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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응전의 경제학] 사이먼 쿠즈네츠, 국민소득 개념으로 GDP통계 완성

임성택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입력 2021-07-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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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라 경제가 활황인지 침체 상황인지, 또 경제 상황이 나쁘면 얼마나 심각한지 판단하는 데 국내총생산(GDP)을 사용한다. 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얼마나 잘사는지' 비교하는 데도 1인당 GDP를 이용하곤 한다.

그런데 이 GDP는 언제부터 사용됐을까. '국가의 부는 경제주체들이 생산해낸 생산물의 가치'라는 기본 철학은 고전학파 때부터 확립돼 있었으나 현재 우리가 이용하는 '국민소득계정' 형태로 발전하는 데는 러시아 출신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의 공로가 있었다.

Q. 쿠즈네츠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A. 쿠즈네츠는 1901년 러시아제국의 벨라루스에서 태어나 경제학에 두각을 보였으며, 러시아내전으로 혼란하던 시절 미국으로 이주해 경제학 학위를 다시 받았다.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그는 전미경제연구소(NBER)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대공황이 발발한다.

존 케인스는 당시 공황에서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늘려야 할지, 과거에도 케인스의 주장처럼 승수효과가 나타난 바 있는지 실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통계 자료가 없던 실정이었다. 경제 상태를 파악하고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경제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화폐 단위로 파악하는 것이 선행돼야 했다.

미국 상무부는 총생산량이 얼마인지 '국민소득' 통계 조사를 NBER의 쿠즈네츠에게 맡긴다. 쿠즈네츠는 경제이론에 기반하면서도 자료 수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를 판단하는 일관된 틀을 설계해 GDP를 측정했고, 그의 작업은 세계 각국의 국민계정(national accounts) 측정 과정에 지침으로 자리 잡았다.

Q. 국민계정과 GDP는 어떤 관계인가요.

A. 국민계정이란 국민이 벌어들인 총소득을 계정 항목에 맞춰 나타낸 것을 말한다. 기업에서 회계를 사용해 경영 활동을 측정하는 것처럼 국가 경제를 파악하기 위한 규칙인 것이다.

국민계정에서 가장 중요한 국민소득은 경제이론에 따라 3가지 측면에서 측정될 수 있다. 경제학에서 기업은 생산의 주체로서 노동자를 고용하고 자본을 모아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한다.

생산물이 시장에서 판매된 전체 금액 중에서 생산에 재료로 사용된 중간재 값어치를 제외하면 경제 내에서 순수하게 창출된 부가가치(value added)를 구할 수 있는데, 이것을 생산 측면의 GDP라고 한다.

한편 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는 생산 활동에 기여한 생산 요소(노동, 자본)에 각각 임금과 이윤으로 나뉘는데, 노동자와 자본가 소득을 합산해 측정한 것을 분배 측면의 GDP라고 한다.

이것은 생산 측면의 GDP와 동일하며 이에 따라 우리가 경제에서 소득 수준을 비교할 때 별다른 오차 없이 총생산 지표를 이용할 수 있다. 분배 측면의 GDP는 결국 생산 측면의 GDP와 동전 앞뒷면과 같은 관계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생산물을 사용 용도에 따라 소비재와 투자재로 구분하면 국민이 소득 중 소비에 어느 정도 사용하고 또 얼마나 많이 투자(저축)하는지 측정할 수 있는데, 사용 용도별로 지출된 재화(소비재와 투자재)의 합으로 구한 것을 지출 측면의 GDP라고 한다.

이것 또한 나머지 두 측면의 GDP와 같은 크기여야 하며 3가지가 일치한다는 국민계정의 중요한 원칙을 '3면등가의 원칙'이라 부른다.

Q. 쿠즈네츠는 GDP로 어떤 연구를 했나요.

A. 쿠즈네츠는 국민이 재화 소비를 통해 누리는 생활 수준을 GDP를 이용해 측정하고자 했다. 사람들이 얼마나 윤택한 삶을 살고 있는지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그는 GDP 통계를 이용해 미국 경제가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구체적으로 조망했으며 연구 범위를 세계로 확대해 국가 간 생활 수준을 비교하기도 했다.

쿠즈네츠는 세계 각국의 장기간 경제 성장(1인당 국민소득 증가)을 관찰하면서 '경제 발전 초기에는 경제가 성장할수록 소득 불균등이 심화되지만, 소득 수준이 특정 수준을 넘어서면 반대로 소득 분배가 개선된다'는 '쿠즈네츠의 역U자 곡선'을 주장해 학계에 중요한 화두를 제공했다.

이는 경제 발전의 열매가 소수의 상위층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가계 전반에 퍼져나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GDP가 생활 수준을 측정하는 데 정확한 지표인가에 대해 수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그러나 거시경제의 성장과 경기 조절에 대한 핵심적 발명품으로서 국민계정 체계가 갖는 가치는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다. 쿠즈네츠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1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 알쏭달쏭 OX 퀴즈

1. GDP는 국민의 생활 수준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다. ( )

2. 생산 과정에서 창출된 부가가치 중 일부만이 근로자와 자본가에게 배분된다. ( )

3. 경제 성장은 항상 소득 불균등을 악화시킨다. ( )

▶정답 = 1. ○ 2. × 3. ×

[임성택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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