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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0일 토요일

코코아값 오르내려도…초콜릿값 그대로인 이유

김주원 인턴기자

입력 2026-09-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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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허쉬 공식 홈페이지

 

여러분들의 '최애' 초콜릿은 무엇인가요? 편의점에 가면 늘 비슷한 가격표를 단 채 진열된 초콜릿을 볼 수 있죠. 그런데 사실 이 초콜릿의 재료인 코코아 가격은 지난 몇 년간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요동쳤습니다. 어떤 해에는 가격이 두 배 넘게 뛰기도 했죠. 원재료 가격은 요란하게 오르내리는데, 초콜릿 가격은 왜 코코아 가격만큼 빠르게 오르내리지 않을까요?

 

그 답은 기업들의 치밀한 '가격 관리' 전략에 있습니다. 바로 세계적인 초콜릿 기업, 더허쉬컴퍼니(The Hershey Company) 이야기입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허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초콜릿을 비롯해 사탕과 스낵 등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를 직접 재배하는 대신 세계 여러 산지에서 코코아 원료를 조달해 가공하고 이를 초콜릿과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합니다. 따라서 코코아 가격이 오르면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코코아 가격은 변동성이 매우 큰 원재료로 꼽힙니다. 허쉬가 사업보고서에서 밝힌 코코아 선물의 2024년 연평균 가격은 파운드당 3.45달러로, 2023년 1.49달러보다 약 131.5% 올랐습니다. 2024년에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등 주요 생산지의 악천후와 작물병, 낮은 재고 등이 겹치면서 코코아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코코아 가격은 2024년 말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2025년 들어서는 공급 개선과 높은 가격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가 나타나는 등 변동성이 심했습니다.

 

그렇다면 허쉬는 코코아 가격이 상승할 때마다 그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허쉬는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르내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과 선매입을 활용합니다. 앞으로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는 가격을 미리 정해두는 계약을 맺는 것이죠. 허쉬는 코코아뿐 아니라 설탕·옥수수·유제품·밀 등 주요 원재료 가격도 일반적으로 3~24개월 앞서 미리 고정해둔다고 설명합니다.

 

선물과 옵션, 이름은 낯설어도 알고 보면 어렵지 않은 개념입니다. 선물은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한 조건으로 사고팔겠다'는 의무가 있는 계약입니다. 반면 옵션은 특정 가격에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사는 계약입니다. 따라서 옵션을 가진 사람은 시장 상황이 불리하면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어 코코아 가격이 앞으로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기업은 미리 정해둔 가격에 코코아를 살 수 있는 계약을 맺어둘 수 있습니다. 이후 실제 코코아 가격이 올라도 계약서에 적힌 가격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이죠.

 

실제로 허쉬의 2024년 실적에서 이런 효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허쉬는 2024년 상품 가격 변동에 대비한 거래를 통해 약 5억6300만달러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코코아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미리 준비해둔 거래 덕분에 그 부담을 일부 덜어낸 셈이죠. 허쉬는 그 덕에 2024년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간 전체 비용도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코코아 가격이 뚝 떨어지면 초콜릿 가격도 곧바로 따라 내려갈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허쉬는 원재료 가격 위험을 몇 달 전부터 미리 관리하기 때문에 오늘 시장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가격과 허쉬가 실제로 부담하는 원재료 비용은 다를 수 있습니다. 미리 대비해두는 시점과 실제로 원재료를 구매하는 시점이 다르다 보니 코코아의 시장가격과 허쉬의 평균 원재료 비용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실제로 2024년의 기록적인 코코아 가격 상승은 이렇게 미리 대비해두는 방법만으로는 모두 막기 어려웠습니다. 허쉬는 2025년 초부터 코코아 가격 상승이 실적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고, 실제로 높은 코코아 비용이 이어지자 가격 인상을 추진했습니다.

 

이렇게 미리 대비하는 방법만으로는 코코아 가격 변동의 위험을 다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허쉬는 초콜릿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도 펼치고 있습니다. 2023년엔 팝콘 브랜드 '스키니팝'을 만드는 위버팝콘의 공장 설비를, 2024년엔 사워캔디 브랜드 '사워스트립스'를, 2025년 11월에는 유기농 팝콘·스낵 브랜드 '르저이블'을 잇달아 인수했습니다.

 

코코아 가격이 요동쳐도 회사 전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셈이죠. 스티브 보스퀼 허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코코아 하나에 사업 전체를 걸어두지 않겠다"며 "매출 성장·생산성 향상 등 다른 방법으로도 이익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달콤한 초콜릿 가격 뒤에는 미래의 코코아 가격을 어떻게 방어할지, 어떤 원재료를 얼마나 앞서 파생상품 계약으로 묶어둘지 등 끊임없이 고민한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익숙한 가격표의 초콜릿 하나를 집어 드는 순간에도 기업들은 그 뒤에서 이러한 경제적 위험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셈입니다. 

 김주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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