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입력 2024-08-30 11:10teen.mk.co.kr
2024년 09월 20일 금요일
K팝·뷰티 열풍 타고
아이돌 착용 렌즈 인기
하파크리스틴 명동 매장
日·中 관광객 바글바글
지난 8일 외국인들의 서울 여행 필수 코스라는 명동 하파크리스틴 매장을 직접 방문해봤습니다. 하파크리스틴은 일명 '장원영 렌즈'로 널리 알려진 뷰티 렌즈 브랜드입니다. 입구부터 발랄한 핑크색 간판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렌즈'라고 기재된 표지판도 눈에 띄었습니다. 매장 안에는 모델 장원영의 화보 사진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고, 렌즈를 직접 착용해본다면 어떤 느낌일지 예상할 수 있게 투명 포토카드를 비치해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2층에 올라가보니 하파크리스틴의 다양한 굿즈 상품 역시 판매 중이었는데요. 파우치나 렌즈 케이스, 키링 등 요즘 10대들의 취향을 저격한 톡톡 튀는 하이틴 감성이 돋보였습니다. 매장 관계자는 "일본인과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편이며 자연스러운 느낌의 컬러렌즈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하파크리스틴 매장에서 만난 일본 관광객 아미 씨(21)는 "한국 미용에 관심 있어 여행을 오게 됐다"며 "일본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뷰티 제품들이 톱 레벨 느낌이라 인기가 좋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일본 여성도 "K팝으로 한국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한국의 뷰티 제품이 일본 내에서 전반적으로 인기가 있고 요즘에는 한국산 컬러렌즈가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일본 젊은 여성 사이에서 K팝,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이 불면서 K뷰티 역시 대유행 중입니다. 이 흐름을 타고 K콘택트렌즈 역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일본 내 K팝 아이돌풍의 메이크업이 유행하면서 한국산 컬러렌즈가 대표 한류 상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KOTRA에 따르면 일본 컬러 콘택트렌즈 시장에서 국산 콘택트렌즈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21년 4758만달러였던 일본으로의 콘택트렌즈 수출액은 2022년 5547만달러, 2023년 6600만달러로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18%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본 내수시장에서 한국 렌즈 유행이 중요한 것은 일본의 렌즈 시장 규모가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크기 때문입니다. 콘택트렌즈 사용이 대중화돼 있는 만큼 일본의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2018년 기준 약 1564만명으로 추정되며 이는 일본 전체 인구의 10~15%에 해당합니다. 특히 컬러 콘택트렌즈 시장은 연평균 2% 내외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컬러 콘택트렌즈 시장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국내 컬러 콘택트렌즈 시장 규모는 3억3860만달러에 달합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페리컬 인사이트&컨설팅에 따르면 2033년에는 7억655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존에는 콘택트렌즈를 구입하는 경로가 안경점에 직접 방문하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현행법상 콘택트렌즈의 온라인 판매는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온라인을 통해 렌즈를 예약하고 주변 안경점에서 픽업하는 O2O(Online-to-Offline) 방식의 렌즈 판매 플랫폼이 등장했습니다. O2O란 온라인에서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면 이를 오프라인으로 옮겨온다는 뜻으로, 대표적 사례로 배달의민족,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등이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미리 주문하고 오프라인으로 상품을 받는 O2O 방식은 우리 일상 속에서 너무나 익숙해진 유통 방식인데요. 콘택트렌즈 시장에서도 완전한 온라인 쇼핑은 아니지만 픽업 서비스 론칭으로 인해 간접적으로 O2O 방식의 유통채널이 열린 겁니다. 일각에선 법적 규제를 우회한 방식이라는 비판과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콘택트렌즈의 온라인 유통 금지를 두고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 역시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제34차 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안경업소의 콘택트렌즈 판매 중개 플랫폼'을 실증 특례로 지정해 규제를 완화해주기로 하면서 O2O 방식이 합법화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