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입력 2024-11-22 10:30teen.mk.co.kr
2024년 12월 15일 일요일
최근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대입 제도, 학제 개편 등의 방향성을 담은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9월 학기제 도입을 주요 과제로 논의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국교위 관계자는 "9월 학기제는 아직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학기제 개편을 두고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9월 학기제가 도입되면 여름방학이 길어져 학생들에게 휴식과 경험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현행 학기제가 이미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만큼, 이를 개편할 경우 수능을 포함한 대입 일정과 공무원 시험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길어진 여름방학, 경험의 기회
9월 학기제가 도입되면 여름방학이 길어지게 되어 학생들에게 휴식의 시간과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9월 학기제를 택한 국가들은 대부분 방학 기간이 한국보다 깁니다. 한국의 여름방학 기간은 4주가 채 안 되지만, 다른 국가들의 여름방학은 보통 2~3개월로 길고 겨울방학이 1~2주로 짧습니다. 현행 학기제에서는 긴 학기에 비해 짧은 방학으로 학생들의 학교 생활에서 오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긴 여름방학은 학생들이 학업에서 벗어나 재충전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는 학업 성취도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학생들이 방학 동안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기 중에는 하지 못했던 봉사활동, 해외 여행 등 다양한 교외 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는 학생들의 식견을 넓혀줍니다.
▷외국 대학과 협력·교류에 도움
우리나라와 일본, 호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9월에 학기가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학사 일정을 도입하면 외국 대학과의 협력이나 학생·교직원 교류 강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9월 학기제를 도입하면 유학생, 교환학생들이 국내외에서 학업을 이어가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입니다. 현재는 해외 대학 유학생들 대부분이 2월에 졸업한 후 9월 초 입학 전까지 6개월 이상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한국 인재들의 해외 진출에 기여하고 한국의 대학 역시 능력 있는 외국 학생들을 유치하는 데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취업·채용 등 전반적 혼란
9월 학기제로의 개편은 현재의 3월 학기제가 이미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점을 감안할 때,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부담을 초래할 우려가 큽니다. 3월 학기제는 이미 반 세기 이상 이어져 오면서 교육 체계뿐 아니라 입시 일정, 공무원 시험, 교사 임용 일정 등 다양한 국가 시스템에 맞춰 자리 잡았습니다. 이를 9월로 변경하면 교육뿐만 아니라 취업, 채용 등 일정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학기제 전환은 입시를 앞둔 고3 학생들에게 큰 부담을 안기게 됩니다. 입시 일정이 혼란스러워지면 시험 준비 시기가 바뀌고, 학습 계획이 꼬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 교육기관에 큰 혼란과 경제적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학기제 변화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정한 교육적·사회적 이익을 가져올지 면밀한 검토와 숙고가 필요합니다.
▷입학 연령 어려져 교육 불균형
9월 학기제를 도입하게 되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이 기존보다 약 6개월 어려지게 됩니다. 이른 초등학교의 입학은 가정 내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기 아이들은 6개월만 차이가 나도 학습 능력과 신체 발달에 큰 격차를 보이기 때문에 집단 생활 적응이나 학업 성취도 면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비중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교실에서 동일한 학습 자료와 과제를 제공받아도 어린 학생들은 학습 내용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거나 또래보다 뒤처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로 인해 학습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자연스럽게 학습 동기가 저하되고 자존감도 낮아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