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패션 플랫폼 '쉬인'
기획부터 생산까지 딱 3일
세계 SPA시장 20% 장악
유해물질·환경파괴 논란
지난 7월 서울 성수동에서 중국 온라인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의 국내 첫 팝업스토어가 열렸습니다. 쉬인은 이른바 '알테쉬'라고 불리는 3대 중국 e커머스 앱 가운데 하나인데요. 저렴한 가격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국내 의류 시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습니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쉬인의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는 65만명으로 국내 플랫폼인 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퀸잇, 크림 등에 이어 9위에 올랐습니다. 신규 앱 설치 건수 기준으로는 6위를 차지할 만큼 빠른 속도로 신규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조금더 자세히 분석해보자면 중국 패션 플랫폼의 선전으로 브랜드 의류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무신사와 W컨셉의 타격이 적은 편이나 지그재그와 브랜디처럼 중국산 의류를 판매하는 개인 셀러 위주의 플랫폼들은 이용자가 급감했습니다.
멀티호밍 시대, 똑똑한 소비자들의 플랫폼 전략
MZ세대에게는 최저가를 찾는 '멀티호밍(multi-homing)'이 익숙합니다. 멀티호밍이란 이용자가 목적에 따라 플랫폼을 바꾸거나 동시에 여러 개의 플랫폼을 사용하는 현상을 뜻하는데요. 온·오프라인, 전 세계 시장의 경계가 흐려진 초연결 시대를 처음부터 접한 10대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자유자재로 넘나듭니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옷을 실제로 입어본 후 온라인에서 최저가로 구매하거나, C커머스 등을 활용해 가성비 좋은 제품을 구매하는 등 똑똑한 소비를 추구합니다.
최근 엘리트학생복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중·고교생 중 72%가 C커머스를 이용해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커머스 이용 계기로는 55%가 '저렴한 가격', 18%가 '호기심이 생겨서'라고 꼽았는데요. 유튜브, 틱톡 등에서 유행하는 '알리깡' '테무깡' 등의 콘텐츠가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C커머스 이용 청소년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제품은 '의류'(30%), '반지·목걸이 등 액세서리'(18%)로 절반 가까이가 패션 관련 상품이었습니다.
쉬인의 성공 이유, 뛰어난 공급사슬 관리
쉬인이 최신 유행을 반영한 옷을 빠르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공급사슬'을 잘 관리했기 때문입니다. 공급사슬이란 원재료의 조달부터 완제품의 최종 소비에 이르기까지 상품과 서비스, 정보의 흐름으로 이어진 연결망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패션 플랫폼을 예로 들자면 원단 제조사부터 시작해 디자이너, 봉제공장, 최종 판매점과 소비자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뜻합니다. 쉬인은 중국 내 6000여 개 협력사의 공급망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패션 트렌드 예측부터 생산까지 단 3일 만에 가능케 한 공급망 혁신을 이뤘습니다. 쉬인은 최종 할인 후 미판매 재고율이 2% 이하일 정도로 재고 관리 역시 탁월한데요. 이는 상품 클릭이나 즐겨찾기, 실제 판매율 같은 고객 반응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생산물량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싼 게 비지떡? 현명한 소비 필요해
C커머스는 최신 트렌드를 따르며 가성비 좋은 소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짝퉁, 유해물질 검출, 품질 불량 같은 문제점 역시 존재하고 있습니다.
최근 열린 성수 쉬인 팝업스토어에서는 다른 브랜드가 연상되는 로고와 디자인이 적용된 상품을 판매해 논란이 됐습니다. 쉬인 측은 오픈 하루 만에 문제가 된 상품들을 진열에서 제외해야 했습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쉬인에서 판매된 어린이용 장화에서 기준치의 680배가 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환경호르몬)가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가격이 저렴한 만큼 내구성이나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대한 교환 및 환불 절차도 복잡해 소비자들의 불만이나 분쟁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