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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힙하다˝… Z세대 텍스트힙 열풍

박세윤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입력 2024-10-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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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보는 것보다
책 읽는게 더 트렌디"
북스타그램 SNS서 유행
서울야외도서관 핫플로
노벨상 '한강앓이' 겹쳐

 

광화문광장 야외도서관.

광화문광장 야외도서관.

"휴대폰을 보는 것보다 책을 보는 게 훨씬 힙하고 트렌디한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 미디어(SNS)에서 '책스타그램'이나 '북스타그램'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책 속 인상 깊은 구절을 찍은 사진이나 필사 노트, 자신이 읽은 인생 책들을 소개하는 게시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Z세대 사이에서 인쇄된 활자를 읽는 행위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책 읽는 모습을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어 관심이 주목됩니다. 텍스트힙(Text Hip)은 '글자'를 뜻하는 'Text'와 '멋있다'는 의미의 'Hip'을 결합한 신조어로, 독서를 멋지고 개성 넘치는 활동으로 인식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Z세대는 단순히 책 읽기를 넘어 자신이 읽은 책 내용이나 책을 읽는 자신의 모습을 공유하는 데도 열정을 보입니다.

10·20대 젊은층의 독서 트렌드는 여러 통계치를 통해 확인됩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3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20대 독서율은 74.5%로 성인 평균 독서율인 43%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예스24의 통계에 따르면 10대의 도서 구매량은 5년 연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1~6월) 10대의 도서 구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3% 증가했습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이 운영하는 서점. 매경DB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이 운영하는 서점. 매경DB


최근에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서 유명인들이 책을 추천하면서 독서 트렌드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데요. 걸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이 유튜브에서 추천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업로드 직후 교보문고에서 전월 대비 2배 이상의 판매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뉴진스의 민지가 뮤직비디오 '버블검'에서 읽었던 '순수의 시대', BTS의 RM이 읽은 '다시, 그림이다' 역시 큰 화제가 되어 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독서 열풍을 디지털 피로감을 해소하려는 '디지털 디톡스'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를 '독파민'이라고도 부르는데, 독파민은 독서와 도파민의 합성어로 디지털 콘텐츠 대신 책을 읽으며 느끼는 즐거움에서 새로운 만족감을 찾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디지털 치매 및 디지털 디톡스 관련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9.5%가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기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독서를 선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22년부터 도심 속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울야외도서관'을 서울광장, 청계천, 광화문광장에서 상시 운영 중인데요. 이 공간에서는 누구나 예약 없이 서가의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찾는 명소가 되어 9월까지 서울야외도서관을 이용한 사람은 18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책을 읽으며 숙박할 수 있는 '북스테이', 주인만의 독특한 취향으로 꾸며진 독립서점 등 단순히 독서를 넘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들도 생겨나면서 젊은 세대에게 독서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최근 소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을 집필한 한국 작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깜짝 수상하면서 독서 열풍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한강의 저서는 노벨상 수상 발표 후 하루도 안 돼 30만부 이상 판매되었고, 베스트셀러 상위 10위가 모두 한강의 작품으로 채워졌습니다. 서점가는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고, 젊은 세대들의 독서 열풍은 한층 더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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