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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2월 13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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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뜨거워지는데 … 지금은 빙하시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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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아는 선배에게서 문자가 왔다. "지금 빙하기라며?" 이어 곧 또 하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럼 지구온난화가 아닌 거 아니야?" 익숙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문자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내용이었고,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기후회의론자들이 자주 거론하는 이야기이기도 해서 그의 말에 대답하려다 말았다.

우리는 사실 '빙하기'가 아니라 '빙하시대'에 살고 있다. 빙하시대는 수백만 년 동안 극지방과 고산 지역에 빙하가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시기를 뜻한다. 오늘날 남극과 그린란드에는 거대한 빙하가 발달해 있고, 히말라야와 알프스 같은 고산지대에도 빙하가 존재하므로 우리는 빙하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날의 빙하시대는 약 260만년 전부터 시작한 것으로 이를 신생대 제4기 빙하시대라고 한다.

약 46억년의 지구 역사를 보면 극지방에 항상 빙하가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빙하가 없었던 시기가 더 많았다. 지구가 처음 형성된 원시 지구 시기에는 소행성 충돌과 화산활동으로 발생한 온실가스 농도 상승 등의 이유로 지구는 매우 뜨거운 상태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행성 충돌이 줄어들었고 오랜 시간에 걸쳐 지구는 서서히 냉각되었다. 그 후 지구 평균온도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다가 오늘날과 같은 기후 체계가 자리 잡게 되었다.

지구의 평균기온을 장기적으로 보면 현재는 극지방에 빙하가 있을 정도로 비교적 낮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사실만 놓고 보면 '지구온난화'라는 개념이 의문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남극 빙하에 기록된 지난 80만년 동안의 온도 변화를 보면 오늘날의 기후변화는 심상치 않다.

사진설명

 

빙하코어에서 물의 수소와 산소 동위원소비를 분석하면 눈이 내린 당시의 기온 변화를 추정할 수 있다. 물 분자(H2O)는 수소 원자(H)와 산소 원자(O)의 결합으로 형성된다. 같은 원자 번호를 가진 원소라도 질량수가 다를 수 있는데 이를 동위원소라고 한다. 쉽게 말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수소와 무거운 수소 또는 가벼운 산소와 무거운 산소로 나눌 수 있다.

이 물 동위원소비는 물순환 과정에서 변하게 된다. 저위도에서 증발한 수증기는 극지방까지 이동한다. 이동하는 동안 수증기는 구름의 형태를 거쳐 비나 눈으로 내리게 된다. 이때 무거운 원소가 가벼운 원소에 비해 더 쉽게 강수로 내리게 된다. 그 결과 극지방에 도달한 수증기에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원소가 남게 되고 이것이 눈으로 내려 빙하를 만든다. 빙하에 남아 있는 무거운 원소의 비율은 수증기가 거쳐온 지점들의 온도를 반영한다. 따라서 빙하의 수소와 산소 동위원소비를 분석하면 당시 눈이 내린 지역의 온도 변화를 추정할 수 있다.

남극 빙하를 이용해 복원한 물 동위원소비를 보면 지난 80만년 동안 상대적으로 추웠던 빙하기와 온화했던 간빙기가 약 10만년 주기로 반복되었다. 빙하기는 약 9만년으로 긴 반면 간빙기는 약 1만년으로 상대적으로 짧다.

오늘날 우리는 신생대 제4기 빙하시대에 속해 있다. 그중에서도 약 1만1700년 전에 시작된 상대적으로 온화한 간빙기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지구온난화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말이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 활동으로 인해 배출된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지구 평균기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에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혁명(1850~1900년) 이전에 비해 약 1.09도 상승했다. 과거의 기후변화는 자연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발생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기후변화는 인류 활동으로 인해 불과 몇 세기 만에 급격히 일어나고 있다. 이는 지구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자연적으로 돌아와야 할 빙하기를 인류가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 IPCC 6차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경우 2100년에는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지구 평균온도가 4.4도(3.3~5.7도 범위)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빙하기와 간빙기 간 온도 차이와 유사한 수준이다.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을 멈추려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인류 활동이 짧은 시간에 지구 평균온도를 빠르게 올렸듯이 그 상승을 멈추는 것도 노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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