는 임금 수준에서 달성되며 이때 임금 수준을 균형임금이라고 합니다.

만약 임금 수준이 균형임금보다 높다면 노동의 초과공급이 발생해 임금이 하락하고 이에 따라 초과공급이 해소됩니다. 반면 임금 수준이 균형임금보다 낮다면 노동의 초과수요가 나타나 임금이 오르고 이에 따라 초과수요가 해소됩니다. 노동시장 균형에서 노동 공급은 유보임금이 균형임금 이하인 노동자에 의해 이뤄지므로 노동자는 균형임금과 유보임금 간 차이만큼 이익을 얻습니다. 또 고용은 노동의 한계생산물가치가 균형임금 이상인 경우에 한해 이뤄지므로 기업은 한계생산물가치와 균형임금 간 차이만큼 이익을 얻습니다. 이처럼 노동시장에서 노동자와 기업은 노동과 임금을 교환하고 이에 따라 각자 원하는 만큼 교환 이익을 얻습니다.



사진설명

3. 균형임금 변화

균형임금은 노동시장의 공급과 수요를 좌우하는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노동 공급은 여가와 노동에 대한 노동자의 시간 배분에 관여하는 경제·사회·문화적 요인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가령 '워라밸' 풍조 확산은 노동자의 유보임금을 높이므로 노동 공급을 줄입니다. 이때 노동공급곡선은 왼쪽(위쪽)으로 이동하고 이에 따라 균형임금이 상승하며 균형고용량이 감소합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도 노동 공급을 줄이는 요인으로, 균형임금 상승과 균형고용량 감소를 초래합니다. 한편 이민자 유입 증가는 노동 공급을 늘리므로 노동공급곡선을 오른쪽(아래쪽)으로 이동시키고 이에 따라 균형임금이 하락하고 균형고용량이 증가합니다.

한편 노동부가적 기술 진보는 노동의 한계생산물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기업의 노동 수요를 늘립니다. 이때 노동수요곡선은 오른쪽(위쪽)으로 이동하고 이에 따라 균형임금이 상승하고 균형고용량이 증가합니다. 또 교육 연수 증가나 교육 환경 개선처럼 노동력의 질을 높이는 변화나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경영 기법 도입도 노동의 한계생산물을 늘림으로써 노동 수요를 높이며 그에 따라 균형임금 상승 및 균형고용량 증가를 가져옵니다.



지붕이의 용어사전

■ 노동부가적 기술 진보

기술은 크게 노동력과 결합돼 생산 과정에 쓰이는 것, 자본재와 결합돼 생산 과정에 쓰이는 것으로 구분된다. 노동부가적 기술이란 생산 과정에서 노동력과 결합되는 성질을 지닌 기술로, 그 수준이 높을수록 동일한 노동력을 투입하더라도 산출물을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 따라서 노동부가적 기술 진보가 발생하면 노동의 한계생산물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기업은 노동 수요를 늘린다. 이때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상승한다.

 

[최봉제 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