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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응전의 경제학] 바실리 레온티예프 여러 산업간 연관분석 기법 개발

임성택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입력 2020-07-0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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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가 거시경제를 분석하고자 할 때 '모든 종류의 생산물'을 총합한 개념으로 국내총생산(GDP)을 이용한다. 하지만 GDP를 구성하는 상품의 종류는 무수히 많다. 자동차와 선박을 만드는 제조업부터 금융, 교육 등 서비스업, 농림어업 등 다양한 산업들로 경제는 구성되어 있다. 이런 산업들은 서로 독립적인 관계가 아니다. 자동차는 대량의 철판을 재료로 하며, 내부 마감에 사용되는 피혁제품은 낙농업에서 온다. 철판은 철광석을 캐는 광업에 의존하고, 낙농업에 사용되는 각종 농기계는 제조업에서 만든다. 모든 산업들이 다른 산업으로부터 재료를 조달받고 또 재료를 공급해주고 있다. 이런 경제 구조에 대한 아이디어는 프랑스의 경제학자 프랑수아 케네에 의해 처음 제시된 바 있다. 그러나 현대적 이론으로 구축되기까지는 러시아의 한 젊은 학자가 소련을 탈출하던 1925년으로 거슬러가야 한다.

Q. 레온티예프는 어떤 삶을 살았나?

A. 레온티예프가 레닌그라드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때는 러시아혁명과 소련이 결성되던 때였다.


그는 당시 정권을 장악한 볼셰비키(레닌이 이끄는 급진적 혁명파)에 반대하고 자유를 위한 운동에 참여하다가 KGB에 여러 번 체포되었었는데, 불치병에 걸렸다는 오진 덕분에 풀려나 소련을 떠날 수 있었다. 독일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레온티예프는 케네의 '경제표'를 공부하며 경제를 구성하는 다양한 산업들 간의 상호관계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그의 연구는 하버드대로 옮긴 후에도 계속되었으며, 그 결과 '투입산출표'와 '산업연관분석'이라는 기법이 탄생했다.

Q. 상호관계는 어떻게 묘사할 수 있나요?

A. 레온티예프는 한 산업의 생산물이 다른 산업의 재료(중간재)로 사용되어 최종 생산물이 만들어지는 관계를 행렬(Matrix) 형태로 나타내었다.

우리나라의 산업들을 크게 제조업, 서비스업 두 가지로 분류하였을 때, 투입산출표(Input-output table)를 다음(표)과 같이 작성할 수 있다. 우선 투입산출표를 가로방향으로 읽으면, 첫 번째 행은 제조업 생산물이 또다시 제조업에 사용되는 것(공작기계를 공장에서 만드는 경우를 생각해보자)이 1200조원, 서비스업에 사용되는 것(트럭을 구매해 운송서비스에 사용하는 경우 이에 해당한다)이 350조원만큼이며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양은 450조원이 됨을 의미한다.

한편 세로방향으로 두 번째 행인 서비스업을 읽어보면, 서비스업 생산과정에서 제조업은 350조원, 서비스업은 300조원을 사용하고, 서비스업에 취직해 일하는 근로자와 자본재의 사용 대가로 350조원만큼을 지급했음을 나타낸다. 노동력과 자본의 사용대가는 합쳐서 부가가치(value-added)라고 부르는데, 모든 산업의 부가가치를 합하면 분배측면의 GDP를 의미한다. 즉 투입산출표를 보면 산업별 GDP 기여도를 살펴볼 수 있다.

Q.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요?

A. 만약 정부가 국방력 강화를 위해 탱크를 100조원어치 추가로 구매하면 어떤 효과가 발생할까? 제조업에서는 생산물 2000조원어치를 만드는 데 제조업, 서비스업에서 각각 1200조원, 400조원의 재화를 필요로 하였으므로, 100조원어치를 만드는 데는 제조업에서 60조원, 서비스업에서 20조원어치의 생산물이 추가로 필요해진다.

그런데 이렇게 1차적으로 더 필요해진 중간재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또다시 중간재들이 필요해진다! 가령 20조원어치의 서비스업 생산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조업 7조원, 서비스업 6조원어치가 2차적으로 필요해진다. 이런 식으로 특정 산업에서의 최종수요가 늘어날 경우 그것에 연관된 산업들의 산출량이 연쇄적으로 늘어나야 하는데, 이를 후방연쇄효과(backward linkage effects)라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특정 산업의 산출물 구매 증가가 경제 전체의 생산량 증가 효과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산업연관분석은 경제 정책 수립에 중요한 도구가 된다.

뉴스에서 종종 보는 'G20 국제회의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 '평창올림픽 개최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이러한 산엽연관분석을 통해 추산되고 있다.

레온티예프의 산업연관분석의 유용성은 2차 대전 당시 전시경제체제하에서 정부가 생산계획을 수립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으며, 이후 많은 국가들이 산업연관표를 작성해 경제정책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경제개발과정에서 경제구조를 분석하고 산업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1960년부터 한국은행에 의해 작성해오고 있다. 레온티예프는 산업연관분석을 개발한 공로로 197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 알쏭달쏭 OX퀴즈

1. 한 산업의 최종수요가 증가하면 연관된 산업의 생산량도 연쇄적으로 증가한다. ( )

2. 산업별 부가가치를 모두 합하면 분배측면의 GDP를 구할 수 있다. ( )

3. 어떤 산업의 최종수요량은 그 산업의 부가가치의 크기와 일치한다. ( )

▶ 정답 = 1. ○ 2. ○ 3. X

[임성택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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