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매일경제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원격수업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되고 있는 지금 진로교육 분야에서도 비대면 진로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으로 진로심리검사, 진로상담, 진로·직업·학과정보, 진로교육자료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 커리어넷에서도 진로심리검사와 진로상담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로심리검사 건수(2020년 1~6월 260만2888건, 전년 동기 대비 162만3729건 증가)와 온라인 진로상담 건수(2020년 1~6월 9505건, 전년 동기 대비 3493건 증가)가 대폭 늘어났고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진로체험 분야에서도 개학 연기, 원격수업 전면 시행 등에 따른 학사일정의 잦은 변경, 학교나 체험처 직접 방문을 통한 진로체험 프로그램 운영의 어려움이 생겨 올해 새롭게 온라인 비대면 진로체험 프로그램이 도입돼 현재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전국 231개 진로체험지원센터 중 91개 센터(39.4%)에서 357개 온라인 진로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거나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2020년 8월 4일 기준).

온라인 진로체험 프로그램 운영 방식은 동기식(실시간, 221건, 61.9%)으로 대부분 운영됐으며 비동기식(녹화, 89건, 24.9%)이나 실시간 프로그램과 녹화 프로그램을 병행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진로체험에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으로는 줌(165건, 42.3%), 자체 구축 시스템(43건, 11.0%), 유튜브(40건, 10.3%) 순으로 조사됐으며, 그 밖에 카카오, 네이버 플랫폼(수업용 밴드 개설), 온라인 진로상담·검사 도구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를 소개하면, 서울시 관악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는 온라인 진로체험 프로그램으로 진로입시방송, 대학생 특강, 직업인 특강, 고교생 특강, 기업가정신을 교육하는 자유학년제 프로그램, 진로콘서트와 우리동네 일터체험을 제공하는 청진기(청소년 진로직업체험의 기적) 체험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로입시덕후'라는 각종 진로진학정보 콘텐츠도 다양하게 공개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호평받고 있다.

다음으로 서울시 강동진로직업체험센터는 지자체 교육청과 협업해 '강동 e스튜디오'를 개관하고 온라인 개학에 따른 스마트 진로진학 교육, 온라인 수업 콘텐츠, 원격수업 지원을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토요직업체험, 메이커 클래스, 디자인 메이커를 비롯해 학부모진로교육지원단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진로체험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농산어촌 학생을 대상으로 대학캠퍼스를 온라인으로 투어하고 다양한 학과체험과 진로체험을 해볼 수 있는 대학진로탐색캠프 프로그램도 온라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상대 '꿈끼 가득 진로탐색 꾸러미 진로탐색캠프'에서는 23개 학과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서울교대는 '미래 초등교사 진로캠프'를, 서울대는 과학실습 멘토링과 온라인 적성검사 등은 물론 '웨어러블 로봇 연구 소개, 영화로 보는 영상 이론, 다양한 로봇 시스템 소개'를 체험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그 밖에 '2020 홍익미술진로탐색캠프'에서도 비대면으로 수묵상상화, 스크린 판화, 커뮤니케이션디자인, 자동차디자인, 주얼리스튜디오, 패션디자인 등 10가지 다양한 미술교육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온라인 진로캠프를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국외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나라 진로체험과 유사한 미국 갭이어(Gap year)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몇몇 기관을 위주로 코로나19 대응 안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미국 교육기관인 'Year On'은 가을에 15주 가상 체험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집중적인 개인 코칭과 더불어 건강, 교육, 금융, 정부, 환경 행동 등 다섯 가지 분야 중 하나의 가상 자원봉사 프로젝트와 결합한 기술 개발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참가자가 마케팅, 벤처 자금, 교육, 기술 등 산업체와 연계해 활동할 수 있도록 계획돼 있다. 'American University Gap Year Program'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인턴십과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외 모든 기관이 온라인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온라인 영상회의 도구를 활용해 소규모 그룹을 만들어 학생들이 교사·강사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창작활동을 체험해보는 온라인 상호작용형 창의적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계속되는 원격수업과 일방향 전달식 온라인 강의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진로심리검사, 진로상담을 활용하고 지역 내 온라인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적극 알아보며 상호작용적 실재성(interactive authenticity)이 높은 체험에 참여해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온라인 교육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교수자와 학생이 대면해 실제 현장에서 이뤄졌던 '체험활동'과 간극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하는 시대에서 '학습'하는 시대로 변화하는 시기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당겨진 만큼 이제 '체험'을 통한 진정한 자기주도형 학습, 자기주도적 진로 찾기 과정을 가이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혜정 진로체험학습센터장 한국직업능력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