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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10일 화요일

˝데이터=돈이죠˝ 10대에 공들이는 핀테크

방예별 인턴기자

입력 2026-02-0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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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sk 생성

(Whisk 생성)

 

"송금 수수료 평생 무료", "친구 초대 시 현금 지급".

 

핀테크 앱들의 10대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요. 기업이 지갑 얇은 청소년에게 공들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달콤한 제안 뒤에 숨어 있는 기업의 치밀한 계산을 알아봐요.

 

우선 드러나는 이유는 '가성비'입니다. 이미 사용하는 은행이 있는 성인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백화점 상품권 같은 비싼 미끼가 필요하죠. 반면 트렌드에 민감한 10대 고객은 귀여운 이모티콘이나 소소한 이벤트에도 쉽게 반응합니다. 적은 비용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으니 기업에는 이보다 쉬운 대상도 없죠.

 

하지만 기업이 노리는 한 방은 따로 있어요. 바로 한번 들어온 고객을 가두는 '록인 효과(Lock-in Effect)'입니다. 이벤트로 가볍게 맺은 인연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져요. 앱이 불편해도 바꾸기 귀찮아 그냥 둔 경험 다들 있으시죠? 나이스디앤알에 따르면 어른들이 주 거래 은행을 바꾸지 않는 이유 1위는 혜택이 아닌 '익숙함'입니다. 즉 지금 여러분 손에 쥐인 용돈 관리용 체크카드가 훗날 월급에 대출까지 수십 년간 묶어둘 단단한 자물쇠인 셈이죠.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결제하고 PC방에 가는 기록들도 기업엔 보물입니다. '데이터'가 돈이 되는 세상이니까요. 소비 기록을 분석해 취향을 정조준하는 '타깃 광고'가 대표적이에요. 식당 문을 나서자마자 바로 옆 카페의 할인 쿠폰을 띄워주는 식이죠. 이런 맞춤형 광고는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 일반 광고보다 단가가 훨씬 비쌉니다. 구글의 실험에 따르면 일반 광고는 맞춤형 광고에 비해 수익이 평균 52%나 낮다고 해요. 여러분의 '취향 데이터'가 빠지면 기업의 수입이 반 토막 난다는 뜻이죠. 겉으로는 공짜처럼 보이지만 앱을 쓸 때마다 '나의 생활 방식과 돈 쓰는 습관'이라는 값을 치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과 다름없어요.

 

혹시 앱으로 결제할 때 돈을 쓴다는 느낌보다 게임 아이템을 사용하는 기분이 든 적 있나요? 핀테크 앱에서는 결제할 때마다 포인트 상자가 열리고 캐릭터 레벨이 오릅니다. 이처럼 금융에 게임 요소를 섞어 동기를 부여하는 기법을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라고 불러요.실제로 토스의 청소년 모의 주식 투자 이용자는 76만명을 넘겼어요. 최애 가수를 응원하며 돈을 모으는 '덕질 저금통' 또한 30만명이 넘는 청소년이 참여해 72만개나 개설됐죠. 금융이 흥미진진한 놀이 문화로 자리 잡은 거죠.

 

문제는 이러한 재미가 돈을 쓸 때 작동해야 할 마음속 브레이크를 고장 낸다는 점이에요. 현금을 지갑에서 꺼낼 때 우리 뇌는 상실감을 느껴 본능적으로 소비를 망설여요. 하지만 핀테크 앱은 숫자만 오가고 게임처럼 즐겁다 보니 마취된 듯 고통이 느껴지지 않아요. 고통을 잊고 즐기는 사이 나도 모르게 지갑을 열고 과소비로 이어지는 거죠.

 

편리함 뒤에 숨은 그림자는 과소비뿐만이 아니에요. '대리 입금' 같은 청소년 대상 금융 범죄도 늘어나고 있어요. 아이돌 사진을 프로필에 걸고 부족한 돈을 대신 입금해준다며 편하고 친숙하게 접근하지만 약속 시간보다 조금만 늦어도 분당 벌금을 매기며 엄청난 이자를 요구합니다.

 

핀테크 세상은 기업이 짜놓은 거대한 게임판과 같아요. 편리함이라는 미끼 뒤에 숨겨진 속내를 알아채지 못하면 우리는 기업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가는 기물에 불과하죠. 이번주에는 여러분의 디지털 금융을 점검해보는 건 어떨까요?  

 방예별 인턴기자

 

미래고객 잡자" 경쟁치열

지갑 얇은 청소년에 혜택

편의점 컵라면 결제기록 등

취향 분석해 타깃 광고까지

편리함 뒤 과소비 주의 필요

대리입금 등 범죄도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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