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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20일 토요일

경제 공부 과학

한국에서 '식용' 남극 물고기 키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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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남극에 주로 서식하면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남극이빨고기'. 아래는 인천 LNG기지 전경. LNG를 이곳저곳에 보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냉열 에너지를 활용하면 남극 물고기 양식을 위한 해수를 공급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연합뉴스

남극 생물 가운데 크릴은 이미 건강보조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누군가 펭수나 뽀로로 이미지로 친숙한 펭귄을 그런 용도로 이용하겠다면 아마도 난리가 날 것이다.

그럼 남극 물고기는 먹거리로 어떨까?

앞선 글에서 언급했듯 남극 물고기는 남획된 탓에 어떤 물고기 종은 거의 전멸에 이를 정도로 심각하다. 남획의 타격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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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나마 크릴이나 남극이빨고기(메로)에 대해 남극조약에 기반을 둔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협약(CCAMLR·Convention on the Conservation of Antarctic Marine Living Resources)에 의해 어획량을 할당하고, 조업 구역을 배정하고, 지켜보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부족한 식량자원 문제는 앞으로도 인류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위협이다. 세계자원연구소는 2050년이면 세계 인구가 96억명에 이르고 필요한 식량은 2006년 대비 69% 증가할 것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부족한 식량을 메꾸는 데 남극 물고기를 포함한 해양 수산자원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개체 수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상업화를 허용한다면 미래 자원을 현재에 가져다 쓰고 마는 꼴이 될 수도 있기에 두렵다.

2020년 2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간한 '세계 수산양식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수산물 소비량(2013~2015년 기준)은 58.4㎏으로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1위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산물을 소비하는 우리로서는 연근해어업이나 원양어업을 통한 수산물 확보량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소식이 무겁게 다가온다.

수산물을 기르는 어업, 즉 수산양식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하는데, 남극 물고기 양식을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 몸에 좋다는 크릴을 먹고 사니 우리 몸에 안 좋을 리는 없다. 직접 영양성분을 분석해본 결과 건강에 이롭다는 불포화 지방산인 DHA와 EPA의 함량이 크릴보다도 높았다. 게다가 피부에 좋은 비타민A까지 많다.

남극 물고기를 직접 키워보면 어떨까?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가능하다.


"차가운 물에서 남극 물고기를 키우려면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진 않나요?"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물론 물을 냉각시키려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이미 만들어진 냉열(냉각된 에너지)이 아주 많아서 이를 활용해 물을 차갑게 만들 수 있다면 추가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도 남극 물고기를 키워낼 냉수를 얻을 수 있다.

발전소 터빈을 식히기 위해 사용된, 따듯해진 바닷물의 온배수열을 이용한 양식 방식은 도입된 지 꽤 시간이 지나 낯설지 않고 그 효과도 좋다고 한다.



맑은 날이면 나의 연구실 창밖으로 그리 멀지 않게 보이는 시설이 하나 있다. 얼핏 보면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를 닮은 인천 액화천연가스(LNG) 기지이다. 요즘 나는 LNG 기지를 보면서 남극 물고기 양식 실현의 꿈을 꾸고 있다. 우리나라는 LNG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 중 하나인데, 천연에너지 부족 국가의 설움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 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바다나 육지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는 운반을 위해선 용기에 담아야 하고, 이를 위해 액화(액체로 만듦)시키는 과정에서 압력을 가하면서 온도를 낮춰야 한다. 이렇게 액화시킨 천연가스가 바로 LNG다. 이렇게 가져와 저장해둔 천연가스는 영하 162도 초저온의 액체 상태인 것이다. 이 LNG를 여기저기 필요한 곳으로 배관망을 통해 보급하려면 다시 기체로 만들어주는 과정, 즉 기화를 시켜야 하는데, 이때 엄청난 양의 냉열(냉각된 에너지)이 발생한다. 이 열량이 자그마치 화력발전소 1기가 1년간 발전할 수 있는 양과 맞먹는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지 가히 상상이 가지 않는다. 버려질 운명의 폐열인 영하 162도의 초저온의 냉열을 저 풍부한 바닷물과 혼합하면 남극 물고기를 위한 차가운 해수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 최근 실제로 그 폐열을 이용해 대형 냉동시설단지(냉동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된다는 기사가 나왔다. 미래 자원이자 먹거리가 될 수 있는 남극 물고기를 우리 앞바다에서 키워내는 나의 꿈이 현실화되기를 바란다. 그때까지 나의 무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