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DIG
입력 2025-03-11 09:00teen.mk.co.kr
2026년 04월 15일 수요일

반도체 연구개발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요즘 경제든 정치·사회 분야든 참 분위기가 뒤숭숭해요. 미국에선 자국 이익을 더 챙기겠다며 세계 질서를 뒤집는데, 우리나라에선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는 중이니 그럴 수밖에 없겠죠. 이런 와중에 인공지능(AI) 같은 기술의 발전은 너무나 빨라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각국 정부와 기업이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고요. 최근 이런 상황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논란 하나가 뜨거워요. 바로 '반도체특별법'과 '주 52시간 근로제'를 둘러싼 논란이에요.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니까 뭔가 반도체 관련법을 만드는 건 알겠는데, 왜 논란인 걸까요? 또 주 52시간 근로제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반도체 특별법이 뭐야?
최근 국제적으로 반도체 업계의 지형 변화가 일어나면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생겨 국회에서 추진 중인 법안이에요. 반도체 기업에 정부가 직접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해선 주 52시간 근로제 규정의 예외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어요.
한국 정부는 산업은행·기업은행 같은 국책은행을 통해 반도체 기업들에 정책적으로 대출을 지원하고 있어요. 반도체를 국가전략기술 로 지정해 이 분야 투자에 대해선 세금을 깎아주는 세액공제(대기업 중견기업은 15%, 중소기업은 25%) 지원도 하고 있고요. 하지만 대출이나 세금혜택 외에 정부가 지원금을 기업에 직접 주는 방식은 채택하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돈을 막 퍼주면 특정 분야에 특혜를 준다는 논란을 피하기 힘드니까요.
그런데 최근 미국이나 일본 등 주요국이 자국 내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규모 보조금을 주기 시작했고, 파격적인 지원금을 받기 위해 해당 국가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이런 분위기에서 우리나라만 지원을 하지 않으면, 한국 기업뿐 아니라 세계 각국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를 국내에 유치하는 게 힘들어지겠죠. 그래서 반도체특별법을 통해 대응에 나선 거예요.
그런데 근무 시간은 무슨 상관이야?
반도체특별법에 포함된 '반도체 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무 예외 적용' 역시 반도체 분야 경쟁국인 미국·일본·대만의 규제를 고려한 내용이에요. 이들 국가의 경우 전문 인력들은 근무 시간에 큰 제약이 없거든요. 미국은 1938년 도입된 '화이트칼라 면제 제도(White Collar Exemption)'가 있어서 고위 관리직과 전문직, 고소득자(연봉 1억5000만원 이상)는 근로 시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요. 일본도 2018년에 도입된 '고도 프로페셔널'이라는 비슷한 제도가 있어요. 특정 직종 전문직에 한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근로자에 대해선 근로 시간 연장에 제한이 없어요. 대만은 주 40시간 근로제를 시행 중이지만,
회사와 근로자가 합의하면 근무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늘릴 수 있다고 해요.
반도체 업계는 다른 경쟁국처럼 고소득 연구개발직의 근로 시간을 더 늘릴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 왔어요. '이렇게 기술 경쟁이 심한 때에 연구 인력의 근무 시간이 짧으면 결국 뒤처진다'는 게 업계 논리예요.
쟁점은 주 52시간 예외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이라는 반도체특별법의 주요 내용 중 쟁점이 된 건 후자예요.
정부와 국민의힘은 앞서 설명했던 연장 근로의 필요성을 근거로 최대한 빨리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에요. 반도체산업의 국가적 경쟁력을 고려해 기업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셈이에요.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요. 근로시간을 단축하려고 꾸준히 노력해 온 정책 방향에 역행한다는 거예요. 여전히 우리 국민이 다른 나라에 비해 오래 일하고 있다는 거죠. 한국 근로자의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2017년 1996시간에서 2022년 1904시간으로 줄어서 감소 추세이지만, 다수 주요국이 속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19시간보다는 185시간이나 길어요.
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