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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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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 구하기…내 성향 맞는 업종부터 찾아야

여행을 계획한다면 떠나기 전 다양한 여행지에 대해 많이 알아본다. 여행 시기나 여행 경비, 여행 일정 등 특징과 장단점을 파악해 나와 맞는 여행지를 고르게 된다. 여행지를 선택하면 여행지에 맞는 필요한 짐을 챙기고 준비한다. 취업을 여행에 비유하면 여행지를 선택하는 노력 이상으로 다양한 직무 중 나에게 맞는 직무를 찾는 노력과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기업은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본부·팀·파트)을 구성하고 단위 조직마다 다양한 임무와 업무 분장이 부여된다. 각각의 단위 조직에는 조직 임무를 수행할 다양한 직무가 존재한다. 해당 직무 담당자가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어떤 업무를 수행하는지, 직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지원 직무의 요구 역량과 지원자가 보유한 역량이 매치되어야만 취업이 쉬워진다.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과 자동차를 파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성향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무에 따라 요구하는 KSA(지식·기술·태도)가 상이하다. 지원한 직무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식(전공·자격증)과 기술(인턴·경력·경험)을 보유해야 하는지, 어떤 성향과 태도가 필요한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직무를 분석하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하면 첫째, NCS 국가직무능력표준 사이트를 통해 직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이 홈페이지에는 직무별로 요구되는 역량과 단위 능력이 상세히 설명돼 있다. 기업의 직무를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 등 세 분류로 나누어 각 직무의 능력 단위를 구분하고, 능력 단위별로 요구되는 지식과 기술, 태도를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둘째, 랜선 직무 설명회로 최근 기업들이 영상 시스템을 이용해 현직자에게서 직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코로나19를 뚫고 각 기업에서는 구직자에게 보다 자세한 취업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직무·채용설명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직무 담당자와 온라인 소그룹으로 멘토링도 진행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궁금한 사항을 질문할 수 있다.

셋째, 잡섀도잉(Job Shadowing·직업체험)을 통해 직무 경험을 할 수 있다. 잡섀도잉은 직장에서 직업인의 직무와 작업을 관찰하거나 현장 활동을 체험하며 직업에 관해 학습하는 활동이다.

미국에서는 직업체험을 통해 가능성을 탐색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대개 해당 기업 취업 희망자(대학생)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 자신이 관심 있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그림자(shadow)처럼 따라다니며 이론이 아닌 실제 체험을 통해 해당 직업을 이해하고 배우는 기회를 제공한다. 청년 구직자나 이직을 꿈꾸는 재직자에게도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지원 직무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결국 전공으로 귀결된다. 비록 수능 성적에 맞춰서 선택한 전공일지라도 지금부터 자신의 전공에 애정을 두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직무를 선택해 지원하는 것은 성공 확률이 희박하다. 기업 또한 채용 모집요강에서 직무별로 관련 학과를 명시하는 것이 그 이유다. 지원 직무가 전공과 관련성이 떨어진다면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활용하자. 복수전공과 부전공도 전공과 다름없는 중요한 역량이다. 공공기관 채용에서는 전공을 작성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학업 중 어떤 과목을 공부했고, 어떤 관련 교육을 이수했는지 구체적으로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업종 분석으로 진로 방향의 밑그림을 그리자. 자신의 역량을 분석하고 그 역량에 적합한 직무를 선택했다면 다음은 업종 선택이다. 업종별로 조직문화나 근무 형태, 사업장 입지 등 많은 부분이 차이가 난다. 따라서 자신의 성향과 적합한 업종 선택이 평생 직업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하겠다. 통상적으로 이직이나 전직을 하더라도 처음 선택한 업종의 동일 업종 내에서 동일한 직무로 경력 개발이 이루어지므로 업종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기업이 경력사원을 채용할 때 동종 업계 근무 경력을 요구하는 것도 그 이유다.

조선업에 지원한 엔지니어라면 당연히 거제 울산 목포 통영 등 해안도시에서 근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건설업에 지원한 공학도라면 일정한 근무지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국내외 어느 도시의 공사 현장이든 그곳이 사무실이고 일터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역시 지사가 있는 기관이면 순환근무는 당연하다. 업종별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간혹 서울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한다. 결혼과 문화생활을 위해서란다. 안타까운 이야기다. 답이 안 나온다.

업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산업별 통계 수치를 통해 업종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산업통계사이트를 참조해 보자.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들은 업종별 산업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그리고 조선협회 섬유산업연합회 등 사업주단체 사이트에도 업종별 현안이 자세히 나와 있다. 대기업 경제연구소 사이트에도 업종별 보고서가 많이 있다. 찾아보자.

산업에 대한 이해와 산업 분석을 통해 자신의 성향과 가장 적합한 업종을 선택해야 한다. 그 후 동일 업종에 속한 기업만을 대상으로 동일 직무로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는 것이 취업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본인이 관심 있는 업종을 정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지원자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면접장에서 면접관들이 다른 회사는 어디에 지원했는지 반드시 물어볼 것이다. 여기서 다른 업종의 기업을 이야기한다면 백전백패다. 지원자가 회사가 속한 업종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이 업종에 애정과 관심이 있는지 알고 싶어 물어보는 것이다. 보험 들기 식으로 이 업종, 저 업종 닥치는 대로 지원하는 지원자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해당 업종에 대한 이해와 관심, 애정이 있는 지원자를 선호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야만 무던히 꾸준하게 일하고 장기 근속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차연희 미래경력개발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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