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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06일 토요일

˝금이 안전하지˝ … 이런 명성 계속 유지할까

최병일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입력 2023-06-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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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보여주고 있다. 매경DB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최영 장군이 말씀하셨습니다. '아침 사과는 금이다'라는 영국 속담입니다. 이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금에 관한 속담이나 격언들이 존재하고, 금은 항상 귀한 물건으로 대접받았습니다. 그렇다면 금은 왜 이렇게 귀하고 값어치 있는 물건이 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사실 금은 그렇게 쓸모 있는 물건은 아닙니다. 말랑말랑해서 쇠처럼 도구를 만들기도 적합하지 않고, 무거워서 알루미늄처럼 건축 내장재나 그릇을 만들기에도 불편합니다. 15세기 말 유럽이 신대륙을 처음 발견하고 남미에서 금을 찾았을 때 원주민들이 금을 좋아하는 백인들을 보고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자신들도 금을 장신구로 쓰기는 하지만 그렇게 높은 가치를 부여하지 않은 광물에 대해 유럽인들은 미친듯이 수집하고 왕을 인질로 금을 모으도록 한 것을 보면서 '금에 미쳤다' '악귀같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금의 가격은 세계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급등했습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 때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금 가격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뉴턴을 비롯한 수많은 과학자들과 연금술사들이 금을 만들려고 애를 썼지만 실패했고, 이제는 인위적으로 금을 만드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구에 있는 금의 부존량은 변함이 없고, 화폐나 안전 자산의 역할을 하는 금은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그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금값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2015년 선물 시장에서 1온스(31.1g)당 1050달러가량 하던 금 가격이 2023년 5월에는 다시 2000달러로 상승했습니다. 이런 금 시장의 가격 흐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서로 다른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10년 내 금 가격이 1온스당 5000달러 수준까지 상승한다고 예측하고, 다른 전문가들은 향후 1온스당 1000달러 수준으로 폭락할 것이라고도 봅니다.

최근 금값이 오른 배경에는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달러화가 외환시장에서 고공 행진하다 약세로 전환된 외환시장을 원인으로 손꼽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향후 긴축적 통화정책을 시행하던 연준이 정책 기조를 변경해 금리를 인하하면 다시 금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최근 금값 상승은 앞서 살펴본 유동성 확대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통화량 증가도 주요인입니다. 게다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전인 2019년부터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국제 금 시장에서 금을 대량으로 매입했습니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튀르키예,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작년에만 대략 1100t가량의 금을 매입했습니다. 이는 최근 50년 들어 최대 규모입니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ETF가 해당 상품들의 운용을 위해 보유한 금이 3366t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금을 기초상품으로 하는 ETF 투자가 주목을 받으면서 파생된 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 것입니다. 이제 금은 장신구보다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위험 회피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파생 상품의 기초자산으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금 관련 ETF나 금을 예금하는 상품 등이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해당 금융 상품을 운용하기 위해 현물인 금을 금융회사들이 보유해야 하는데 이런 수요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산 시장에서 금 매입이 증가하고 금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은 투자자들이 경기에 대해 비관적으로 전망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금 가격은 실물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경기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면 급격히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1970년대 오일쇼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물 경제가 안정을 되찾자 금 가격은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현재 금값이 상승하는 것은 많은 투자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 회복이 쉽지 않고 주식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경기 선행지표들이 향후 경제를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입니다.

 

과거에 금은 화폐 역할을 했고 현대에 와서는 신용을 보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화폐와 금융 시스템이 다른 것으로 대체된다면 금의 실제적인 필요는 급격히 감소하고, 금의 수요 역시 감소해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세계 대부분의 금은 누군가의 장신구나 금니가 아니라 각국의 중앙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 금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금은 화폐제도의 신용을 보강하는 데 실제적인 쓰임새가 가장 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고, 가상자산이 기존 화폐를 대체하게 된다면 금의 효용가치는 크게 변동할 수 있습니다. 금도 화폐나 금융 시스템이 전환되면 그 지위가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알쏭달쏭 OX 퀴즈

1. 남미의 원주민들은 금을 상거래에 사용했고, 금을 귀중한 보석으로 취급했다. ( )

2. 일반적으로 경기가 회복될 때 금값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 )

3. 최근 금 가격 상승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막대한 양을 매입했기 때문이다. ( )

정답 1. ×2.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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