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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응전의 경제학] 아서 세실 피구, 불황때도 집값 오르면 소비 살아난다는데

임성택 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입력 2020-05-2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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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시장의 자원배분 기능에 신뢰를 보낸다. 상품이 얼마만큼 만들어져야 하는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만큼 생산돼야 한다. 기업과 공급이론밖에 없던 고전학파 경제학에 수요의 개념을 도입한 경제학자 앨프리드 마셜로 인해, 시장경제는 완전하고 조화로운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정말 어떠한 상황에서도 시장이 완벽하게 작동할까? 개인적인 최선이 사회적으로는 최선이 아닐 수 있지 않을까? 마셜의 제자이자 존 케인스의 선배였던 아서 세실 피구(Arthur C Pigou)는 이 점을 파고들었다.

Q. 외부효과란 무엇인가요.

A. 피구는 외부효과가 있다면 개인의 후생(기업의 이윤과 소비자의 만족감의 합)을 가장 크게 만드는 생산량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생산량과 다를 수 있음을 지적했다. 외부효과(external effect)란 어떤 활동이 그 활동과 상관없는 제3자에게 예기치 않게 부정적(혹은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배달음식 전문점 A식당에서 오토바이로 음식물을 배달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A식당은 고객이 원하는 야식을 공급함으로써 소비자에게는 만족감을, 근로자에게는 임금을 지불하면서 사회적 사명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불만이다. 배달 오토바이에서 나오는 소음 때문에 잠을 설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 당사자가 아닌 외부인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을 '부정적 외부효과' 혹은 '외부불경제'라고 부른다. 자동차나 공장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도 부정적 외부효과에 해당한다.

Q. 외부효과로 시장의 자원분배 기능이 왜곡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식당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나쁜 영향을 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대가나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한밤중에 월드컵 경기가 열려 야식 주문이 들어오면, 소음으로 주민들이 잠을 깨더라도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으므로 주문이 들어오는 족족 배달을 나간다. 배달음식 시장에서 A식당과 고객 간에 형성된 균형 공급량이 사회적 최적 수준보다 많은 것이다.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가장 바람직한 가격과 생산량이 결정된다고 본 애덤 스미스와 마셜이 뒷머리를 긁적인다. 이른바 시장실패(market failure) 현상이다.

긍정적 외부효과의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까? 영·유아의 예방접종은 접종을 받지 않은 아이도 전염을 피할 수 있어 긍정적 외부효과가 발생한다. 그러나 접종할 때 비용이 발생하므로 자발적으로 접종을 받는 가구는 사회적 최적 수준에 못 미치게 된다.

즉, 시장에 맡겨두면 과소공급이 발생한다. 자원이 예방접종에 더 사용되면 구성원 행복이 증진되지만 그렇게 쓰이지 못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상황인 것이다.

Q. 외부효과를 바로잡기 위한 방법은.

A. 피구는 외부효과로 인한 시장의 비효율적 자원배분을 '교정'하기 위한 세금(corrective tax)을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 만약 A식당이 배달할 때마다 주민들의 소음 피해 발생에 대한 세금을 일정액 납부해야 한다면, A식당은 음식 서비스 공급에 세금만큼 비용이 추가되므로 음식 가격을 인상할 것이다. 소비자는 가격 인상에 따라 구매량을 줄일 것이고, 소음을 동반한 음식 배달 서비스는 사회적으로 적절한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다. 이런 과정을 '외부효과를 내부화했다'고 말하며, 외부효과에 대한 교정세는 피구세(Pigovian tax)라고도 불린다. 사회 구성원 전체의 복리 증진을 고민함으로써 피구는 후생경제학(welfare economics)의 창시자로 평가받고 있다.

Q. '피구효과'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A. 피구가 경제학에 남긴 또 다른 유명한 개념으로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있다. 논쟁을 통해 배우는 케임브리지대 전통에 따라 케인스는 스승인 마셜과 피구를 신랄하게 비판하곤 했다.

경기침체 상황에서 유효수요의 부족이 해소되지 않아 불황이 장기화된다는 케인스의 주장에 대해, 피구는 고전학파 선배의 위치에서 역공에 나섰다. 경기침체로 물가가 하락하면 가계가 보유한 자산의 실물가치가 상승할 것이다. 이럴 경우 개인은 자신이 보유한 부(wealth)가 더 커졌다고 생각해 씀씀이를 늘리지 않을까? 따라서 케인스가 말하는 경기침체 상태는 금방 사라지지 않을까? 이러한 경제의 자기 회복 능력을 '피구효과'라고도 한다. 물론 이런 효과는 현실에서 뚜렷하게 나타나진 않았지만, 경기변동에 대한 고전파적 견해를 엿볼 수 있다.

■ 알쏭달쏭 OX 퀴즈

1. 거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을 부정적 외부효과라고 한다. ( )

2. 긍정적 외부효과에 대해서는 피구세를 부과해 그 행위를 자제시켜야 한다. ( )


▶ 정답 = 1. ○ 2. X 3. ○

[임성택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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