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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0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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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구제 … 빈티지에 꽂힌 10대

2024년 09월 27일 목록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온 동네 중고거래 플랫폼을 다 뒤져서 2002년식 디지털 카메라를 구했어요. 지금 갖고 있는 휴대폰 카메라 화질이 훨씬 좋은 편이지만 구형 카메라 사진에만 담기는 몽글몽글하고 빈티지한 느낌이 있거든요."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디지털 카메라가 요즘 10·20대 사이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화질이 낮고 빛 번짐 현상 때문에 흐릿하게 나오는 사진이 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하고 함께 자라온 세대에게 색다른 매력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서울 동묘 앞 구제시장에서는 빈티지 제품을 둘러보는 청소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동묘 구제숍 방문' '동묘에서 예쁜 옷 건지기' 같은 후기가 넘쳐납니다.

과거 동묘는 노인들이 주로 찾는 장소였지만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선 '저렴한 가격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빈티지 제품을 발굴할 수 있는 보물섬'으로 통합니다. 빈티지 의류뿐만 아니라 필름 카메라, 카세트테이프, 옛날 텔레비전, LP판 등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물건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노스탤지어(nostalgia·향수)가 Z세대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노스탤지어란 지나간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뜻합니다. 특이한 것은 과거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젊은 세대가 앞장서서 빈티지나 뉴트로(New+Retro) 같은 유행을 이끌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시간이 흘러도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아이템들에 매력을 느낍니다.

 

Z세대의 놀이터로 뜨는 동묘.  매경DB

Z세대의 놀이터로 뜨는 동묘. 매경DB

 

Z세대가 이끄는 노스탤지어 트렌드는 전 세계적으로 관찰됩니다. 2000년대 감성과 Y2K 패션이 유행하면서 '노스탤지어 경제'라는 단어까지 탄생했습니다.

최근 미국, 영국 등 10·20대 사이에서 '덤폰(Dumb Phone)'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반대인 멍청이폰을 뜻하는 덤폰은 전화, 문자 메시지에 위치정보시스템(GPS), 음악 재생 등 기본 기능만 갖춘 구형 피처폰을 뜻합니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만 280만대 이상의 피처폰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노키아 피처폰을 생산하는 HMD글로벌은 최근 수요 증가에 발맞춰 기존에 단종됐던 모델을 재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카메라 기업(니콘·소니·캐논 등) 모임인 카메라영상기기공업회(CIPA)의 지난 20년간 디지털 카메라 판매액을 분석해보면 최근 3년 새 판매금액 증가가 눈에 띕니다. 2008년 2조1640억엔으로 정점을 찍었던 판매액은 2020년 4201억엔까지 곤두박질쳤지만 3년 전인 2021년부터 증가세입니다. 2021년에는 16.4%, 2022년에는 39.3%, 2023년에는 4.9% 판매액이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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