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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6일 목요일

플랫폼 문 닫자 '내돈내산' 웹툰 소장권 사라져

방예별 인턴기자

입력 2026-03-0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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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최근 중소 웹툰 플랫폼 A사가 갑자기 서비스를 끝내는 일이 있었어요. 서비스 종료 후 기존 소장권은 플랫폼과 함께 사라져 이용자의 공분을 샀죠. 도대체 무슨 일 일까요?

 

종이책이라면 동네 서점이 문을 닫아도 내 책장에 꽂힌 책은 그대로 남아요. 하지만 디지털 서재는 다르죠. 플랫폼이 문을 닫으면 내가 산 책도 함께 사라져요. A사를 이용하던 피해자 A씨는 "영구적이라고 생각하죠. 계정 아이디를 잃어버리지 않는 한"이라며 자책했죠.

 

우리는 왜 소장권이 영원하다고 믿을까요? 국회입법조사처는 '이슈와 논점 제2334'에서 "기업이 상품을 팔 때 쓰는 '소장'이라는 단어는 소비자가 콘텐츠를 영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고 지적했어요. 법적인 문제도 있어요. 국회입법조사처는 "민법상 물건은 유체물이어야 소유권이 인정된다""디지털 콘텐츠는 물건이 아니므로 소유권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어요. 유체물이란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는 대상을 말해요. 이 때문에 디지털 소장권은 플랫폼에 접속해 화면을 띄울 수 있는 권리인 '라이선스'에 불과한 거죠.

 

소유권 문제는 과거 전자책 시장부터 이어졌어요. 만화가협회의 '2025 열린 만화포럼 대담집'에서 이재민 만화문화연구소장은 예전에 전자책도 '99년 대여' 같은 방식을 쓰면서 문제가 됐다며 "웹툰도 유료 판매를 시작하면서 전자책 시장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 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직접 파일을 다운로드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는 이 방법도 정답이 아니라고 말해요. 웹툰을 함부로 복사해서 퍼뜨리는 행동을 막기 위해 디지털 자물쇠 기술인 'DRM'을 걸어두거든요. 이 자물쇠를 열고 만화를 보려면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면서 계속 인증을 해줘야 해요. 이재민 소장은 좌담회에서 DRM 방식을 쓰면 플랫폼이 사라질 때 인증이 안 돼서 작품을 볼 수 없다고 설명했어요.

 

대기업이 운영하는 플랫폼은 안전할까요? 플랫폼에 가입할 때 동의하는 이용약관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아요. 네이버 웹툰 이용약관 제24조를 보면 유료 서비스 사용 기간은 따로 표시가 없는 한 거래일로부터 1년이라고 적혀 있어요. 서비스 종료 환급 기준도 1년을 기준으로 이루어지죠.

 

만약 플랫폼이 문을 닫더라도 서재를 다른 플랫폼에 안전하게 옮겨준다면 독자는 구매한 작품을 계속 볼 수 있어요. 하지만 대형 플랫폼 이용 약관 중에 서비스 종료에 관한 이관 조항은 찾아보기 어려워요. 김성주 변호사는 이번 A사 사건을 두고 "해지 통보만 하고 손을 놔버린 셈"이라며 "서비스 종료 시에 그 작품을 좋아했고 소장하고 싶었던 독자들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어요.

 

해외에서는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법을 만들고 있어요.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25년부터 디지털 상품에 진짜 소유권이 없으면 '구매(Buy)'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게 규제하는 법안인 'AB 2426'을 도입했어요. 기업은 디지털 소장권처럼 소유권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 라이선스 획득처럼 솔직한 이름을 붙여야 하죠.

 

우리가 매일 즐겨보는 웹툰의 편리함 뒤에는 약관의 그림자가 숨어 있어요. 여러분의 디지털 서재 주인은 과연 여러분인가요 플랫폼인가요? 

방예별 인턴기자

 

 

디지털 서재의 명암

디지털 소장권은 '라이선스'

물건처럼 소유권 인정 안돼

PC에 파일 다운로드해도

플랫폼 종료땐 인증 막아버려

쉽게 즐겨보는 디지털 서재

소비자 보호 장치 따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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