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mk.co.kr

2026년 07월 11일 토요일

FIFA 직원들이 경기장 로고 일일이 가린 이유는

김주원 인턴기자

입력 2026-07-06 09:14
목록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FIFA 규정에 따라 경기장 스폰서 명칭이 가려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월드컵을 앞두고 보스턴 스타디움에서는 특이한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직원들이 좌석 6만여 개에 새겨진 질레트 로고를 일일이 테이프를 붙여 가렸다고 하는데요. FIFA는 왜 이런 번거로운 작업을 한 걸까요?

 

FIFA가 기존의 로고를 없애는 이유는 공식 상업 파트너에 약속한 독점 광고권을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FIFA는 공식 후원사와 연결되지 않은 모든 브랜딩을 없애는 엄격한 '클린 스타디움' 정책을 운영하며, 상업 공간과 수익이 공식 스폰서에만 돌아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캐나다·멕시코의 모든 월드컵 경기장은 공식 후원사가 아닌 브랜드 노출을 제한해야 합니다. 경기장 이름도 원래 명칭 대신 월드컵 기간에는 '지역명+스타디움' 방식으로 통일됩니다. 질레트 스타디움이 '보스턴 스타디움'이 된 것도 바로 이 클린 스타디움 정책 때문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은 '애틀랜타 스타디움'으로, SoFi 스타디움은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으로 이름을 바꿔 독점 마케팅 규정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FIFA의 스폰서십으로 거둬들이는 수익은 얼마나 될까요? FIFA 공식 재무 자료에 따르면 2023~2026년 주기 예상 마케팅 수익(광고·스폰서십 포함)26~27억달러(4조원)입니다. 이는 카타르월드컵이 열린 2019~2022년 주기의 약 18억달러 대비 50%가량 증가한 수치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FIFA는 공식 파트너에 경기장 광고 게재, 월드컵 로고 사용, 현장 노출 등의 독점권을 부여합니다. 2026년 기준 FIFA와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으로는 코카콜라, 아디다스 등이 있으며, 연간 7000~1억달러를 지불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기업들이 FIFA에 지불하는 계약금보다 실제 광고·프로모션 비용을 훨씬 더 많이 쓴다는 사실입니다. 2026 FIFA 월드컵 관련 인터뷰에서 브래드 로스 코카콜라 글로벌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파트너십 부문 부사장은 "공식 스폰서 권리에 1달러를 지불하면, 그 권리를 실제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2~5달러를 추가로 투자한다"고 설명합니다. , 기업들은 FIFA에 공식 스폰서 비용을 지급한 이후에도 TV 광고, 경기장 프로모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캠페인, 한정판 제품 출시 등 실제 마케팅에 계약금의 2~5배를 추가 투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이렇게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스폰서십 계약을 맺는 걸까요? 공식 스폰서십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독점적 노출'입니다. 경쟁 브랜드 없이 수십억 명의 시청자에게 노출된다는 것 자체가 광고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소비자는 경기장 안에서 코카콜라만, 아디다스만 보게 됩니다. 기업들이 수천억 원을 들여 스폰서십 계약을 맺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 규제를 오히려 활용한 기업도 있습니다. 공식 후원사가 아닌 리바이스는 경기장 내 로고를 천으로 덮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특유의 박쥐 날개 모양 로고 윤곽이 드러나도록 씌워, 글자 없이도 리바이스임을 알아볼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SNS 프로필 사진을 로고가 천으로 덮인 사진으로 바꾸며 규제 자체를 마케팅으로 활용했습니다. 어떤 정보나 대상을 숨기려 할수록 오히려 더 큰 관심을 받게 되는 '스트라이샌드 효과(Streisand Effect)'가 떠오르는 사례입니다

 

 김주원 인턴기자

인쇄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틴매경
구독 신청
매경TEST
시험접수
매테나
유튜브
매경
취업스쿨
매일경제
아카데미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