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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9일 토요일

'첫문장'만 잘 들여다봐도 글의 흐름 보인다

주혜연 이투스 강사

입력 2024-07-12 11:18:00

첫사랑, 첫인상, 첫눈. 누군가와의 만남에서 나에 대한 첫인상을 남길 기회는 한 번뿐이듯, 독자에게 글에 대한 첫인상을 남길 기회도 한 번뿐이다. 따라서 작가는 고심 끝에 첫 문장을 고르기 마련이고, 독자는 첫 문장을 잘 들여다봄으로써 그 글에 대한 많은 단서를 얻을 수 있다. 과연 첫 문장에는 어떤 패턴과 비밀이 존재하는지 함께 알아보자.

 

 

1 '실수'를 지적하는 첫 문장

One of the common mistakes that employers make is looking at a team of employees as a homogeneous group that rises and falls together.

[2011학년도 고3 6월 모의평가]

> 고용주들이 범하는 가장 흔한 실수 중의 하나는 직원들을 함께 흥하고 함께 쇠퇴하는 하나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보는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를 지적하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글을 쓰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그 글의 주제는 지적된 실수와는 반대로 행동하는 것일 때가 많다. 위의 예문을 살펴보자. 첫 문장에서 고용주들이 흔히 범하는 실수가 직원들을 하나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보는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필자는 고용주가 직원을 하나의 집단이 아닌, 개인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 유추해 볼 수 있으며, 실제로 이 글의 주제도 그러했다.

 

 

2 '함정'을 경고하는 첫 문장
In our efforts to be the good child, the uncomplaining employee, or the cooperative patient, many of us fall into the trap of trying to please people by going along with whatever they want us to do.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 착한 자녀, 불평하지 않는 직원, 협조적인 환자가 되려고 노력할 때, 많은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했으면 하고 바라는 것에 무엇이든 동조함으로써 그들을 기쁘게 하려고 애쓰는 함정에 빠진다.

 

앞선 첫 문장의 패턴과 비슷한 맥락에서,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을 경고하며 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도 대체로 글의 주제는 필자가 경고한 함정과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위의 예문에서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하려고, 그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든 그에 동조하는 행동을 필자는 '함정'으로 보고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타인의 요구에 무조건 동조하지 말고, 하기 싫은 일에 대해서는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글의 주제라고 유추해 볼 수 있다.

 

 

3 '질문'이나 '문제'로 시작하는 첫 문장

Many parents do not understand why their teenagers occasionally behave in an irrational or dangerous way.

[2018학년도 고2 9월]

> 많은 부모들은 그들의 십대 아이들이 때때로 비합리적이거나 위험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문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질문을 던지며 시작하는 첫 문장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그럴 경우 대체로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것이 그 글의 주제이다. 위의 예시에서는 십대들이 때때로 위험하거나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를 도통 이해할 수 없다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이 지문의 주제였다. 즉, 그들의 뇌가 생물학적으로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4 '통념'으로 시작하는 첫 문장

Many people believe that they will be free of their anger if they express it, and that their tears will release their pain.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 많은 사람들은 분노를 표현하면 분노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며 눈물이 고통을 덜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통용되는 생각이지만 정확하지는 않은 '통념'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는 경우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이때 통념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이 글의 주제인 경우가 많으며, 통념과는 반대의 생각이 주제일 것이라 유추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글에서도 분노나 슬픔의 직접적인 표현이 그 감정을 덜어줄 것이라는 통념과는 달리, 오히려 분노나 슬픔을 강화한다는 것이 주제였다.

 

 

글을 써 본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첫 문장을 얼마나 고심하고, 또 고심해서 쓰는지. 시험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허겁지겁 다음 문장으로 달려가는 대신, 첫 문장을 조금만 더 주의 깊게 읽으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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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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