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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2일 수요일

산신령이 준 금도끼는 '안전자산'

김서현 인턴기자

입력 2025-09-2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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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금도끼가 네 도끼냐, 이 은도끼가 네 도끼냐?"

 

(AI로 생성한 그림)

 

금도끼 은도끼 동화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예요. 옛날 한 나무꾼이 도끼를 연못에 빠뜨렸는데, 산신령이 나타나서 반짝반짝 빛나는 금도끼와 은도끼를 보여주며 물어봤어요. 정직한 나무꾼은 "제 것은 그냥 쇠도끼예요"라고 대답했고, 곧은 성품 덕분에 금도끼와 은도끼까지 모두 받게 됐죠.

 

그런데 왜 하필 금도끼였을까요? 그건 옛날부터 사람들이 금을 특별하게 생각해왔기 때문이에요.

 

지금은 어떨까요? 기자가 직접 서울 종로구에 있는 금은방 거리를 가봤어요.

 

한 귀금속 상점가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반짝이는 금목걸이와 금반지가 눈길을 사로잡았어요. 가게마다 금값을 묻는 손님들의 큰 목소리와 주인의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가 뒤섞였죠. 가게를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얼마어치 사겠다'며 예산을 정해 왔고, 도매상은 그 예산에 맞춰 금을 건네느라 분주했어요.

 

어떤 손님은 "요즘 금값이 너무 높네"라며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어요. 그런데도 금을 사려는 발길은 이어졌죠. 경제가 불안한 시기일수록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안전한 자산을 더 믿기 때문이에요.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라고 불려요. 안전자산은 가격이 크게 출렁이지 않고 맡긴 돈이 갑자기 사라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자산이에요. 말 그대로 안전한 자산이죠. 그래서 경제 상황이 불안하거나 전쟁 같은 위기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게 돼요. 대표적인 안전자산은 금 외에도 예·적금과 국채가 있어요.

 

·적금은 은행에 돈을 얼마간 맡기면 이자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예금자보호제도로 국가가 일정 금액까지 자산을 보호해주기 때문에 갑자기 돈이 사라질 걱정을 안 해도 돼 안전자산으로 꼽혀요. 우리나라의 경우 은행마다 1억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돼요.

 

국채는 나라가 발행하는 빚 문서예요. 국가가 보증하기 때문에 비교적 원금과 이자를 약속한 기간이 되면 안전하게 돌려받을 수 있어요. 국가는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국가가 보장하는 돈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어 안전자산에 들어가요.

 

금은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특별하게 여겨온 자산이에요. 금은 녹슬거나 쉽게 상하지 않고, 무엇보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 있는 걸 캐내어 사용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귀하게 여겨졌어요. 땅속에 있는 양이 한정돼 있어 쉽게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전 세계 사람들이 '가치 있는 것'으로 믿어오면서 안전자산이 됐어요.

 

IMF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 국민은 집에 모아두었던 금을 내놓았어요. 그 금을 팔아 얻은 돈이 나라를 다시 일으키는 데 큰 힘이 됐죠. 또 코로나19 팬데믹처럼 전 세계가 불안했던 시기에도 금은 여전히 높은 가치를 보여줬답니다.

 

금 같은 안전자산은 짧은 시간 내 큰돈을 벌진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투자해요.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기 때문에 내가 가진 돈을 잃지 않으면서 차곡차곡 모으려는 거예요.

 

안전자산의 반대말로는 위험자산이 있어요. 위험자산은 값이 롤러코스터처럼 자주 오르락내리락하는 자산이에요. 쉽게 말해 어제는 값이 올랐는데 오늘은 뚝 떨어질 수도 있죠. 돈을 많이 벌 수는 있지만 가격이 떨어졌을 때 보호해주는 장치가 없어 잘못하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어요. 주식, 펀드, 가상화폐 등이 대표적인 위험자산이에요.

 

안전자산에 관심을 한 번쯤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평소에는 잘 느껴지지 않더라도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든든한 힘이 되어줄 수도 있거든요.

 

안전자산을 미리 준비한 사람들은 산신령이 나타나 "네 도끼가 금도끼냐, 은도끼냐" 묻더라도 웃으며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제 도끼를 다음 나무꾼에게 넘겨주세요. 전 이미 금으로 된 안전자산을 챙겨두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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