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mk.co.kr

2026년 05월 22일 금요일

투자자들 떨게 한 '증시 핵폭탄' 엔 캐리 청산

김도연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입력 2024-09-27 08:57
목록

 

일본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한 지난달 5일 한 남성이 현황판을 촬영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 닛케이지수가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한 지난달 5일 한 남성이 현황판을 촬영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3월 일본 중앙은행(BOJ)이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경기가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지자 통화정책 방향성을 과감히 전환한 것입니다.

지난 7월 일본은행은 4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올렸습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을 암시하는 발언까지 내놓자 오랜 기간 약세를 지속해온 엔화가치는 강세로 돌아섰습니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이 여파로 일본 증시는 사상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가 다음날 역대 최대 폭으로 상승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로금리 시대 종말의 의미

지난 3월 일본은 8년간 지속해온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폐기하고 단기 정책금리를 0∼0.1%로 인상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는 2016년 2월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가 도입한 정책입니다.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이후 지속된 경기 침체와 함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후유증으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이 고착화할 조짐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리면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기보다는 저렴하게 빌려 가계나 기업에 대출하려고 하기 때문에 시중에 돈이 돌게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자를 내고 돈을 맡겨야 한다니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일본은행도 이러한 반발을 감안해 모든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한 것이 아니라 당좌예금 5% 정도에만 마이너스 금리를 책정했습니다. 나머지 예금에는 제로금리나 연 0.1%의 초저금리를 적용했습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란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빌린 후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해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를 뜻합니다.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는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를 차입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의 통화에 투자하는 것을 뜻합니다.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일본 엔화는 캐리 트레이드의 대표적인 통화가 되었죠. 엔 캐리 트레이드는 환율 흐름에까지 영향을 미쳐 세계 금융시장을 활성화하기도, 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되면 엔화가치가 하락하고 일본 제품의 수출 경쟁력이 개선됩니다. 반대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면 엔화가치가 상승하고 주가 폭락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심화되기도 합니다.



금리 인상 이슈가 증시에 미친 영향

일본은행이 매파(긴축 선호) 기조를 강화하자 엔화는 강세를 보이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이어졌는데요. 전 세계 금융시장 유동성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는 각국 증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지난달 5일 4451포인트 폭락하며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했습니다. 일본 토픽스(TOPIX)지수도 이날 12.2% 떨어졌는데요. 오사카증권거래소는 토픽스 선물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했습니다. 토픽스 선물 거래에 대한 서킷 브레이커 발동은 동일본 대지진 직후인 2011년 3월 15일 이래 처음입니다. 증시가 크게 출렁거리자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금융·자본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현재 수준에서 금융 완화를 확실하게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발언해 진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인쇄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틴매경
구독 신청
매경TEST
시험접수
매테나
유튜브
매경
취업스쿨
매일경제
아카데미
인스타그램