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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선물, 당당하게 원하면 든든하게 모인다

장해린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입력 2024-12-1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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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린 '희망선물'
친구들이 돈 모아 건네
선물 고르는 고민 해결
받는 사람 만족감도 커
쓰레기 줄여 친환경적
기부펀딩으로 확산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생일선물로 치킨 기프티콘은 이제 그만." "펀딩으로 원하는 선물 주고받는 게 유행이에요."

최근 Z세대 사이에서 생일 선물 문화가 변하고 있습니다. 생일을 맞은 사람이 선물로 받고싶은 제품을 펀딩 플랫폼에 올린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면, 친구들이 일정 금액씩 돈을 모금해 해당 제품을 선물하는 '기프트 펀딩(Gift Funding)'이 늘고 있는데요. 기프트 펀딩을 활용하면 선물을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뭘 골라야 할지' 고민을 줄일 수 있고 받는 사람도 평소 사지 못하던 고가의 제품을 살 수 있어 만족도가 높습니다.

기프트 펀딩은 크라우드 펀딩의 원리에서 기인합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펀딩의 한 종류로, 창의적 아이템을 가진 초기 기업가가 자금 수요를 위해 '다수'의 소액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기프트 펀딩은 이 원리에 착안해 생일자가 갖고 싶은 선물을 사기 위해 '다수'의 지인들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펀딩 플랫폼을 통해 축하금을 결제하면 그 금액이 쌓여 생일자가 원하는 선물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Z세대는 소비에 있어 실용성과 사회적 가치를 중시합니다. 기존에는 생일 선물을 주고받을 때 카카오톡 위시리스트를 많이 활용했습니다. 카카오톡에 자신이 원하는 선물을 등록하면, 지인들은 '무슨 선물을 해줘야 하지?' 하는 고민 없이 생일자의 위시리스트에서 하나씩 골라 선물합니다. 이는 필요한 선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론 너무 비싼 제품들은 선물하기 부담스럽고 모든 선물이 각각 택배로 오는 탓에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MZ세대 사이에서 펀딩을 통해 원하는 제품을 선물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생일 펀딩 플랫폼 프레제뉴의 사진. 프레제뉴 홈페이지 캡처
MZ세대 사이에서 펀딩을 통해 원하는 제품을 선물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생일 펀딩 플랫폼 프레제뉴의 사진. 프레제뉴 홈페이지 캡처



기프트 펀딩 방식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어 실용적이고 친환경적인 선물 문화로 호평받고 있습니다. 친구들의 모금액을 더해 평소 사지 못했던 에어팟이나 카메라 같은 고가의 제품을 선물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대포장으로 나오는 쓰레기 역시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펀딩 플랫폼 이용자 김연진 씨(18)는 "여러 배송 상품에서 나오는 쓰레기와 방 안 공간을 차지하는 불필요한 선물들을 줄여보고자 기프트 펀딩을 실시했고, 기대보다 더 만족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기업들 역시 기프트 펀딩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Z세대의 특성과 펀딩의 장점을 활용한 '삼성 기프트 펀딩'으로 올 들어 1만건 이상 판매 실적을 거뒀는데요. '삼성 기프트 펀딩'이란 기념일에 삼성닷컴 내에서 원하는 제품을 선택해 펀딩 링크를 공유하면, 지인들이 원하는 만큼 펀딩에 참여해 기업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이벤트입니다. 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인기 웹툰 '치즈인더트랩' '잔망루피' '빵빵이' 등의 캐릭터와 협업까지 진행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생일 펀딩은 단순히 원하는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특정 사회단체를 후원하거나 사회취약계층을 후원하는 '기부 펀딩'으로 발전하기도 했습니다. 기부 펀딩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같이하는 기념기부' 캠페인을 통해 생일, 결혼, 입학 등 다양한 기념일에 후원금 모금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생일 기부 펀딩을 진행한 김 모양은 "주위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후원을 고민해왔는데 생일 펀딩을 계기로 쉽게 시작하게 됐다"며 "생일 축하 마음을 전하는 것과 함께 좋은 일도 한다고 하니 펀딩에 참여한 가족들과 친구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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