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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4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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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 잘한줄 알았는데 답 틀려 … 단어 속뜻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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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지와 비슷하게 영어 지문을 잘 해석한 것 같은데 정답을 맞히지 못해 속상했던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한글 해석을 읽어도 도통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답답했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어휘력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그 단어의 의미 자체를 모르는 경우로 의미 암기를 통해 이 문제를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둘째는 단어의 의미를 외워서 알고 있지만, 내가 평소에 사용하지 않는 한자어 의미로 암기하여 그 속뜻이 해독되지 않는 경우다.

 

The term "butterfly collecting" could come to be used with the adjective "mere" to indicate a pursuit of secondary academic status. [2021년 고3 6월]

 

'나비 채집'이라는 용어는 '한낱(mere)'이라는 형용사와 사용되어 부차적인 학문적 지위의 추구를 나타낼 수 있었다.

 

이 기출 문항은 오답률이 상당히 높았다. 많은 수험생이 secondary라는 단어의 의미가 '부차적인'이라고 알고 있음에도 정답을 고르지 못했다. 그 이유는 '부차적인'이라는 한자어를 일상생활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그 의미를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secondary를 '부차적인'이라고 공부하는 대신 '다른 것보다 중요도가 낮은'이라는 뜻으로 쉽게 풀어서 기억하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부차적인 학문적 지위의 추구'라는 이해하기 힘든 해석 대신 '학문적 지위에서 그 중요도가 낮은'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을 테고, 정답을 한결 수월하게 선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단어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말 의미와 1대1로 매칭하여 단순 암기할 경우 글의 내용 이해에 어떤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는지 다른 사례도 살펴보자.

 

Like the syntax of written and spoken language, the syntax of film is an organic development, descriptive rather than prescriptive, and it has changed considerably over the years. [2020년 고3 9월]

 

문어와 구어의 문법처럼, 영화의 문법은 자연스럽게 성장한 것으로 규범적이지 않고 기술적이고, 여러 해에 걸쳐 상당히 변화했다.

 

'descriptive'의 의미를 '기술적인'이라고 암기한 수험생은 과학기술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descriptive는 '따라야 할 규칙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 현황을 충실히 보여주는'이라는 의미로 이해한다면 이 지문의 그 의미가 훨씬 쉽게 이해될 것이다.

 

모의고사에 자주 출제되고 있지만 수험생들이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는 못한 단어의 또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Living in the context of the screen might suggest false norms of desirable lifestyles full of friends and parties. [2023년 고3 7월]

 

화면의 맥락 안에서 사는 것은 친구들과 파티들로 가득 찬 바람직한 생활 방식이라는 잘못된 규범을 암시할지 모른다.

 

'규범'이라는 단어는 일상에서도 접할 수 있는 단어지만 막상 그 정의를 말해보라고 하면 쉽게 말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수많은 어휘가 지문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고 있다.

 

그렇다면 norm을 '어떠해야 한다는 기준, 따라야 할 규칙' 정도로 쉽게 바꾸어 다시 해당 문장을 읽어보자. "친구들과 파티들로 가득 찬 바람직한 생활 방식이라는 잘못된 규범"이라고 해석하는 것보다 "'친구와 파티로 가득한 게 멋진 생활 방식이야'라는 잘못된 기준"이라고 이해할 때 훨씬 더 빠르게 글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단어의 의미를 이렇게 제대로 짚고 넘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 수험생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시험에 자주 출제되지만 우리가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휘의 개수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기출 문항 31번 문제와 선택지 단어만 영영 사전을 통해 간단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번역가를 양성하기 위한 테스트가 아니다. 영어로 쓰인 텍스트를 읽고, 필요한 정보를 얼마나 잘 처리하여 필요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따라서 어려운 한자어가 가득한 해설지의 번역에 가까운 형태로 나의 해석을 수정하는 일은 성적 향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난해한 문장을 읽고, 내가 이해하기 편한 말, 평소 내가 사용하는 어휘로 단순화하여 이해하는 것이 문제 푸는 시간을 단축하고, 정답률을 높일 방법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