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예별 인턴기자
입력 2026-01-19 09:06teen.mk.co.kr
2026년 03월 10일 화요일

FQ를 진단하는 학생 (출처: 파이낸셜 빌리지 제공)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어?"라는 물음에 "돈 많은 백수요" "건물주요"라고 장난스레 답하곤 하죠. 누구나 부자를 꿈꾸지만 지갑 속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불려야 하는지 배울 기회는 많지 않아요. 막연한 상상을 현실적인 계획으로 바꿔주는 곳이 있습니다. 직접 최고경영자(CEO)가 되어 회사를 경영하고 투자를 경험해보는 '파이낸셜 빌리지'입니다. 딱딱한 교과서 대신 태블릿으로 게임하듯 경제를 배우는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 금융투자체험관의 파이낸셜 빌리지를 기자가 직접 다녀왔어요.
가장 먼저 '금융지능지수(FQ)'를 확인해봤어요. 우리가 흔히 아는 IQ가 지적 능력을 뜻한다면, FQ는 금융에 대한 이해력과 돈을 관리하는 능력을 의미하는 금융 지능을 말해요. 우리나라 청소년 금융 지능 성적은 어떨까요? 2023년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 고등학생의 금융 이해력은 평균 46.8점으로 10년 전보다 오히려 뒷걸음질 쳐 불합격 수준이라고 해요.
학교에서 금융을 배울 기회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외부 교육마저 끊겼고, 기초지식 없이 친구 따라 주식이나 코인에 뛰어드는 '묻지 마 투자'가 늘어난 것도 오히려 독이 되었다고 해요.

‘CEO 경영수업'을 체험하는 학생 (출처: 파이낸셜 빌리지 제공)
과연 내 금융 지능은 안전할지 궁금증을 안고 '나의 미래 인생 설계' 코너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대형 스크린 앞에 서자 20대의 취업과 결혼부터 30대의 육아와 내 집 마련, 은퇴 후 노후 생활까지 인생의 주요 이벤트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죠.
'연봉 빵빵하게 받을 테니 노후에도 문제없겠지'라고 생각하며 자신 있게 20대 후반 결혼, 자녀 1명, 아파트 마련 등 남들 다 하는 평범한 삶을 선택했지만 결과 화면을 본 순간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시뻘겋게 '-17억6141만원'이라고 적혀 있었거든요. 평생 벌 돈보다 쓰고 싶은 돈이 훨씬 많다는 냉혹한 현실이었죠. 월급만 꼬박꼬박 모아서는 길어진 노후를 보내기 벅차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꼈답니다.
파이낸셜 빌리지가 "이제는 저축의 시대를 넘은 투자의 시대"라고 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어요. 은행 이자가 높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금리가 낮고 수명은 길어진 '100세 시대'니까요.
체험관에서 제시한 해법은 바로 '저축·투자수익'이었어요. 기존 소득에 적절한 금융 투자를 더하자 수익이 수익을 낳는 '복리효과'가 더해지고 월급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던 자산의 빈틈이 메워졌습니다.
투자가 도박처럼 위험하진 않을까요? 이런 걱정에 대해 파이낸셜 빌리지는 투자를 '농사'에 빗대어 대답해요. 농부가 좋은 땅에 씨앗을 심고 정성껏 가꿔 수확하듯 기업의 가치를 분석하고 성장을 기다려 열매를 나누는 과정이라는 것이죠. 반면 짧은 기간에 큰돈을 벌기 위해 운에 기대는 '투기'는 명확히 구분하고 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렇다면 투자 농사에서 '씨앗'이 되는 기업은 어떻게 운영될까요? 건강한 투자를 하려면 먼저 기업의 생리를 알아야 하는 법이죠. 미래 설계를 마친 뒤엔 'CEO 경영수업' 코너로 이동해 직접 사장님이 되어봤어요. 평소 관심 있던 요식업을 아이템으로 정하고 멋진 로고도 만들었어요.
하지만 회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자본금이 필요했어요. 투자자에게 우리 회사의 미래 가치를 설명하고 투자받는 대신 회사의 소유권을 나타내는 증서인 주식을 나눠주며 '주식'의 개념 배웠죠.
회사가 쑥쑥 성장하면 더 큰 무대인 '주식 시장(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어요. 5000원이었던 주식이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10만원까지 뛰는 과정을 지켜보며 기업 경영과 주식 가치의 연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죠. 주식이 단순한 종잇조각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을 공유하는 권리'임을 깨달았어요.
이 밖에도 대공황부터 코로나19까지 금융 역사를 뒤흔든 6가지 역사적 사건을 배우고 고객의 돈을 불려주는 '펀드매니저', 시장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등 다양한 금융 진로도 알아볼 수 있었어요.
체험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머릿속에 있던 '투자는 어른이나 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 운에 맡기는 게 아니라 내 삶을 단단하게 지키기 위한 '기초체력'임을 알게 되었죠.
긴 겨울방학, 스마트폰 게임 레벨만 올리고 있나요? 이번 겨울엔 내 인생의 레벨을 올려줄 '금융 체험'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직접 만지고 느끼는 사이에 여러분의 '경제 근육'도 몰라보게 단단해질 거예요.
방예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