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mk.co.kr
2025년 01월 20일 월요일
시장실패 해소 위해 부과되는 보조금은?
매경 경제경영연구소의 박사급 연구원들이 수험생들의 수능 국어 경제지문 독해 능력 향상을 위해 직접 문제를 내고 상세한 해설을 제공합니다.
[1-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시장경제의 이익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원하는 양의 재화와 서비스가 시장에 공급되고 이것이 각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으로 교환되는 데서 발생한다. 시장거래는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각각 극대화된 효용과 이윤을 가져다줌으로써 시장거래에 참여한 모두를 이롭게 하며 이를 통해 사회후생의 극대화를 달성하게 한다. 즉 소비자와 생산자 개개인이 사적 편익을 추구하는 행동이 사회적 편익의 극대화로 귀결되는 것이다. 후생경제학의 1정리로 알려진 이 명제는 시장에서 개인들 간 교환이 자원 배분의 효율성, 즉 공공의 선을 담보함을 뜻한다.
하지만 이와 같이 분권화된 개인들 간의 거래가 자원 배분의 효율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한 개인의 행동이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의 편익이나 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효과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 그중 하나다. 가령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 염려해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경우 독감 유행 가능성이 줄어 비접종자에게도 편익을 가져다준다. 예방접종이 타인을 위하고 걱정하는 애타심에 기초한 행동이 아닐지라도 의도치 않게 타인에게 편익을 줌으로써 개인적으로 사적 편익을 얻음은 물론, 외부 편익을 발생시켜 사회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 양봉업자가 정성스레 꿀벌을 치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이기심에서 비롯된 행위지만 인근 숲과 과수원에 있는 식물의 수분작용을 돕는 외부 편익을 동반한다. 이처럼 외부 편익을 발생시키는 외부효과를 긍정적 외부효과라고 하며 이 경우 사적 편익과 외부 편익을 합친 사회적 편익은 사적 편익보다 크다.
하지만 긍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키는 경제행위는 그것이 예방접종과 같은 소비 활동이든 양봉업 같은 생산 활동이든 관계없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에 비해 적게 발생한다. 이는 사적 편익을 얻기 위한 노력이나 비용은 개인에게 전적으로 귀속되는 반면 그 이익은 자신과 사회가 나눠 갖기 때문이다. 따라서 긍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키는 사람에게 온당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사회적으로 필요한 만큼 그 행위를 지속할 유인이 없다. 즉 시장에서 분권화된 의사결정 주체인 개개인의 이기적 동기에 의한 경제 활동 결과가 효율적 자원 배분에 실패하는 시장 실패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한편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워 자신은 사적 편익을 얻지만 외부비용을 발생시키는 것과 같은 부정적 외부효과도 있다. 공장에서 무단으로 오수를 방류하는 것은 생산 과정에서 외부비용을 발생시키는 사례다. 이와 같은 부정적 외부효과를 동반하는 경제 활동은 사회적으로 효율적인 수준에 비해 많이 발생한다. 이는 소비나 생산 활동을 통해 얻는 사적 편익은 개인에게 온전히 귀속되는 것에 비해 사적비용과 외부비용을 더한 사회적 비용은 개인과 사회가 분담하기 때문이다.
경제학자 아서 피구는 긍정적 외부효과의 경우 외부 편익만큼 보조금을 지급하고, 부정적 외부효과의 경우 외부 비용만큼 조세를 부과함으로써 이러한 종류의 시장 실패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요컨대 보조금을 통해 외부 편익을 사적 편익으로 인식시켜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개인의 행위를 장려하고, 조세를 통해 외부비용을 사적비용으로 인식시켜 사회적으로 해로운 개인의 행위를 억제하는 것이다. 이때 시장 실패를 해소하기 위해 부과되는 보조금이나 조세를 '피구세(Pigouvian tax)'라고 하며, 외부효과를 교정해 시장의 자원 배분 효율성을 회복시킨다는 점에서 교정세(corrective tax)로도 불린다.
1. 다음 중 위 글로부터 확인할 수 있는 사실로 가장 거리가 먼 것은?
(해설 및 정답)
이 문제는 제시된 글이 담고 있는 주요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지 묻고 있다.
①: 피구세는 외부효과를 교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의 자원배분 효율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마지막 문단에 언급돼 있다.
②: 후생경제학의 1정리의 함의는 '개개인에게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주는 경제 활동(사적 편익의 극대화)이 곧 사회적으로도 최선의 결과(공공의 선)를 낳는다'는 것으로 첫 번째 문단 말미에 나와 있다.
③: 제시된 글은 피구세의 목적과 의미에 대해서는 보기 ①의 해설처럼 언급하고 있으나 현실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는 다루고 있지 않다.
④: 소비 활동에서의 긍정적 외부효과의 사례로 두 번째 문단에서 예방접종이 언급돼 있다.
⑤: 마지막 문단의 첫 번째 문장에서 외부 비용만큼 피구세를 부과함으로써 외부효과를 교정할 수 있다고 언급돼 있다.
정답: ③
2. 위 글로부터 유추할 수 있는 내용으로 가장 거리가 먼 것은?
(해설 및 정답)
이 문제는 제시된 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 있다.
①: 코로나 백신 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정부 재원으로 백신을 대량 구매했기 때문이며, 이는 백신 접종률을 높일 때 수반되는 외부 편익을 누리기 위함이다. 백신 보급에 따른 사회적 면역체계 형성은 백신 소비에 따른 긍정적 외부효과의 사례에 해당한다.
②: 외부효과로 인한 시장 실패를 교정하기 위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수 있으므로 외부효과를 발생시키는 각종 경제 활동은 정부의 시장 개입 근거가 될 수 있다. 가령 현실에서 정부는 피구세를 부과하는 주체로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③: 유류세 항목에 포함된 환경세는 피구세의 사례로 볼 수 있다.
④: 첫 번째 문단 말미에 언급된 것처럼 외부효과를 비롯해 개인들 간 자유로운 시장거래에 장애가 되는 요인들이 없다면 개인의 이기심에 기초한 개인들 간 시장거래는 곧 공공의 선(사회적 편익의 극대화)으로 귀결된다.
⑤: 공공장소에서의 흡연 금지는 소비 활동에서 오는 부정적 외부효과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직접규제에 해당한다. 피구세는 외부효과를 발생시키는 개인으로 하여금 외부 편익이나 외부 비용을 각각 사적 편익이나 사적 비용으로 인식시켜 개인의 행동을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수준으로 조정하도록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것이지 특정 행동을 불법행위로 규정하는 직접 규제가 아니다.
정답: ⑤
3. 위 글을 바탕으로 아래 내용을 옳게 해석한 것으로 가장 거리가 먼 것은?
(해설 및 정답)
①: 교통서비스는 한정된 도로 자원을 공유하므로 한 사람의 이용이 다른 사람이 이용할 몫을 줄이게 된다. 또 버스와 자가용 운행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은 교통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다른 서울 시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므로 교통서비스 이용은 항상 외부효과를 동반한다고 볼 수 있다.
②: 대중교통 간 환승 시 적용받는 할인 혜택은 피구가 제안한 보조금으로 볼 수 있다.
③: 대중교통 간 환승 시 적용받는 할인 혜택은 보조금이며, 유류세에 포함된 환경세는 조세다. 두 가지는 모두 자가용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도록 유도해 도로 교통 혼잡도를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도록 사람들의 행동 유인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④: 제시된 글의 마지막 문단 첫 번째 문장에서 언급된 것처럼 적정 보조금 액수는 외부 편익의 크기만큼 지급되는 것이 적절하다. 따라서 버스운송업체에 지급되는 적정 보조금 액수는 버스 운행의 질적 향상뿐 아니라 대중교통 활성화 및 자가용 이용 감소에서 오는 외부 편익까지 고려해 산정해야 한다. 가령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따른 미세먼지 농도 하락과 교통체증 완화로 인한 외부 편익을 추가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⑤: 대중교통 이용을 적게 하고 자가용 이용을 많이 하는 사람은 서울시민의 공동 자산인 도로를 더 많이 점유하고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함으로써 외부 비용을 발생시켜 사회적 비용을 늘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답: ④
◆ 경제학 이론 공부
외부효과와 시장 실패
외부효과는 한 사람의 행동이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의 편익이나 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뜻한다. 소비나 생산 활동에서 사회에 의도치 않은 편익(외부 편익)이 발생하는 것을 긍정적 외부효과라고 하며 이때 '사회적 편익=사적 편익+외부 편익' 관계가 성립한다. 한편 소비나 생산 활동에서 사회에 의도치 않은 비용(외부비용)을 발생시키는 것을 부정적 외부효과라고 하며 이때 '사회적 비용=사적 비용+외부 비용' 관계가 성립한다. 긍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에 대해 별도의 보상(보조금)이 없다면 외부 편익을 개인이 편익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필요한 수준보다 그 행위가 적게 이뤄진다. 부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에 대해 별도의 처벌(조세)이 없다면 외부 비용을 개인이 비용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적정한 수준보다 그 행위가 많이 이뤄진다. 이처럼 외부효과가 발생하면 시장에서 개인들의 사익추구 행위가 사회적 편익의 극대화를 달성하지 못하는 시장 실패가 발생한다. 시장 실패를 교정하는 해법으로 아서 피구는 조세나 보조금 지급을, 로널드 코스는 소유권 획정을 통한 사적 거래를 제안했다.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