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아 인턴기자
입력 2026-01-12 09:01teen.mk.co.kr
2026년 02월 15일 일요일
Cover Story "고물가 시대 대응"…알뜰한 졸업식 풍경

졸업식 꽃다발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학생들(출처: 연합뉴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졸업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물은 꽃다발일 거예요. 해마다 졸업식이 열리는 이맘때면 꽃다발 주문이 늘고, 학교 앞에는 생화 판매대와 상인들이 늘어선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최근 졸업식 꽃다발을 준비하는 모습에 색다른 변화가 보여요.
졸업식 시즌은 한겨울과 겹치며 꽃값이 평소보다 높게 형성됩니다. 추운 날씨에 꽃을 재배하기 위해 난방 시스템을 가동해야 하고, 그에 따른 연료비 등 부가비용이 커지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꽃다발 가격은 전반적으로 크게 올라요. 현재 대학가 꽃다발 시세는 평균 3만~6만원 선이며, 표준 크기인 10호 꽃다발은 저렴해도 5만원대, 비싸면 10만원을 넘기기도 합니다.
이 같은 가격 부담 속에서 소비자들의 발길이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향하고 있어요.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엔 이미 사용한 졸업식 꽃다발을 되파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사진만 찍을 건데 굳이 비싸게 살 필요가 있을까?"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경기 불황과 맞물린 '꽃다발 중고 거래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는 모습이에요.
실제로 당근에서는 졸업식 꽃다발 판매 게시물은 물론 거래 완료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특히 오전에 졸업식을 마친 판매자가 오후 졸업식을 앞둔 구매자에게 꽃다발을 되파는 이른바 '꽃다발 릴레이'가 활발해요. 거래 가격은 평균 1만~2만원 선으로, 구매자는 부담을 줄이고 판매자는 수익을 얻는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경기 불황과 더불어 생화가 쉽게 시든다는 점도 중고 거래의 주된 이유예요. 도매시장에서 직접 꽃을 사 DIY(Do It Yourself) 꽃다발을 만들기도 하고, 생화 대신 다른 선물을 선택하기도 해요. 인형으로 가득 채운 '인형다발', 시들지 않는 '비누 꽃', 풍선 다발 등이 대표적입니다. 단 한 번뿐인 졸업식에 나만의 의미를 담으면서 보관이 쉽고 오래 남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거예요.
꽃을 파는 상인들의 입장은 어떨까요. 졸업식과 입학식 시즌은 화훼업계의 '대목'인 만큼 꽃다발 중고 거래가 확산되면 화훼산업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꽃다발을 대체하거나 공유하는 문화는 기후문제, 인건비 상승 등 사회·경제적 요인이 일상의 문화까지 바꿔놓는 사례일 텐데요. 단순한 선물 트렌드를 넘어 소비 방식과 가치관의 이동을 보여주는 흐름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꽃다발 중고 거래가 새로운 '뉴노멀'로 자리 잡게 될까요? 아니면 가격 안정과 함께 전통적인 꽃다발 문화가 다시 찾아들게 될까요?
윤성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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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꽃다발 가격 확 치솟아
표준 크기가 10만원 넘기도
사진만 찍고 중고거래 활발
화훼 도매시장에서 꽃 사서
직접 꾸미는 사람들도 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