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mk.co.kr

2026년 01월 13일 화요일

투자손실이 예상될때 더 과감해지는 까닭

최병일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

입력 2020-05-06 04:01
목록

영화 '300'은 스파르타와 페르시아의 전설적인 전쟁을 모티브로 했다. 이 영화는 근육질 배우들과 뛰어난 영상미로 국내에서도 많은 관객에게 주목받았다. 영화에서 수십만 대군의 페르시아 군대는 300명의 스파르타 군대를 상대로 한 전투에서 매번 큰 피해를 입는다. 역사에서는 페르시아와 스파르타의 전투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수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병력이 끝까지 선전하다가 기적같이 승리한 사례가 가끔 있다. 그런데 이런 용감한 행동을 용기나 애국심으로만 설명할 수 있을까. 경제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Q. 사람들이 불리한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행동경제학에서는 용감한 전사들의 선택을 다른 측면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궁지에 몰린 사람들은 더 위험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의 전망이론(prospect theory) 개념을 활용하면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선택을 상당 부분 설명할 수 있다. 카너먼 교수는 전망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아래와 유사한 실험을 했다.

먼저 '확실히 80만원을 얻을 수 있는 대안'과 '100만원을 얻을 수도 있지만 성공 확률이 85%인 대안'이 있을 때 어떤 것을 선택할지 물으면 많은 사람이 확실한 80만원 수익을 얻는 대안을 선택한다. 이론적으로는 발생 확률이 85%이며 보상이 100만원인 대안의 기댓값은 85만원이다. 이는 확실한 80만원보다 큰 값이므로 이를 선택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안정적인 80만원을 선택한다. 이 같은 사람들의 선택은 위험을 싫어(risk adverse)하고 자산이 증가할수록 한계효용이 감소하는 전통적인 경제학으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Q. 손실을 기피하는 현상과 전망이론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A. 그런데 질문의 틀을 바꾸면 결과는 180도 달라진다. '무조건 1억원을 잃게 되는 대안'과 '2억원을 잃을 수도 있지만 발생 가능성이 60%인 대안' 두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산술적으로 기댓값을 계산하면 손실 금액이 2억원이며 발생 가능성이 60%인 대안의 기대 손실은 1억2000만원으로 1억원 손실이 발생하는 대안보다 크다. 따라서 사람들은 1억원 손실이 발생하는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불확실하지만 2억원 손실이 발생하는 대안을 선택하는 것보다 합리적이다(1억원 손실에 그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러나 카너먼 교수가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많은 사람이 1억원의 확실한 손실보다는 '2억원을 잃을 수도 있지만 발생 가능성이 60%인 대안'을 선택했다. 이는 사람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대안을 선택할 때는 위험 회피적인 성향을 보이지만 손실에 대한 선택을 할 때는

위험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Q. 손실을 기피하는 현상을 그래프로 보여줄 수 있다는데요.

A. 카너먼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선호를 나타내는 효용함수 그래프를 추론했다. 그가 생각한 효용함수는 수익이 발생할 때 효용은 완만하게 증가하지만 손실이 발생할 때는 상대적으로 효용이 가파르게 감소한다.

결국 같은 금액이라도 수익이 늘어날 때 증가하는 효용보다 손실이 발생할 때 감소하는 상실감이 훨씬 크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익을 선택하는 상황과 달리 손실에 직면하면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큰 위험도 무릅쓰는 경향을 보인다.

전망이론을 바탕으로 스파르타 전사들이 직면한 상황을 다시 생각해보자. 스파르타 전사들은 페르시아에 항복하면 재산 대부분과 자유를 빼앗기고 노예와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전쟁을 하면 죽을 수도 있지만 낮은 확률로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즉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효용함수가 다르게 작동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발생하는 것이다. 영화 속 스파르타 전사들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줬다. 이들은 나라와 후손들의 안위까지 책임진 일생일대 선택을 한 것이다. 그래서 위험을 무릅쓴 이들의 행동을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할 수만은 없다.

Q. 전망이론이 투자자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요?

A. 자산 시장에서는 다르다. 한번 손실을 봐도 새로운 투자처를 찾을 수 있고, 시장 환경이 수시로 변화하고 있어 다양한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앞의 전망이론 효용함수 그래프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일단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가 받는 심리적인 타격은 크다. 손실로 크게 상심한 투자자들은 이후 추가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손실에 대해서는 무뎌질 수 있다. 따라서 손실에 대한 자신의 심리적 변화를 간과한 투자자들은 감정적 요인에 휘둘려 잘못된 투자 결정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현명한 투자자가 되려면 이익이 발생하는 상황보다는 손실이 발생하는 하락 시장에서 중립성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자신만의 투자전략을 사전에 마련해야겠다.

■ 알쏭달쏭 OX퀴즈

1. 이익이 증가할 때 얻는 효용보다는 같은 금액의 손실이 발생할 때 감소하는 효용의 크기가 더 크다. ( )

2. 전망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이익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위험선호자(Risk Lover)로서 의사결정을 한다. ( )

3. 같은 금액이라면 확실한 손실이 발생하는 대안보다는 불확실한 손실이 발생하는 대안을 선호한다. ( )

▶ 정답 = 1. ○ 2. X 3. ○

인쇄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틴매경
구독 신청
매경TEST
시험접수
매테나
유튜브
매경
취업스쿨
매일경제
아카데미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