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일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입력 2022-03-25 08:01teen.mk.co.kr
2026년 01월 13일 화요일
터키, 대통령이 통화정책 개입 물가 폭등하고 화폐가치 폭락 대통령 의사결정이 경제 망쳐 재정 악화·경기침체 몰린 한국 차기대통령 `결정`이 성패 가를것

최병일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입력 2022-03-25 08:01![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해 통화당국의 금리 정책 결정에 적극 개입했다. 그는 지난해 19% 수준의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14%까지 낮췄다. 대통령의 금리인하 정책은 기대와 달리 수출을 증가시키지 못했고, 물가만 폭발적으로 올려놨다. 외환시장에서는 터키 화폐인 리라화 가치가 폭락했다. 터키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르에 있는 환전소에 통화별 환율이 게시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file.mk.co.kr/meet/neds/2022/03/image_readtop_2022_270981_16481628624985274.jpg)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해 통화당국의 금리 정책 결정에 적극 개입했다. 그는 지난해 19% 수준의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14%까지 낮췄다. 대통령의 금리인하 정책은 기대와 달리 수출을 증가시키지 못했고, 물가만 폭발적으로 올려놨다. 외환시장에서는 터키 화폐인 리라화 가치가 폭락했다. 터키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르에 있는 환전소에 통화별 환율이 게시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저서 '국부론'에서 '야경국가'를 이상적인 국가로 설명했다. 스미스에 따르면 최선의 정부는 도둑이나 외국 군대 침입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자유를 보장하는 정도에 그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작은 정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상가들과 정치가들이 많다.
하지만 오늘날 주요국들은 정부 역할을 키워가고 있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국내총생산(GDP)에서 정부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상회한다. 한국은 정부지출 비중이 OECD 평균보다는 낮지만 30%에 달한다.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한 올해 우리나라 예산은 총 604조4000억원이다. 이처럼 정부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린 일등 공신은 케인스 학파의 경제학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경기 변동의 주요 원인이 공급보다 수요 측면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각국 정부는 경기 불황의 원인과 해법을 케인스 이론에서 찾았다. 경제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경제 주체들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건전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경제 심판으로서 정부 역할이 확대된 것이다. 경제에 미치는 정부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 정점에 있는 대통령의 역할 역시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슬로건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는 유권자들에게 경제 수장으로서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했다. 반면 베네수엘라, 러시아 같은 극단적인 사례는 아니지만 최근 터키 경제는 대통령의 잘못된 의사결정이 경제를 망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반면교사다.
터키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OECD에 가입한 초대 회원국이다. 하지만 최근 터키 경제는 성장은커녕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2010년 터키의 1인당 GDP는 1만600달러였으나 지난해는 9500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39개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와 콜롬비아를 제외하고 최하위다. 지난해 터키 실업률은 13%로 OECD 중 높은 수준이며, 소비자물가는 50%로 상승했다. 터키의 실물 경제는 단기간에 회복이 어려운 수렁에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터키 경제 부진의 주요인으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잘못된 의사결정을 꼽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통화당국의 금리 정책 결정에 적극 개입했다. 그는 지난해 19% 수준의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14%까지 낮췄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출업을 규제하고 고금리 대출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대통령의 금리인하 정책은 기대와 달리 수출을 증가시키지 못했고, 물가만 폭발적으로 올려놨다. 외환시장에서는 터키 화폐인 리라화 가치가 폭락했다.
지난 9일 한국은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했다. 이번 대선은 개표가 시작된 다음날 새벽 늦게야 당선인이 확정됐을 정도로 치열한 접전이었다.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새로운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 케인스 이론에서 확인한 것처럼 새로운 대통령과 정부는 불확실한 경기 변동폭을 완화하고, 유효수요를 창출하는 데 나서야 한다. 기업이나 가계와 달리 정부는 생산과 소비 효율뿐 아니라 분배의 형평도 고민해야 하는 경제 주체다. 정부의 지출 규모가 과거보다 커진 직접적인 이유는 경기 부양 못지않게 사회복지 등의 필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국가 예산에서 복지 관련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크다.
새로운 정부는 경기부양, 소득분배 외에 저출산, 재정건전성 악화, 국민연금 고갈 같은 특수한 문제들도 해결해야 한다. 코로나19로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고, 심화되고 있는 소득 양극화도 다뤄야 할 주요 과제다.
그런데 한국의 대통령 임기는 5년으로 재임할 수 없다. 한번 당선되면 5년만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고, 이후에는 더 출마할 수 없다. 이는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두고, 한 차례 재선을 허용하는 미국과는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5년 단임제의 한국 대통령제에서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대통령 단임제는 중간선거를 통해 유권자들의 지지와 심판을 받아야 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작다. 따라서 정부는 장기적인 성과를 얻기보다는 단기적으로 인기를 얻을 만한 경제 정책에 더 매력을 느낀다.
새로운 대통령은 비록 단기적으로 인기가 없더라도 미래 세대를 생각해 연금제도 개선, 과도한 유동성 회수 같은 정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

■ 알쏭달쏭 OX 퀴즈
1. 한국의 GDP 대비 정부지출 비중은 OECD 가운데 가장 높다. ( )
2. 터키 경제는 기업의 무분별한 투자 확대로 발생한 위기 상황이다. ( )
3. 우리 정부지출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복지 관련 예산이다. ( )
▶정답 1. X, 2. X, 3.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