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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5일 일요일
세포를 발견하게 해준 '최고의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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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5년 영국의 로버트 훅(1635~1703)은 자신이 만든 현미경으로 코르크 참나무의 겉껍질과 속껍질 사이에 있는 두꺼운 껍질 부위인 코르크를 얇게 썬 조각을 관찰하다가 벌집 모양의 구멍을 발견했다. 그는 자신이 관찰한 벌집 모양의 구멍이 수도원 내에 줄지어 늘어선 작은 방(cell)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이를 '세포(CELL)'라고 이름 붙였다. 이것이 최초의 세포 발견이었다. 사실 훅이 관찰한 것은 실제 살아 있는 세포 자체가 아니라 죽은 식물 세포의 세포벽이었다. 그 당시 현미경으로는 더 자세한 세포 구조를 관찰하기가 어려워 훅은 세포가 지니는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훅의 관찰 결과는 이후 여러 과학자가 세포를 연구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훅이 세포를 처음 발견한 이후 거의 2세기가 지난 후에야 비로소 생물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서 세포의 중요성이 알려지게 되었다. 1838년 독일의 슐라이덴은 식물 세포를 대상으로 연구하여 모든 식물이 세포로 구성돼 있다는 식물 세포설을 주장했다. 1839년 독일의 슈반은 동물 세포를 대상으로 연구하여 모든 동물이 세포로 구성돼 있다는 동물 세포설을 주장했다. 이어 슐라이덴과 슈반은 자신들의 연구를 토대로 '세포는 모든 생물의 구조적 단위일 뿐만 아니라 생명 활동이 일어나는 기능적 단위'라는 세포설을 발표했다. 이후 1858년 독일의 피르호가 여기에 '모든 세포는 세포로부터 만들어진다'는 이론을 추가함으로써 세포설이 확립되었다.
훅이 세포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현미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미경은 사람이 맨눈으로 볼 수 없었던 세포의 세계를 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해주었고, 전자 현미경은 세포 내의 미세 구조까지 관찰할 수 있게 해주었다. 현미경의 발달과 더불어 세포 연구에 쓰이는 각종 물리·화학적 연구 방법도 개발돼 이제는 세포의 미세 구조뿐만 아니라 그 기능까지도 상세히 밝혀지게 되었다.
현미경에는 크게 광학 현미경과 전자 현미경이 있다. 광학 현미경은 우리가 학교 실험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현미경을 말하는데, 이는 1590년 네덜란드의 얀선 부자에 의해 처음 발명됐다. 광학 현미경은 대물렌즈와 접안렌즈라는 두 종류를 이용하여 물체의 상을 확대하는데, 육안보다 해상력이 1000배나 높은 0.2㎛다.
해상력은 두 물체 또는 점이 서로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는 최단 거리를 말한다. 만일 두 점이 이 거리보다 가까이 있으면, 두 개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뭉쳐진 하나의 점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세포는 200㎜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맨눈으로 볼 수 없으며, 이때 현미경이 필요하다. 현미경을 이용하면 해상력이 높아져 세포의 형태는 물론 세포 내부 구조까지 볼 수 있다. 해상력은 시료에 방사되는 빛 또는 전자선의 파장에 의해서 결정된다.
광학 현미경은 가시광선을 광원으로 이용한다. 해상력에 한계가 있어서 세포, 핵, 인, 염색체, 엽록체 등 대략적인 구조를 관찰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세포의 미세 구조를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포의 미세 구조에 관한 연구는 1950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이뤄졌는데 이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은 전자 현미경의 등장이다. 전자 현미경은 1933년 독일의 루스카에 의해 발명됐다. 전자 현미경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훨씬 더 짧은 전자선을 이용하는 까닭에 그 해상력이 광학 현미경보다 뛰어나다. 루스카가 만든 최초의 전자 현미경은 최고 배율이 광학 현미경의 13~17배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후 개선을 거듭한 결과 오늘날의 전자 현미경은 최고 배율이 100만배에 달한다. 이에 따라 세포의 미세 구조는 물론 세포를 구성하는 분자 구조에 관한 연구까지도 가능해졌다.
전자 현미경에는 투과 전자 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과 주사 전자 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두 종류가 있다. 투과 전자 현미경은 광학 현미경과 그 원리가 비슷한데, 얇게 자른 표본에 금속을 입힌 후 전자선을 투과시켜 형광 스크린이나 필름 위에 상이 맺히도록 한다. 이것은 세포나 조직 단면을 관찰하는 데 주로 이용된다. 반면 주사 전자 현미경은 자르지 않은 표본의 표면을 금속 등으로 도금한 다음 전자선을 주사하여 표본의 표면에서 방출되는 2차 전자에 의해 상이 맺히도록 한다. 그 결과 입체적인 상, 즉 3차원적인 상이 맺히므로 세포나 조직의 입체 구조를 관찰하는 데 주로 이용한다. 주사 전자 현미경은 최대 배율이 수만 배 정도로 투과 전자 현미경보다 낮다는 것이 단점이다.
정답: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