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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4일 화요일

경제 공부 경제학 교실 인물과 함께 하는 경제사

비크리, '승자의 저주' 막는 합리적 경매이론 개척

 

1970년대 미국에서는 새롭게 발견된 유전의 개발권을 두고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유전을 개발하여 석유사업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은 개발권을 얻기 위해 경매에 참여하였고, 가장 높은 가격으로 입찰한 사람이 승리의 영광을 맛볼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유전에 매장된 석유량이 사전에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웠던 반면, 경매에 승리하기 위해 높은 가격으로 입찰하다보니 실제 유전의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구매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 현상이다.

경매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경매란 한 가지 물품을 두고 구매하려는 사람이 많을 때, 판매자가 가장 높은 지불의사가격을 가진 사람을 찾는 판매방식이다. 우리는 종종 유명 화가의 그림이 수백억 원에 판매되었다는 기사를 보곤 한다. 경매는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 때부터 존재해온 유서깊은 거래 방식이었으며, 경매 전문 회사로 유명한 소더비(Sotheby's)는 1744년에 설립되었다.

최고가격 봉인 경매와 영국식 경매가 일반적

보통 경매에 참가하는 사람은 자신이 희망하는 구매가격을 제출(입찰·bid)하며 이때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들(매수인)이 자신이 얼마를 써냈는지 모르게 봉투에 가려서(봉인·sealed) 입찰하는데, 이를 최고가격 봉인경매(first-price sealed bid auction)라 부른다. 그러나 우리가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경매 방식인 영국식 경매라는 것도 있다. 경매를 주관하는 경매인이 낮은 가격에서부터 경매를 시작하면, 그것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희망 구매가격을 현장에서 경매인에게 알리는 것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이 없어지면, 마지막으로 입찰한 사람에게 소유권이 주어진다.

경매는 미술품 거래에서 요즘은 주파수 사용권 등에 활용

과거에는 경매가 미술품이나 골동품 거래에 주로 사용되었으나, 근현대에 들어 유전이나 통신용 주파수 사용권 등 대규모 사업의 필수요소를 배분하는데 사용되면서 학문적 분석이 요구되었다. 정부는 사업권에 대해 가장 높은 지불의사를 가진 사업자가 곧 가장 그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높은 가격으로 판매해야 세수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게임이론은 경매에 어떻게 응용되나요?

경매 분석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경제학자로 윌리엄 비크리(William Vickrey)가 있었다. 그는 캐나다 서부해안 태생으로 원래는 수학을 전공하였으나 경제학으로 진로를 바꾼 경우였다. 그는 1960년대에 게임이론을 경매를 분석하는데 접목하였고,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던 최고가격 방식보다 차점가격(second-price sealed bid auction)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낙찰은 가장 금액을 많이 적어낸 사람이 되지만 내야 하는 돈은 두번째로 높게 입찰한 금액이다.

경매물의 가치에 대해 입찰자별로 상이하게 가치를 평가하는 경우 '내가 얼마만큼 입찰해야 최선인가?'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비크리는 입찰금액별로 입찰자가 택하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가령 A상품에 대해 당신은 100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솔직하게 100으로 입찰해서 낙찰될 경우, 당신은 100의 가치를 100을 주고 구매한 셈이기 때문에 이득이 없어진다! 따라서 2등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누군가보다 조금만 높은 입찰가를 추측해내는 것이 중요해진다. 입찰가를 낮출수록 낙찰 받을 확률은 감소하지만, 대신 이윤(가치-낙찰금)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매참가자가 증가할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입찰해야할 금액은 상승하게 된다.

차점가격 봉인경매는 왜 중요한가요?

이제 차점가격 경매제에 대해 생각해보자. 가장 높은 입찰가로 낙찰 받은 사람이 실제 지불해야하는 금액은 2등으로 입찰된 가격만 지불해도 되는 경우이다. 100의 지불의사를 가진 당신은 최고가격 때처럼 고민할 이유가 없다. 가령 두 번째로 높은 지불의사가격을 지닌 사람 B가 98로 입찰한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구지 100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할 필요가 없다. 99로 낮춰 적어도 여전히 지불해야하는 금액은 98이며, 오히려 잘못해서 98보다 더 낮추었다간 낙찰의 기회도 날릴수 있기 때문이다.

B가 102까지 지불의사가 있는 상황도 살펴보자. 이 경우 당신은 낙찰받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낙찰받고자 102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서 혹여나 낙찰받게되면, 100의 가치를 지닌 것을 102만큼 주고 사는 셈이기 때문에 역시 손해이다. 따라서 자신의 지불의사가격만큼 입찰을 하는게 항상 이로우며 이는 게임이론에서 말하는 우월전략에 해당한다. 당신 뿐만 아니라 모든 입찰자가! 구매자가 스스로 자신의 지불의사가격을 정직하게 밝힌다는 특성은 판매자(높은 판매수익 및 효율적 배분) 뿐만 아니라 구매자(낙찰의 불확실성 경감)에게도 이롭게 작용한다.

비크리는 경매이론 개척을 공로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맛보았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일까, 선정 연락을 받은 3일뒤 사망하면서 수상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만다.


알쏭달쏭 OX퀴즈

1. 경매는 자원을 가장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배분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 )

2. 입찰자는 다른 입찰자의 입찰금액에 상관없이 자신의 수익을 결정할 수 있다. ( )

3. 차점가격 봉인경매에서 모든 입찰자는 자신의 지불의사가격 그대로 입찰하는것이 최선이다. ( )


▶ 정답 = 1. ○ 2. X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