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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03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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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부는 편서풍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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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태양 복사 에너지는 서로 나란하게 지구에 입사되지만, 지구는 구형이기 때문에 저위도는 고위도보다 태양 복사 에너지를 더 수직에 가깝게 받는다. 이로 인해 단위면적당 단위시간에 더 많은 양의 태양 복사 에너지를 받게 된다. 여기서 발생하는 저위도와 고위도 간 에너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구에는 대기와 해수의 순환이 발생한다. 대기와 해수가 순환하며 저위도의 남는 에너지를 고위도로 수송하는 것이다. 온대 저기압과 열대 저기압, 해수의 표층 순환, 심층 순환, 뇌우 등 고교 교육과정에서 학습하는 대기 및 해수와 관련된 대부분의 내용이 이러한 대기와 해수 순환의 일환이다. 대기 대순환 또한 이의 일환으로 발생하는 전 지구적인 규모와 거대한 대기의 순환이다.
 
지구에서 대기 대순환은 [그림1]과 같은 모형과 유사하게 발생한다.
 
적도대에서 가열을 받아 상승한 공기는 위도 30도대까지 이동하다가 하강한 뒤 남북으로 흩어진다. 한편 극에서 냉각을 받아 하강한 공기는 위도 60도대까지 이동하다 저위도에서 기원한 공기와 만나 함께 상승한 뒤 남북으로 흩어진다. 그 결과 북반구와 남반구에 각각 3개의 순환 고리가 형성된다. 이 순환 고리를 '순환 세포'라고 하는데 각각의 순환 세포를 저위도부터 해들리 순환, 페렐 순환, 극 순환이라고 한다.
 
이때 각 순환 세포에서 지표 부근 공기의 흐름을 잘 관찰해보자. 북반구를 기준으로 해들리 순환의 지표 부근에서는 북풍 계열의 바람이, 페렐 순환의 지표 부근에서는 남풍 계열의 바람이, 극 순환의 지표 부근에서는 북풍 계열의 바람이 나타난다. 여기에 지구 자전에 의한 효과 '전항력'이 더해지면 북반구 기준으로 해들리 순환의 지표 부근에서는 북동풍 계열의 바람이, 페렐 순환의 지표 부근에서는 남서풍 계열의 바람이, 극 순환의 지표 부근에서는 북동풍 계열의 바람이 잘 부는 경향성이 나타난다.
 
이것이 각각 무역풍과 편서풍, 극동풍이다. 우리나라가 편서풍대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어려서부터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편서풍'의 정체가 바로 대기 대순환에 의해 나타나는 바람이다. 이때 '전항력'이 무엇인지 궁금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개념강의를 참고하도록 하고, '무역풍' '편서풍' '극동풍'에 집중하자.
 
이러한 대기 대순환을 배우고 나면 간혹 '그렇다면 저위도에서는 북동풍 계열의 바람만, 중위도에서는 남서풍 계열의 바람만, 고위도에서는 북동풍 계열의 바람만 나타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학생이 많다. 그러나 이는 오산이다. [그림2]는 북반구 중위도(위도 30~60°N)에서 1월의 지표 부근 바람의 평균 분포를 나타낸 것이다.
 
우리가 학습했던 대기 대순환에 의하면 북반구 중위도는 편서풍대에 해당하므로 남서풍 계열의 바람이 잘 나타나야 한다. [그림2]를 보면 확실히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남서풍 계열의 바람이 잘 나타남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남서풍 계열의 바람만 나타나는가? 그렇지 않다. 어디까지나 '평균적으로' 잘 나타나는 것이다.

바람을 일으키는 원인이 대기 대순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대기 대순환이 가장 거대한 규모의 대기 순환이기 때문에 거시적인 관점에서 평균적으로 보면 대기 대순환에 의한 바람의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나지만, 부분에 따라 다른 요인에 의해 대기 대순환 모형과 일치하지 않는 풍향이 나타날 수 있다. '무역풍' '편서풍' '극동풍'을 '평균풍'이라고도 한다.

한편 대기 대순환을 배우면 항상 붙는 조건이 있다. 바로 '실제 대기 대순환은 매우 복잡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위에서 학습한 대기 대순환은 어디까지나 단순화된 '모형'이다. 실제 대기 대순환은 매우 많은 요인이 작용해 훨씬 복잡한 형태를 띤다. 예컨대 [그림1]의 모형에서는 페렐 순환과 해들리 순환의 경계가 거의 위도와 나란하게 30도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표현되지만, 실제로는 경계와 위도와 나란하지 않고 구불구불하게 형성돼 있다. 경계가 나타나는 위치도 30도 '부근'일 뿐, 상황과 계절에 따라 그 경계의 위치가 시시각각 변한다.

따라서 [그림1]의 모형은 어디까지나 '단순화된 모형'임에 유의하고 각 순환의 경계가 적도와 위도 30도, 60도 '부근'일 뿐, 정확하게 해당 위도에서 나타나지 않을 수 있음에 유의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